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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에세이] ‘오심’은 경기의 일부가 아니다 /김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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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7-05 19:42:22
  •  |  본지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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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칙도 기술이다. 심판 몰래 상대를 붙잡고 늘어지는 건 축구에서 다반사다. 들키지 않으면 ‘무죄’라는 인식이 컸다. 2018 러시아월드컵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가 비디오 판독(VAR·Video Assistant Referees)이었다. 파급력은 컸다. 과거 심판이 놓쳤던 반칙이 VAR를 통해 드러나 승부가 뒤바뀌기도 했다. 16강 진출팀을 가리는 조별리그 48경기에서만 무려 24회의 페널티킥 판정이 나왔다.

   
VAR은 다양한 각도에서 찍은 영상을 부심 2명과 영상관리자 1명이 판독해 주심에게 알려주는 시스템이다. 오심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FIFA가 도입했다. 문제는 VAR 여부를 사람이 결정한다는 것이다. 최종 권한을 가진 주심이 VAR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아 논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특히 유럽 국가들이 VAR에 따른 수혜를 많이 받자 “FIFA가 합법적인 특혜를 준다”는 비판까지 나왔다.

우리나라도 독일전에서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던 김영권의 선제골이 VAR 판독을 통해 득점으로 정정됐다. 반면 스웨덴전에선 주심이 김민우의 태클에 휘슬을 불지 않다가 30초 가량 지나 VAR을 통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주심은 또 후반 막판 페널티 박스 안에서 스웨덴 수비수 팔에 공이 맞는 듯했던 장면은 지나쳤다. 오심을 막기 위해 첨단 기술을 도입해도 최종 판정을 심판이 하기 때문에 나오는 시행착오다. 룰 개정을 통해 개선이 필요한 이유다.

VAR 도입으로 경기 흐름도 자주 끊겼다. 조별리그에서 추가 시간에만 무려 20골이 쏟아졌다. 최근 3번의 월드컵(2006 독일·2010 남아공·2014 브라질) 추가 시간에 나온 전체 득점(19골)보다 많은 골이다.

다른 종목도 첨단 전자장비의 도움을 받는다. 테니스나 크리켓 종목에서 볼의 착탄 지점을 영상으로 보여주는 호크아이(Hawk-Eye)는 정확도가 0.5㎜ 이내다. 한때 하계올림픽에서 퇴출당할 뻔한 태권도는 2016 리우올림픽부터 전자호구와 전자 헤드기어를 도입해 편파 판정 논란을 줄였다. 국내 프로야구에서도 오심이 반복되자 2014년 후반기부터 비디오 판독을 도입했다. 2014년 전반기 미국 메이저리그에선 비디오 판독의 약 47%가 오심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스포츠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페어플레이 정신이다. 심판 역시 판정이 정확하고 공정해야 한다. 그래야 선수들이 각본 없는 박진감 넘치는 드라마를 쓸 수 있다.

오심 때문에 패했다면 선수들의 심리적인 충격은 더 크다. 판정이 편파적이거나 불공정하다면 스포츠 산업 전반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전자장비 도입으로 오심이 모두 사라지는 건 아니다. 어떤 장비를 도입해도 운영자가 사람이기 때문이다. 비슷한 상황이라도 주심의 성향에 따라 VAR 여부가 달라진다.
최고의 정확도를 자랑하는 호크아이 시스템은 설치 초기 라인에 대한 설정(캘리브레이션)을 잘못하면 모든 판단이 부정확해진다. 전자호구의 정확도 역시 항상 의심받는다.

   
스포츠팬들이 심판의 오심을 무조건 질타하는 게 아니다. 그들도 사람이기 때문이다. 심판의 실수를 줄이기 위해선 논란이 발생할 경우 현장에서 즉시 영상 판독을 통해 시시비비를 가려야 한다. 그래야 선수나 팬 모두 심판의 권위를 더 존중할 것이다. 앞으로는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는 말이 사라질 것 같다.

부산외국어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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