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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와 현장] 부산형 협치를 기대하며 /박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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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의 후반전이 시작됐다. 그 사이 부산 정치권도 진용을 갖추고 21대 총선의 부산 권력을 놓고 굳히기와 탈환을 위한 경쟁에 돌입했다. 그런데 이를 위한 각 진영의 조직도는 어설프다. ‘부산 현안’을 둘러싼 실력 대결이 벌어질 국회 각 상임위에 여든 야든 단독으로는 크게 힘을 발휘하지 못하게 됐다.

국회 상임위는 겸임이 가능한 여성가족위·정보위·운영위와 14개의 상설 상임위, 그리고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 18개로 구성된다. 부산 문제는 주로 14개의 상설 상임위와 예결위에서 다뤄진다.

부산 민주당은 이 중 절반에도 의원을 배치하지 못했다. 정무(전재수) 교육(김해영) 행정안전(김영춘)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윤준호)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최인호) 국토교통위(박재호)에 골고루 안배했지만, 수적인 한계는 어쩔 수 없었다. 법제사법,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 문화체육관광, 보건복지위 등 부산 문제와 얽혀있는 여러 상임위는 공석이 됐다.

부산 한국당 역시 ‘반쪽짜리’다. 법제사법(김도읍·장제원) 정무(김정훈)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윤상직) 문화체육관광(조경태) 외교통일(김무성·유기준) 행정안전(이진복) 보건복지(유재중·김세연) 국토교통위(이헌승)에 포진했지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 환경노동,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등에서는 ‘깜깜이’가 될 판이다.

정치권을 탓하려는 것이 아니다. 부산 정치 지형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일당의 힘으로는 부산에서 이제 아무것도 할 수 없다. 6·13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부산의 지방 권력을 차지했지만, 부산 민주당은 국회에서 소수다. 민주당만으로는 부산을 대변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정부를 상대로 부산 현안을 해결하기에도 힘에 부칠 수밖에 없다.

지방 권력을 빼앗긴 부산 한국당의 처지도 궁박하다. 부산 다수당이지만 청와대와 정부를 상대로 목소리가 먹힐지 회의적이다. 과거 부산의 힘을 업고 누렸던 위세는 ‘흘러간 옛 노래’다.

그런데 부산 여야가 발상을 바꾸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민주당과 한국당을 구분하지 않고 ‘부산’이라는 울타리로 묶으면 정치력은 어마어마하다. 역대 이런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다. 대부분의 국회 주요 상임위에 부산 의원들이 빼곡히 포진했다. 역대 최대 규모의 ‘슈퍼 예산’을 심의·의결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는 조경태 장제원 윤준호 의원 등 세 명이나 포함됐다. 정부에도 부산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장관이 두 명이나 된다.
부산 민주당과 한국당의 ‘부산 청사진’을 보면 크게 차이도 없다. 선거 때 부산 여야가 제시한 ‘부산 해법’은 북항 재개발과 24시간 안전한 공항을 건설하고, 철도시설 재배치 등을 통해 동북아해양수도를 지향한다는 정도로 요약될 수 있다. ‘협치’를 위해 이보다 좋은 환경이 있을 수 없다.

얼마 전 한국당 3선 중진인 이진복 의원을 만났다. 그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에 ‘한국당 부산 의원이 없다’는 기자의 물음에 “최인호 의원이라도 있으니 다행이다”고 했다. 최 의원은 민주당인데, 이 의원이 어떤 뜻으로 이런 말을 했는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어쩌면 ‘부산형 협치’가 벼락처럼 다가올 수도 있겠다는 기분 좋은 상상을 해본다.

서울정치부 부장 yai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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