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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민심 왜곡 ‘비례의석 룰’ 더는 안 된다 /오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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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7-11 19:25:44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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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씨는 살아 있다. 이 정도에서 끝내선 안 된다. 타올라야 한다. 선거제도 개편에 대한 이야기다. 왜 선거제도 개편인가. 승자 독식에 따른 민심의 왜곡 때문이다. 6·13지방선거 결과는 이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47석 중 41 대 6. 이번 6·13지방선거를 통해 결정 난 부산시의회 의석 분포다. 더불어민주당이 41석, 자유한국당이 5석(1명은 탈당해 무소속)이다. 그동안 한국당은 시의회에서 의석의 90% 이상을 독식했다. 이번엔 정반대다. 더욱이 민주당은 이전까지 선출직 시의원이 한 명도 없었다.

‘완전히 디비졌다’는 선거혁명 얘기가 아니다. ‘비례하지 않는 비례의석’의 문제다. 민주당은 광역의원 정당득표율 48.8%였는데, 비례대표 3석을 포함해 41석을 차지했다. 의석 비율이 87.2%다. 이와 반대로 한국당은 36.7%의 정당득표율을 얻고도 의석 비율은 10.6%(5석)다. 정당득표율 6.73%(11만3881명)의 바른미래당, 5.44%(9만2157명)의 정의당은 단 한 석도 없다. 20만 명의 표가 ‘의미 없음’이 됐다. 원인은 바로 소선거구제다. 부산시의회에서 민주당은 정당득표율의 배 가까운 의석을 얻었지만, 한국당은 정당득표율 3분의 1 정도의 의석에 그쳤다. 바른미래당이나 정의당 등 군소 정당에게는 기회마저 제공되지 않았다. 의석수와 민심 간 간격이 너무 크다. 불공정한 룰을 손질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현행 소선거구제는 거대 정당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룰이다. 그래서 한 선거구에서 2,3명을 뽑는 중·대선거구제를 바꾸거나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 득표율에 따라 의석수를 배분하는 방식이다.

민주당과 한국당 외 군소 정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이미 ‘대안’을 내놓았다. 광역의회에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자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대표발의됐다. 또 기초의원 선거구에서 2~4명을 뽑는 현행 방식을 3~5명으로 늘리는 것으로 바꾸자는 공직선거법 개정안도 국회에 제출됐다.

물론 중·대선거구제가 ‘진리’만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거대 정당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는 전문가의 지적도 있다. 이 때문에 선거법의 제반 사항을 공론화를 통해 결정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선거구 획정 등 선거제도 개편은 이제까지 국회의 밀실협상으로 이뤄져 온 까닭이다. 공론화를 통해 제대로 선거법을 다듬어야 한다는 얘기다. 정부와 국회가 이를 독점할 이유는 없다.

지금이 기회다.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28일 광역의원과 기초의원 선거구 획정에서 인구편차 기준을 현행 4 대 1에서 3 대 1로 바꿔야 한다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2022년 지방선거부터 바뀐 기준을 적용하게 된다. 결국 헌재가 제시한 새로운 기준에 따라 공직선거법 개정은 불가피하다. 이 과정에서 표의 등가성과 비례성을 끌어올리고 지역 대표성을 보장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는 입법기관인 국회의 몫이다.

이와 관련해 일단 야권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번 6·13지방선거에서 참패해 소선거구제의 문제를 뼈에 사무치도록 체감한 한국당도 팔을 걷어붙였다.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과 정의당 등도 선거제도 개편을 위해 공동 전선을 형성했다.

문제는 집권여당인 민주당이 얼마나 의지를 갖느냐는 것이다. 민주당이 보유한 국회 의석은 130석. 평화당(14석)과 정의당(6석), 바른미래당 이탈파(3석), 친여 성향 무소속(3석), 민중당(1석)까지 합하면 157석이 된다. 전체 의석의 절반을 훌쩍 넘긴다. 한국당이나 바른미래당까지 설득하면 ‘신속처리 트랙’도 가능하다.

민주당은 6·13지방선거 결과가 2년 뒤 총선에서도 재연될 것이란 계산이 있다. 아쉬울 게 없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야권의 요구를 무시하기 어려울 것이다. 특히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 대통령이 발의했던 개헌안에도 이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미국의 저명한 정치학자 아담 셰보르스키는 이렇게 지적한 바 있다. ‘민주주의란 집권당이 야당이 될 가능성을 열어두는 체제’라고. 그래서 “자유롭고 경쟁적인 선거가 없다면 민주주의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콘크리트 지지층’을 자랑하던 한국당이 어떻게 무너졌는지 따져보라.

부국장·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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