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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중지와, 부지대해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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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중지와(井中之蛙), 부지대해(不知大海)’. 이 말은 ‘우물 안 개구리는 바다를 말해도 알지 못한다’는 뜻이다.

물의 신으로 불리는 하백(河伯)이 처음으로 바다에 나와 동해의 그 끝 없음에 놀라 탄식하자 북해의 신 약(若)이 “우물 안에서 살고 있는 개구리에게 바다를 이야기해도 알지 못하는 것은 그들이 좁은 장소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여름벌레에게 얼음을 말해도 알지 못하는 것은 그들이 여름만을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한 것에서 온 고사성어다.

기자는 경남도교육청 사무관 승진제도가 과도한 사교육비 부담과 6급 공무원들이 승진을 위해 업무시간에도 역량평가를 준비하는 등의 문제점(국제신문 지난달 26일 자 10면 보도)을 보도했다. 기사가 나간 뒤 6급 공무원들로부터 많은 전화를 받았다. 그중에는 기사와 다른 의견을 제시한 공무원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 역시 현 역량평가에는 문제가 많다는 점에 대해서는 대부분 공감했다.

이런 가운데 경남교육청 학교안전공제회 이수훈 사무국장이 지난달 29일 경남 도내 모 언론사에 ‘도교육청 사무관 승진 역량평가제도 장점이 더 많다’는 기고문을 게재하면서 직원들에게 동요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 국장은 기고문에서 ‘현재 경남 도내 지자체 중 근무평가로 사무관을 승진시키는 곳은 후진적인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고 비하했다. 또 수천만 원을 들여도 교육감의 교육철학과 교육정책을 이해할 필요성이 있다고 항변했다.

이 국장은 직전까지 경남도교육청 직원의 인사권을 쥐고 있던 총무과장을 지냈다. 명예퇴직 후 현재의 자리로 옮겨오면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이 국장 스스로가 도교육청 승진제도가 선진적인 시스템이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더욱 신중했어야 한다.

기자는 기사에서 단순 암기로 인한 변별력 없는 평가가 ‘역량 개발’이라는 포장지로 덧씌워져 있고, 이로 인해 승진을 앞둔 공무원들이 정신적·경제적 고통을 받고 있다는 문제점에 대해 지적했다. 이는 도교육청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충분히 공감하는 내용이다. 사실 어떤 평가 시스템도 완벽할 수 없다. 공정성과 객관성에 맞춰 제대로 운용한다면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이다.
기사가 보도된 뒤 박종훈 교육감은 승진제도 개선책을 논의하라고 지시했다. 이 국장은 과연 교육감의 교육 정책과 철학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되묻고 싶다. ‘꽃길’만 걸어온 이 국장이 ‘동요하지 말라’고 후배들에게 충고할 말은 아닌 듯싶다.

사회2부 부장 jhle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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