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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진짜 실력자 없소? /김진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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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가 만사다’. 새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신문 지면을 장식하는 단골 이야기다. 이 말을 여러 각도로 해석할 수 있겠지만 ‘요직에 잘 맞는 사람을 뽑는 일이 아주 중요하다’ 정도로 풀이할 수 있다. 민선 7기를 막 시작한 부산시정도 예외는 아니다. 시 내부 인사가 이달 초 이뤄졌다. 이제 시 산하 6개 공사·공단과 19개 출자·출연 기관장 인사가 남았다.

25개 기관의 업무가 시민의 삶과 연관이 깊다는 점에서 이 인사는 절대 가볍지 않다. 시민의 발이 되어주는 부산교통공사, 도시를 개발하고 주거 복지를 담당하는 부산도시공사, 교량·주차장·공원 등 각종 시설을 운영하고 관리하는 부산시설공단, 부산 경제 정책을 집행하는 부산경제진흥원 등 이 기관들의 업무는 시민의 이동, 주거, 일자리는 물론 삶의 질과 직결된다.

이처럼 중요한 기관장 자리를 두고 나도는 하마평을 듣고 있자면 ‘또’라는 생각이 든다. 본격적인 낙하산 인사들의 출격 소식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와 연줄이 있다. 오거돈 선거 캠프에 있었다. 부산시장 당선인 인수위원회에 역할을 맡았다’ 등의 이야기가 쉴 새 없이 돈다. 이쯤 되면 물망에 오르는 인사들의 능력이 궁금해진다. ‘진짜 낙하산인지, 아니면 숨은 실력자인지’ 말이다.

불행하게도 그동안 숨은 실력자보다 진짜 낙하산을 더 많이 봤다는 느낌을 떨치기 힘들다. 왜 그럴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권력자의 마음이다. 무분별한 낙하산 인사라도 권력자가 그를 숨은 실력자라고 내세우면 끝이다. 이를 견제할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기관장을 뽑기 위해 기관마다 원장·임원추천위원회 등을 구성한다. 하지만 이마저 대부분 비공개로 진행한다. 심사의 공정성을 명목으로 비공개하지만, 권력자에게 힘을 실어주는 밀실 인사로 치닫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 사례가 지난해 부산교통공사 박종흠 사장의 ‘꼼수’ 연임이다. 박 사장은 2015년 정부 경영평가에서 ‘다’ 등급, 2016년 ‘나’ 등급을 받아 2년 연속 ‘나’ 등급 이상을 받아야 연임할 수 있는 지방공기업법의 연임 규정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그런데도 박 사장은 퇴임 후 사장 공모에 지원하면서 법 테두리를 벗어나는 꼼수로 연임에 성공했다. 정부 경영평가에서 이미 그의 무능이 드러났지만, 권력자는 그를 숨은 실력자로 인정해준 셈이다.
최근 부산시와 부산시의회가 공공기관장 인사청문회 도입을 위한 실무협의회 구성을 완료했다. 인사검증시스템은 이번 기관장 인사 때부터 적용된다. 시민들이 거는 기대가 크다. 이제는 권력자에게 인정받는 숨은 실력자 대신 시민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진짜 실력자를 가려내자.

경제부 jryong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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