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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J노믹스의 두 날개를 보는 시선 /손균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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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8-08 19:05:19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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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동연 경제부총리의 ‘공존’이 위태롭다. 장 실장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정책을 이끄는 핵심이다. 김 부총리는 혁신성장의 동력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두 사람은 최저임금 인상과 고용감소의 상관관계를 놓고 충돌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때 장 실장의 퇴진론이 불거지기도 했다. 최근 양상을 보면 다시 장 실장의 ‘입김’이 세지는 모양새다. 김 부총리가 대기업 경영진을 만나는 것을 두고 청와대가 ‘구걸’이라는 표현으로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김 부총리도 ‘유감’이라며 맞대응했다. 김 부총리는 “대기업에 의지해 투자·고용을 늘리려는 의도도, 계획도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청와대와 부총리가 전례없이 ‘설전’을 벌인 것인데, 내용을 보면 김 부총리가 한 발 물러선 것으로 볼 수 있다.

김 부총리와 장 실장은 각각 혁신성장과 소득주도 성장의 ‘동력원’으로 인식되고 있다. 1년이 지난 문재인 정부의 혁신성장과 소득주도 성장정책이 제대로 가동됐다면 우리 경제는 가계의 소득이 증가하면서 소비가 활성화되고 기업의 생산도 왕성해지는 선순환으로 가는 입구의 어디쯤 서 있어야 한다. 경제정책의 효과가 단기간에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경제주체들이 경제 체질을 개선하는 ‘J노믹스(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초기 몸살로 인식하고 새 희망을 기대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대기업은 말할 것도 없고 소상공인과 서민들까지 잔뜩 움츠러들고 불안해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여러 통계는 경제가 어두운 터널로 진입할 수 있다는 ‘위험신호’를 보내고 있다. 고용은 외환위기 이후 최악이고 기업의 설비투자 증가율과 소득분배율도 악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미국과 금리역전상황에서도 기준금리 인상을 주저하는 이유다. 일부 야당과 경영계가 정부 경제정책이 애초에 잘못 설정됐다며 수정을 요구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하지만 꼼꼼히 따져보면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성장은 역대 정부들이 추구해온 분배와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좇아온 연장선에 있다. 다만, 지난 보수 정부 시기의 대기업 우선 정책과 폐해를 바로잡는 데 더 무게가 실린 정도다. J노믹스에 근원적인 수정을 요구하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

경제주체들의 불안과 위축이 J노믹스 자체보다 상당 부분 김 부총리와 장 실장의 ‘부조화’가 빚은 산물이라는 분석이 있다. 특히 장 실장의 ‘접근’이 그렇다. 장 실장이 소득주도 성장론을 강조할 때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공정경제론과 맞물리면서 기업은 움츠리고 소상공인의 불만은 증폭된다. 장 실장이 혁신성장론을 이끄는 김 부총리에 대해 견제 내지는 부정적 신호를 보낼 때마다 시장은 ‘역시 이 정부는 분배 우선이야’라고 반응한다. 장 실장은 억울할지 모르지만 시장에 대해 ‘그게 아니다’라고 외쳐봐야 소용없다. 그게 지금 한국의 경제주체들이 받아들이는 경제 심리이다.

소득주도 성장보다 혁신성장이 상대적으로 부각되지 못하면서 ‘생산 없는 분배’라는 비판에 직면하게 된 데는 혁신성장에 대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 김 부총리에게도 책임이 없지 않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나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기업인을 만나 성장동력 산업에 수조 원 투자계획을 밝히고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요구했다는 뉴스가 쏟아지고 있지만 손에 꼽을 만한 성과는 찾아보기 어렵다. 장 실장의 소득주도 성장이 최저임금 인상이나 주 52시간 근무제 등으로 착착 진행되는 속에서 김 부총리의 혁신성장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보다는 조선업과 자영업 등 무너지는 경제를 추스르는 데 더 급급했다.
J노믹스는 방향과 속도의 싸움이다.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성장이라는 방향은 맞다. 다만, 두 정책 간 속도의 차이가 시장에 주는 충격과 신호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혁신성장이라는 한쪽 날개가 뒤처진 상황에서 청와대가 기업인을 만나는 김 부총리에게 ‘구걸’이라고 하면 두 날개 가운데 한쪽을 포기하거나 무시하는 게 아니냐는 인식이 증폭될 수밖에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달부터 규제개혁점검회의를 주재하고 혁신성장을 직접 챙기겠다고 한다. 김 부총리와 장 실장의 조화 없이 혁신성장이 가능할 수 있을지 걱정이 가시지 않는다.

서울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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