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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에세이] 2020년 부산에서 ‘아리랑’을 부르고 싶다 /현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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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8-02 18:5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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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전에서 열린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는 아주 특별했다. 25명의 북한 선수단이 우리나라 선수들과 단일팀을 구성해 출전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북한 선수단을 맞이하는 순간부터 나는 가슴이 벅찼다. 그토록 바랐던 ‘하나 된 한반도’가 탁구를 통해 성사됐다. 남북은 이상수-박신혁 조와 서효원-김송이 조가 각각 남자복식과 여자복식 경기에 출전했다. 혼합복식에선 장우진-차효심과 유은총-최일이 호흡을 맞췄다. 세계탁구연맹(ITTF)은 단일팀이 다른 나라보다 한 팀씩 더 출전하도록 배려했다.
   
북한 선수단의 입국 때문인지 코리아오픈이 열린 대전 충무체육관 관중석은 꽉 찼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모두가 코리아팀을 응원했다. 단일팀과 경기하는 외국 선수들이 위축될 정도로 뜨거운 환호성이 메아리쳤다. 이미 통일이 된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키게 했다.

북한 선수들은 지켜보는 눈이 많아 행동이 자유롭지 못한데도 불구하고 중국 일본 독일의 톱 랭커들에게 주눅 들지 않고 놀라운 경기력을 발휘했다. 남자복식의 이상수-박신혁 조는 기대치 않았던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혼합복식에서는 장우진-차효심 조가 세계 최강인 중국의 왕추친-순잉샤 조를 3-1로 꺾고 금메달의 쾌거를 이뤘다. 고작 며칠 손발을 맞춘 선수들이 기적을 일군 것이다. 세계탁구선수권에서 코리아팀이 정상에 선 건 1991년 일본에서 열린 지바세계탁구선수권 이후 27년 만이다. 남북이 하나가 되면 얼마나 강해지는지를 다시 한번 세계에 과시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SNS를 통해 작은 공으로 한반도 평화를 실현한 코리아팀에 감사를 전했다. 나는 남북이 스스럼없이 가슴을 열고 뜨거운 열정을 나누면 그 어떤 것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읽었다. 주정철 북한탁구협회 서기장 역시 북한 선수단 환영 만찬장에서 “차효심-장우진 선수의 금메달은 남북의 하나됨과 뜨거운 응원이 만들어낸 기적이다. 우리가 갈라질 수 없는 한 핏줄임을 느끼게 됐다”고 감동을 전했다. 탁구인들도 누구나 코리아오픈이 남북이 하나가 되는 마중물이 되길 기원했다.

탁구 남북 단일팀은 지난 5월 스웨덴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7년 만에 재결성됐다. 여자 단체전에서 공동 동메달을 따낸 데 이어 두 달 만에 다시 결성된 단일팀이 남자복식 동메달과 혼합복식 금메달 수확의 쾌거를 이뤘다. 앞으로 남북과 ITTF는 지속적으로 단일팀을 구성할 계획이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은 엔트리 문제 때문에 단일팀을 구성하지 못하지만 오스트리아와 스웨덴오픈에선 서효원-김송이 조와 장우진-차효심 조가 코리아팀으로 출전한다.

나는 지금보다도 더 자주 남북 선수가 하나가 되는 모습을 기대한다. 탁구 교류와 공동 훈련으로 남북의 팀워크가 더 단단해지길 바란다. 2020년 부산에서 열리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코리아팀이 27년 전 지바의 영광을 재연하는 모습을 상상한다. 이미 남북 탁구협회와 바이케르트 ITTF 회장은 부산세계선수권에서 남북 단일팀 구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130여 개 회원국에서 2000여 명의 선수와 임원이 참가하는 메가 스포츠 이벤트인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단일팀 구성은 흥행을 위한 호재이기 때문이다. 부산 출신인 유남규 삼성생명 감독은 물론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도 단일팀 구성에 적극적이다.
   
나 또한 지바세계선수권대회에서 호흡을 맞췄던 리분희 언니와 고향 부산에서 재회하는 게 꿈이다. 2002 부산아시안게임 때처럼 2020년 다시 한번 부산에서 아리랑이 울려 퍼지고 우리가 하나 되는 그날이 벌써 기다려진다. 이런 상상만으로도 내 가슴은 다시 뛰기 시작했다.

한국마사회 탁구단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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