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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럼] 폭염을 이겨내는 물 마시기 /박지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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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7-15 19:33:30
  •  |  본지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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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본부가 내놓은 ‘2017년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신고현황 연보’에 따르면 작년에 온열질환자로 신고된 사람은 1574명(사망 11명)이었다. 2016년보다 25% 줄었다. 전년 대비 폭염일수가 22.4일에서 14.4일로 줄어든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 5년간 54명의 목숨을 앗아간 온열질환자 수는 폭염의 강도에 비례했는데 2016년은 기록적인 폭염, 2017년은 상대적으로 시원했던 여름으로 기억된다. 온열질환자는 휴가철의 피크인 7월 말~8월 초에 집중되며, 특히 70대 이상의 고령층에서 환자의 절반, 사망자의 절반을 차지한다. 그러므로 고령층에겐 폭염에 대한 단단한 준비가 필요하다. 필자는 특히 ‘물 마시기’를 강조하고 싶다.
   
인간은 극한 기온도 버티며 살아왔다. 북극의 혹한도, 아프리카의 폭서도 버티며 산다. 극한 기온을 견디는 비결은 외부의 기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좁은 범위 내에서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뇌 특히 시상하부는 체온 조절을 담당하는 중추가 있어 체온이 내리면 근육을 수축시켜 체온을 올리고, 체온이 오르면 땀을 내어 체온을 내린다. 체온을 한결같이 유지하는 것은 생명 활동에서 매우 중요하다. 생명 활동에 개입하는 효소들이 단백질이고, 단백질은 열에 약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주 적극적으로 체온을 37.0 ±0.5도로 유지한다. 체온이 0.8도 올라 38.3도만 되어도 우리는 열이 난다고, 정상에서 1.5도 내려간 35도만 되어도 저체온증이라고 부른다. 불과 3~4도의 좁은 범위를 벗어나도 인체는 비정상이 되고 의사들의 관심을 받는다. 혈압, 호흡, 맥박 등등의 수치는 정상 범위가 후하지만 체온은 융통성이 없다.

이제 우리나라의 여름은 기온이 체온과 비슷한 36~37도에 육박하고, 심지어는 훌쩍 넘어서는 일이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하지만 뇌는 바빠진다. 먼저 체표면의 혈류량을 늘려 피부를 통한 열 방출을 시도한다. 하지만 기온이 35도가 되면 이 정도로는 시원해지지 않는다. 이때부터는 오로지 땀으로만 체온을 내릴 수 있다.

땀샘에서 땀을 쏟아내면 피부는 땀으로 얇게 코팅이 된다. 물이 주성분인 땀은 체표면의 열을 빼앗아 증발하면서 체온을 조금씩 끌어내린다. 우리가 착각하지 말아야 할 것은 땀을 흘려서 시원해지는 것이 아니라 땀이 날아가면서 시원해진다는 사실이다. 사우나 안에서는 땀이 비 오듯 쏟아져도 전혀 시원해지지 않는다. 하지만 땀을 흘린 후 선풍기 앞에 앉으면 서늘해지는데 땀이 증발하면서 체온을 빼앗기 때문이다. 수분이 충분히 공급되면 땀은 시간당 최대 3ℓ나 흘릴 수 있다.

이렇듯 땀을 흘리고 말리는 인체의 활동은 특히 아주 더운 여름에 체온을 조절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물을 충분히 마시지 못하면 땀을 충분히 흘릴 수 없다. 체열은 발산되지 못하다. 그렇게 되면 체온 조절 기능은 망가지고 체온은 급격히 올라 목숨이 위태로운 지경에 이른다. 바로 열사병으로 쓰러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심장이나 신장에 무리가 없는 고령자들이라면 물 마시기를 게을리하지 말 것이고, 심혈관 질환을 앓는 사람이라면 겨울 못지않게 여름도 건강 관리에 특별히 관심을 많이 가져야 한다.

고령자만 문제가 아니다. 건강한 아기도 폭염에는 취약하다. 특히 자동차 안에 방치되어 목숨을 잃는 아기가 미국에서만 매년 평균 36명이나 되고 우리나라에도 드물지 않다. 설마 하겠지만, 온화한 봄날이라도 직사광선을 받는 차는 사막만큼 뜨거워진다. 잠깐이면 괜찮을 거라고 방심하면 큰일 난다.
   
한반도의 여름이 점점 더 더워지면서 고령자와 아기들, 심혈관질환자들에게는 폭염이 점점 더 문제가 되고 있다. 가정 보급률이 80%에 이르지만 전기료가 무서워 에어컨을 마음대로 쓸 수가 없다. 정책 당국은 고령자와 유아들이 있는 가정이라도 여름 전기료 혜택을 내놓을 수 없을까? 그렇게 된다면 사이다보다 더 시원한 정책이 될 텐데.

제주 박지욱신경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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