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과학에세이] 폭염은 훨씬 더 심해질 수 있다 /손문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07-30 20:48:52
  •  |  본지 26면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올해 우리나라, 유럽, 북미 등 지구촌 곳곳은 기록적 폭염과 산불로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다. 많은 과학자는 이러한 재해의 직접적 원인이 지구온난화이며 빠르게 진행되는 대기온도 상승으로 인류가 과거 경험하지 못했던 엄청난 기상이변을 가까운 미래에 겪을 수 있음을 경고한다. 유엔의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가 협의체) 보고서는 온실가스 감축의 국제적 노력이 부족하면 2100년 기온은 현재보다 평균 3.7~4.8도 오르고 빙권의 감소로 해수면이 상승하여 많은 해안도시가 침수되는 대재앙이 발생할 수 있음을 경고한다.

2005년 교토의정서 발효 이후 지구온난화 해결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전 세계적인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우리나라 또한 2008년과 2009년 G8 확대 정상회의를 통해 2020년 온실가스 배출 전망치 대비 30% 수준의 자발적 감축 목표와 시나리오를 공표했다. 그러나 지난해 트럼프 정부는 2015년 총 195개국이 서명한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를 공식 선언함으로써 지구온난화에 대응하고자 하는 국제 사회에 찬물을 끼얹었다.

현재 빠르게 진행되는 지구온난화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메탄과 같은 온실가스의 증가가 원인이다. 온실가스는 태양광에 의해 가열된 지구 표면에서 발생하는 에너지(적외선)가 우주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흡수하고 대기로 재방출하여 지구를 데우는 역할을 한다. 지난 2세기 동안 진행된 산업화는 석탄, 석유와 같은 화석 연료를 연소시켜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대기로 배출했다. IPCC 보고서는 대기와 해양의 평균 온도 상승, 광범위한 눈과 얼음의 용융, 해수면의 상승과 같은 관찰되는 사실들로 지구가 온난화되고 있음이 명백하며, 20세기 중반 이후 지구 평균 온도의 상승은 거의 전적으로 인간에 의해 발생된 이산화탄소 농도의 증가 때문임을 보여준다.

메탄은 이산화탄소에 비해 대기 중에 적은 양으로 존재하지만 지구에서 방출되는 적외선을 이산화탄소에 비해 약 20배 정도 효과적으로 흡수하기 때문에 지구온난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메탄은 주로 산소가 부족한 습지, 가축과 농경지, 석탄, 석유, 천연가스의 생산 과정에서 부산물로 발생한다. 시베리아의 영구동토층에는 엄청난 양의 메탄이 매장되어 있는데, 지구온난화로 동토가 녹아 이곳 메탄이 방출된다면 대재앙이 시작될 수도 있다.
인류가 온실가스를 줄이는 노력을 게을리한다면 미래에는 지구촌 곳곳에서 폭염과 화재로 몸살을 앓고 있는 올해보다 더한 상상하기 힘든 무시무시한 여름을 보내야할지 모른다.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서는 이를 포집하고 대기로 방출되지 못하게 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특히 이산화탄소는 화석연료에서 대부분 배출되므로 선진국에서는 이산화탄소를 다시 땅속에 저장시키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전 세계 탄소 배출 규제 대비와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을 시행하고 10여 년 전부터 이산화탄소 지중저장 기술개발을 시작해 포항지역에 1만 t급 실증시험을 진행 중이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지난해 발생한 포항지진의 원인이 지열 발전을 위해 주입된 물인 것으로 언론이 보도하면서 지자체는 이산화탄소 지중 저장 시험을 위한 시설물까지 사용을 중단한 상태다. 4㎞ 이상 심도에서 단단한 암석 내에 강한 수압으로 물을 주입시키는 지열발전과는 달리 이산화탄소 지중 저장은 지하 1㎞ 이내에서 공극률이 높은 퇴적층 내에 낮은 압력으로 주입하는 기술로 지진을 유발시킬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1㎞ 깊이에서는 중력에 의한 하중이 작고 공극이 발달한 퇴적층은 지진의 원인이 되는 탄성에너지를 원천적으로 누적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진으로 엄청난 고통을 겪은 포항시민으로서는 당연히 뭔가 지하에 주입한다는 것 자체가 공포스러울 수도 있지만, 이른 시일 내에 시험이 재개되어 우리나라가 전 세계 온실가스 감소를 선도할 원천기술을 먼저 확보할 수 있길 희망한다.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서는 생활 속에서 에너지와 물을 절약하고 쓰레기를 줄이는 등 노력을 한다면 지구에서 오랫동안 보다 쾌적하게 살아갈 가능성은 훨씬 높아질 것이다.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많이 본 뉴스 RSS
  • 종합

  • 정치

  • 경제

  • 사회

  • 스포츠

부울경 국회의원에 듣는다
민홍철 국방위원회 민주당 간사
부울경 국회의원에 듣는다
이채익 행안위 한국당 간사
강동수의 세설사설 [전체보기]
시간강사 거리로 내모는 ‘시간강사법’
우리는 몇 가닥 통신선 위의 ‘줄타기 광대’인가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사라진 가야문명의 귀환을 고대하며
통영에서 반드시 불어야 할 훈풍
기고 [전체보기]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가는 길 /이용일
산불과 기후변화 /신용석
기자수첩 [전체보기]
들러리로 희생된 선수들 /박장군
불 붙은 크라우드 펀딩 /민건태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명연설이 듣고 싶다
청산리 벽계수야, 저 바다에 가보자꾸나
김정현 칼럼 [전체보기]
학생 학교 선생
‘나는 할 말이 없데이…’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사법 농단’ 법관을 탄핵하라 /송진영
애꿎은 ‘처음학교로’ 탓 말라 /하송이
도청도설 [전체보기]
70
기술패권과 화웨이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허수경 시인을 떠나보내며
가을과 두 분의 시인
박무성 칼럼 [전체보기]
국민의 눈높이
‘밥 한 공기 300원’의 미래
사설 [전체보기]
위험화학물 취급장 관리·감독 인력 확충 서둘러야
장애인 전용 시설에 장애인 위한 경사로 없어서야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출산 절벽시대 ‘인구 장관’ 필요하다
수술대 오른 사회서비스(보육·교육·의료·요양) 공공성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심상찮은 청와대의 조짐
길 잃은 보수 대통합
부강한 진주 행복한 시민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