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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종교인의 범죄는 사법기관의 영역이다 /소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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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8-02 18:53:41
  •  |  본지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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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불교의 총본산인 조계사 앞에서 조계종의 혁신과 사회적폐 청산을 위해 80이 넘은 노구에도 41일간 단식한 설조 스님을 보면서 여전히 불구경하듯 방관하고 있는 정부 당국과 언론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싶다.

우리 사회는 일제강점기 36년, 해방 후 70년 등 1세기 동안 수많은 적폐를 양산해 왔다. 친일문제와 독재정권의 과거사 청산, 정치·사회적인 부정부패 척결은 과거만의 일이 아니며 현재진행형 과제이다. 비교적 가까운 전두환 이명박 박근혜 정권의 비리도 완전히 밝혀지거나 법적 처벌이 아직 충족되지 못하고 있으며 거기에 더하여 문재인 정권 출범 이후 벌어진 미투(#Me Too) 운동도 진행 중이니 말이다.

유구한 역사와 문화, 전통을 자랑하는 불교계 대표종단인 조계종 역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특히 박정희 정권 이후 60년간 산업화와 신자본주의국가가 되면서 한국은 경제 성장을 이룩했으나 독재정치의 영향으로 민주주의가 수십년 후퇴했고 폭력과 부패가 일상화됐다.

조계종도 반세기 동안 외형의 발전과 변화를 거듭했으나 내부 혁신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다. 정부의 막대한 지원금과 전국관광지화의 수입, 신도들의 헌금 등으로 쓰러져가던 산중 사찰은 화려하게 복구됐고 승려들은 고급 자가용과 첨단시설을 누리는 등 신문명의 혜택을 받고 있다. 그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조계종은 천만 신도와 수천 개의 사찰을 거느린 방대한 종교 조직으로 발돋움했다.

최근 수십 년째 진통을 겪고 있는 조계종단의 갈등도 권력 다툼인 것은 맞지만 단순한 특정 종교의 내부 갈등이 아니다. 따라서 역사와 국민의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우리 문화재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불교 문화와 그 영역은 국민 대다수가 이용하는 공간이며 민족 역사 그 자체이다.

남북 평화 공존을 위한 문재인 정권의 노력에 의해 머지않은 장래에 북한을 자유 왕래하고 교류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이산가족과 실향민 못지않게 한국 학자들과 승려 신도들은 금강산을 비롯해 북한전역에 산재한 천년 문화재를 보유한 상당수 복원된 사찰을 연구와 순례, 관광지로서 가게 될 날을 고대하고 있다.

이렇게 본다면 한국 불교는 단순한 하나의 종교가 아니라 민족 유산을 가진 역사의 보고이며 남북한 국민들의 신행 및 관광휴양지로 정신문화의 꽃이다. 승려의 수도장이면서 천만 신도의 신앙 귀의처이고 또한 국민들의 자연문화 휴양지인 산중 사찰이 어찌 승려들만의 독점물일 수만 있겠는가.

매년 1000억 원 이상 지원받는 조계종은 이미 국민 종교로서 위상을 확립하고 있는데 만약 국가와 국민의 지원을 받는 천년고찰에서 승려들이 도박과 성폭력, 국고 횡령, 인권 유린 등의 범죄를 저지른다면 마땅히 국가 사회의 조사와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 국가지원금을 받는 다른 종교도 마찬가지지만 교회와 사찰에서 중대한 죄를 지으면 종교 성역의 대상이 아니라 국가 법률의 처벌에 처하게 된다. 수많은 종교 성직자의 사회악은 치외법권이 아니라 국가가 조사하고 처벌해야 함이 당연한데도 정부와 사법기관, 불의를 고발하고 비판하는 언론과 지식인 사회가 침묵하고 방관한다면 어떤 결과가 야기될까. 아마도 중세 암흑시대처럼 정치와 종교가 부패하게 되고 사회 혼란을 초래할 것이다.
문재인 정권의 국정과제 중 과거 적폐 청산은 과거 정부의 과거사 청산작업과 역사 바로세우기의 연장 선상이다. 불과 10년 전 자행된 이명박 박근혜 정권의 권력 남용과 국민 혈세 낭비도 심판받고 있지 않은가. 종교 문화 예술 교육도 모두 성역에 속하지만 종사자들의 부정이 사법 대상이라는 것은 상식이다. 그런데도 종교인 성직자라는 이유로 과세를 면제하고 비리를 저질러도 일반 시민보다 훨씬 낮은 강도의 처벌 특혜를 받는 것은 역대정부의 잘못된 정책이며 직무유기다. 전 정권에 이어 수년째 조계종 간부 승려들의 도박 폭력 국가공금횡령은 중대한 사회 범죄로 정부와 사법기관이 더 이상 방치하면 더 큰 갈등과 사회적 혼란을 부를 것이다.

조계종의 대표적 양심인 설조 스님의 목숨을 건 단식을 지켜보며 정부와 언론의 신속한 사법처리와 문제 해결을 촉구한다. 불교계의 누적된 적폐 청산은 문재인정권의 적폐 청산 정책의 시금석으로 보며 종교 문제이면서 또한 엄정한 사회문제로 봐야 한다.

시인·한국불교역사문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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