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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천재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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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년 11월, 국내 언론은 일본을 깜짝 놀라게 한 우리나라 신동 이야기를 앞다퉈 다뤘다. 기사에 따르면 한국 나이로 다섯 살(4년7개월)이던 김웅용 군은 일본 후지TV에 출연해 미적분 문제를 술술 풀어냈다. 지능지수가 210인 이 소년은 1970년 미국으로 간 뒤 1978년 귀국 때까지 미항공우주국에서 근무했다.

   
국내 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딴 뒤 현재 신한대에 재직 중인 김웅용 교수에 필적하는 또 다른 천재소년은 송유근 씨다. 1997년생인 그는 여섯 살 때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이해하고 김 교수와 마찬가지로 어려운 수학 문제를 쉽게 해결했다. 송 씨는 검정고시를 거쳐 2006년 여덟 살의 나이로 인하대에 입학했으며 3년 뒤 2009년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에 진학할 만큼 일찍부터 두각을 드러냈다.

이후 세인의 관심에서 멀어지는가 했던 송 씨의 이름이 최근 입대를 앞두고 다시 거론되기 시작했다. 건장한 대한민국 남성이 군대에 가는 것이 무슨 이야깃거리가 될까만은 대중의 시선은 뜻밖에도 온통 송 씨의 박사학위 미취득에 쏠리고 있다. 그가 블랙홀과 관련해 쓴 논문은 교내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상에서 호사가들은 천재소년으로 통했던 송 씨가 왜 박사학위를 따지 못했을까를 두고 갖가지 분석을 내놓고 있다. 개중에는 인격모독으로 여겨질 만한 글도 있다. 학계에서는 송 씨가 살아온 과정이 특별하기는 하나 지금과 같은 관심은 지나치다고 언급하고 있다. 박사학위 논문 심사 탈락은 비일비재한 일인데 이게 왜 화젯거리가 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한편에서는 주변의 과도한 기대에 부응하려 그동안 송 씨가 짊어져야 했던 짐의 무게를 헤아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송 씨는 몇 년 전 출연한 TV프로그램에서 “주위에서 시기와 질투심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 외로울 때가 많았다”며 속마음을 털어 놓은 적이 있다. 김 교수도 어린 시절 친구가 많이 그리웠고 귀국 후 지역 소재 대학에 입학하자 언론이 자신을 ‘실패한 천재’라 몰아붙이는 바람에 힘들었다는 말을 한 바 있다.

어느 분야에서건 ‘될성부른 떡잎’은 있게 마련. 그 떡잎을 무성하게 키우는 것은 사회의 역할일 수밖에 없다. 혹시 천재소년들이 자연스럽게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주지 않은 것은 아닌지, 한 번쯤 되짚어봐야 할 때가 된 듯하다.

염창현 논설위원 haore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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