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25전쟁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확인됐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디트로이트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대가로 트럼프 대통령은 정전협정을 확실히 바꾸겠다는 것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요구하는 안전보장을 제공하겠다는 것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6·12 북미 정상회담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종전선언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체제보장 조치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프로세스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는 것은 북한이 바라는 실질적인 체제보장 방안이다. 평화협정은 미 의회의 비준을 통해 국제법적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북미 수교까지 추가되면 북미관계는 완전히 정상화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방안을 제시한 데는 북한 비핵화를 조기에 달성하려는 뜻이 담겨 있다. 대통령에 재선되기 위해선 오는 11월 실시하는 미 의회 중간선거에서 승리해야 하고, 그러려면 그 전까지 뚜렷한 비핵화 성과를 거둬야 한다. 폼페이오 장관이 “늦기 전에 싱가포르 공동합의를 구체화하러 북한에 가야 한다”고 말한 데서도 ‘비핵화·체제보장 시간표’ 작성의 시급성이 묻어난다.

같은 맥락에서 미국이 오는 8월로 예정된 한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일시 중단하기로 한 것은 바람직하다. 군사적 긴장 완화와 비핵화·체제보장 협상의 순항을 돕는 조치여서다. 이로써 중국이 주장해온 ‘쌍중단’(북한 핵·미사일 실험과 한미 연합훈련 동시 중단)이 이뤄지게 됐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핵무력 완성 선언 이후 핵·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고 있다. 북한이 미사일 엔진 실험시설 폐기로 화답할 경우 북미의 신뢰는 강화될 전망이다.

19일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북미 후속회담에 대한 입장을 조율하기 위한 방문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도 6·12 회담 후 중국의 종전선언 참여를 허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남·북·미·중이 지혜를 모아 보다 합리적인 ‘비핵화·체제보장 시간표’를 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