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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에세이] 유아교육을 어찌할꼬? /손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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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7-26 18:5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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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당최 시집갈 맘이 없다 카이.” 엊그제 A 씨의 엄마가 분통을 터트렸다. A 씨는 올해 서른일곱 미혼인 어린이집 교사다. 결혼한 친구들의 얘길 들어봐도, 학부모들의 양육 사정을 지켜봐도, 결혼할 자신이 없다는 게 A 씨의 입장이란다. 이유야 어떻든 과년한 딸이 좋은 혼처마다 손사래 치니 엄마로선 갑갑하기만 하다.
   
어디 A 씨뿐인가. 올해 통계청 자료를 보면 미혼여성 가구 수가 10년 전에 비해 무려 50%나 급증했다. 최근 여성가족부의 조사 결과는 더 암담하다. 13~24세 청소년 둘 중 하나는 결혼할 생각이 없단다. 결혼하더라도 애를 낳지 않겠다는 응답이 46%에 달했다. 육아 부담이 결혼과 출산의 걸림돌이란 얘기다.

얼마 전 한 취업포털 조사에서 직장인의 45%가량이 스스로 ‘에듀 푸어(edupoor)’라고 답했다. 에듀푸어는 에듀케이션(education, 교육)과 푸어(poor, 가난한 사람)의 합성어다. 교육비 지출로 생활이 빈곤해진 사람을 말한다. 에듀 푸어의 10명 중 여섯은 유아교육을 시작하면서 생계가 어려워졌다. 이들의 삶 만족도나 행복지수가 낮은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지난 6·13지방선거에서 교육감 후보들이 유아교육복지를 핵심공약으로 내세웠던 이유다. 후보들은 국공립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증설하고 무상교육을 확대하겠다는 정책을 내놨다. 이제 그 막대한 재원을 어찌 마련할지 걱정이다. 더 큰 우려는 따로 있다. 어떤 후보든 ‘행복한 유아 교육’이 무엇인지 분명히 밝히질 못했다는 점이다.

정부가 최근 어린이집 영어수업을 금지하려던 계획을 돌연 철회됐다. 부모들이 반발해서다. 반발했던 까닭을 잘 안다. 부모들의 심정도 백번 공감한다. 그러나 이런 점도 헤아려보자. 유아들은 바쁘다. 이런저런 학원들을 아장아장 다녀야 한다. 집에 와선 그 작은 고사리손에 학습지 몇 개를 쥐고 끙끙대야 한다. 그래서 유아들은 아프다.

전문가들은 염려해왔다. 유아에게 과잉학습을 시키면 뇌 기능이 망가질 수 있다고. 이를테면 대뇌피질이 무리하면 학습장애가 생긴다. 특히 대뇌변연계를 다치면 감정조절이 어려워진다. 코르티솔 호르몬도 과다 분비된다. 그 결과 정서불안, 폭력성, 게임중독, 틱장애가 생길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부모 가슴에 피멍이 드는 일이다. 그런데도 몇몇 부모는 매몰차게 말한다. “어디 저 좋으라고 그러나요?” “딴 애들은 더 해요.”

유아는 유아답게 커야 한다. 최근 얀센(Janssen) 등 뇌과학자들의 연구를 보면, 즐거운 신체놀이는 아이의 기억력과 집중력 향상에 이롭다. 읽고 외우고 계산하는 인지학습에 치중했던 애들보다 말이다. 특히 숲의 맑은 공기를 마시며 뛰노는 유산소운동은 지능과 정서 계발에 매우 좋다. 자연환경에서 흙장난과 물장난을 하는 아이들. 가족과 함께 공을 주고받으며 노는 아이들. 또래들과 깔깔대며 이리저리 숨바꼭질하는 아이들. 이런 유아들이 공부도 잘하고 밝게 자란다는 연구 결과가 꽤 많다. 동서양 유아교육자들이 ‘어린이에게 가장 좋은 학습은 즐겁게 노는 것’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자녀 교육비가 부담스러운가. 아이의 건강을 염려하는가. 그렇다면 아이들에게 억지공부를 시키지 말자. 부모의 지나친 욕심과 경쟁심이 사랑일까. 어쩌면 사육이다.
   
자녀가 행복하게 자라며 지능도 정서도 발달하기 원하는가. 그 애에게 맘껏 놀 권리를 주자. 그게 동서고금의 정답이다. 정부와 교육 당국은 저출산과 인구절벽을 진정 걱정하는가. 그렇다면 유아도 부모도 행복해지는 교육의 정책과 내용을 왜 빨리 마련하지 않는가. 요즘 세상에 구국일념으로 결혼하고 미래사회를 걱정하며 애를 낳는 젊은이가 어디 있는가.

부산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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