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13 지방선거 때 부산시교육감 후보로 출마했던 박효석 전 아시아공동체학교 교장은 후보자격이 없다는 법령해석이 나왔다. 법제처는 선거를 앞두고 교육부가 의뢰했던 질의에 대해 “아시아공동체학교 근무경력은 교육감 후보자의 자격요건인 교육경력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답변을 최근 통보했다. 이에 따라 박 후보를 지지한 16만여 명의 유권자는 피선거권이 없는 이에게 투표를 한 셈이니 황당하기가 이를 데 없게 됐다.

일이 이렇게 된 것은 박 후보를 둘러싼 후보자격 논란이 빠른 시일 내 정리되지 않아서다. 5월 9일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가 시교육청에 박 후보의 교육경력 조회를 의뢰한 이후 관련 문의가 교육부와 법제처를 오가면서 지난 26일에야 최종 결론이 회신됐다. 법제처는 통상 법령해석에는 2~3개월이 걸리는 까닭에 선거 일정에 맞춰 판단을 내리기가 어려웠고 접수 때 교육부에 이런 사실을 미리 통보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선거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정부 부처 간 신속한 일 처리가 필요했음이 분명하다.

더 큰 문제는 이후에 밀어닥칠 파장이다. 선거 전부터 이 사안을 거론했던 함진홍 후보는 선관위의 직무유기를 거론하며 법적대응 방침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4.98%의 득표율을 기록해 0.02%(205표) 차이로 선거비용 100%를 보전받지 못한 함 후보는 박 후보가 출마하지 않았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법제처의 해석과 관계없이 박 후보의 득표율(10.09%)을 그대로 인정해 50%의 선거비용을 보전해 주겠다는 선관위의 방침이 옳은지도 앞으로 시비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선거 당선 무효소청은 당선이 결정된 후 14일 내에 제기할 수 있어 법제처의 해석이 시교육감 재선거로 이어지기는 힘들다. 하지만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을 것이란 보장 역시 없다. 관련 부처는 이번 사안을 면밀히 분석한 뒤 대책 마련에 나서는 것이 마땅하다. 특히 교육부는 더는 논란이 불거지지 않도록 이 기회에 학력인정기관과 평생교육시설에서의 경력 인정 여부에 대해 확실한 지침을 세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