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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부동산 이젠 출구전략을 /민건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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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건설업계가 정부에 지역 내 지정된 청약 조정대상지역을 해제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대한주택건설협회 부산시회(이하 부산주택건설협회)는 지난 10일 7페이지 분량의 건의서를 통해 정부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정부의 주택 정책 기조 상 청약 조정대상지역 해제는 곧바로 실현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부산 부동산 시장의 ‘출구 전략’이 필요한 시점임에는 틀림없다.

부산주택건설협회가 작성한 건의서에는 암담한 지역 부동산 시장에 대한 현황이 잘 담겨 있다. 지난달 기준 부산의 주택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06% 하락했는데, 서울은 오히려 0.38% 상승했다. 같은 규제에 전혀 다른 상황이 나왔으므로, 규제의 약발은 이미 부산에 충분히 먹혔다는 주장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따로 있다. 바로 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이다. 준공 전 미분양과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서울과 부산의 차이가 커 양극화가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준공 전 미분양은 지난해 5월 서울이 119세대, 부산이 836세대였지만 올해 5월 서울 47세대, 부산 2238세대로 격차가 벌어졌다. 준공 후 미분양은 건설사 경영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힌다는 점에서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올해 5월 말 기준 서울의 준공 후 미분양은 22세대에 불과하나, 부산은 274세대에 달한다. 역내 총부가가치 대비 건설, 부동산업 및 임대업 비중은 부산이 15.8%, 서울이 15.1%로 1위 대구에 이어 2위와 3위를 차지하고 있다. 건설산업에서 촉발된 불황이 다른 산업군으로 급격하게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부산시는 지난 5일 전문가와 업계 관계자, 16개 구·군 건축과장을 불러모아 긴급회의를 열었다. 지역 부동산 시장의 현황을 살피고 대책을 만들자는 취지다. 시는 부동산 시장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의 방안을 논의하고, 정기적인 회의로 규제 완화의 당위성을 설득할 대응 논리를 만들 방침이다.

당장의 규제 완화도 필요하겠으나 이런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장기적인 안목이자 지역 중심의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단지 주택 수요와 공급에만 초점을 둔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은 각 지역의 주택 문제로 촉발되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한다. 특히 부산시가 선제적으로 추진했던, 현 정부가 야심차게 내놓은 ‘도시재생’ 역시 주택 정책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지역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 옛 부산의 중심지였던 영도구와 현재 지역 주택 시장을 주름잡는 해운대구에 사는 주민의 주거 환경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경제부 fastmkt@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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