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뉴스와 현장] 현대판 신사유람단의 고뇌 /정유선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글로벌 해운조선 강국이자 IT강국인 대한민국이 중국의 자동화 항만을 벤치마킹하러 간다는 것, 사실 창피한 일 아닙니까?”

지난 15일 해양수산부 현장시찰단을 이끌고 중국 상하이에 도착한 임현철 항만국장은 우리가 마치 ‘현대판 신사유람단’같다고 자조하며 복잡한 속내를 내비쳤다.

실제로 이틀간의 시찰 중 만난 중국 항만당국 및 기업 관계자들에게서 세계의 자동화 항만을 주도한다는 당당함이 느껴졌다. ‘항만 사진 찍어도 좋다’ ‘ 얼마든지 알려줄테니 배워가라’는 식으로 거리낌없이 공개하는 모습에서 이제 한국과는 경쟁상대가 안 된다는 자신감마저 느껴졌다.

우리 항만에 완전무인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할지 문제는 우리의 선택이다. 다만 우리 국내업체의 기술력으로 구축할 수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다.

중국이 자동화 항만을 일찍 도입한 것이 부러운 게 아니었다. 자국의 기술력으로 자동화 항만을 구축하고, 전 세계 자동화 항만 시장을 주도해 가고 있는 것이 부러운 것이었다.

실제로 국내 자동화 항만 구축을 둘러싼 문제는 간단하지가 않다.

우선 자동화 도입 여부에 대한 정책적 판단 문제다. 자동화 항만의 생산성, 효율성에 대한 논란이 여전한 상황에서 환적항인 부산항에 완전 자동화 설비를 도입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판단은 쉽지 않다. 여기에다 자동화 도입 시 필연적으로 감소하는 하역 노동자의 일자리 문제를 풀어가는 것도 큰 숙제다.

둘째는 자국 기업의 기술력으로 자동화 항만 구축이 가능하느냐는 문제다. 국내 중공업회사들은 조선과 해양플랜트 경기 호황기를 맞아 이에 치중하느라 장비사업은 외면했다. 그 사이 중국 정부와 업체는 항만 장비 및 자동화 설비에 꾸준히 공을 들였고, 결국 전 세계 항만시장의 70%를 ZPMC라는 중국 업체에 내주고 말았다.

하역장비뿐 아니라 이와 연계된 TOS(항만운영시스템) 등) 소프트웨어 역시 국내 기업의 경쟁력은 세계 선도기업에 못 미친다는 평가다.

성급한 자동화 항만 도입은 자칫 외국 업체만 배 불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도 그래서 나온다.

이번 현장시찰은 당초 항운노조와 국내 업체까지 총망라한 25명의 대규모 시찰단을 꾸렸다가 노조 측 불참으로 시찰단 규모가 축소되는 진통을 겪었다. ‘노·사·정·연·언’을 총망라해 균형잡힌 공론의 장을 만들려 했던 계획은 이 때문에 미완의 과제로 남았다.

노조 측은 해수부가 일정과 참석자 명단을 출장이 임박할 때까지 알려주지 않았고, 뒤늦게 확인해보니 정부가 자동화 항만 도입 쪽으로 이미 결론을 내놓고, 짜맞추기식 공론화 과정을 하려 한다며 불참을 선언했다. 반면 해수부는 노조 측 주장을 도외시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처럼 큰 인식의 간격만큼이나 앞으로의 공론화 과정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완전자동화 항만의 허구와 실상을 정확히 분석하고, 부산항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방향은 무엇인지 찾아가는 노력은 그럼에도 꼭 필요한 작업이다. 지금의 선택이 10년 뒤 부산항과 부산지역의 경쟁력을 결정지을 것이기 때문이다.

서울경제부 차장 freesun@kookje.co.kr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많이 본 뉴스RSS

  1. 1동북아 바다…인문학으로 항해하다 <15> 부산의 섬, 우리나라 해역을 경계 짓다
  2. 2이강인 U-20 월드컵 출전 확정
  3. 33분 새 두 골…못 말리는 손흥민
  4. 4유족 “경찰이 수차례 피의자 난동 묵살해 터진 人災(인재)” 울분
  5. 5“박근혜 석방해야” vs “법적 요건 못갖춰”…정치권 설전
  6. 6거인 선발 흔들리니, 불펜마저 휘청대네
  7. 7“아직도 등골이 서늘” 주민 트라우마 심각
  8. 8[동네책방 통신] 20일 시작되는 책방 스탬프투어…완주하고 럭키백 받자
  9. 9한국당, 청와대에 최후통첩…“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 임명강행 땐 장외투쟁”
  10. 10도정 복귀 김경수, 진주 흉기난동사건 재발방지 대책 주문
  1. 1두 쪽 갈라진 바른미래 의총…'결별수순' 밟나
  2. 2이언주, 문전박대
  3. 3김학노 교수 차명진 의원에 일침 '온라인 초토화'
  4. 4한국당 "이미선 임명 강행 시 장외투쟁"…靑 겨냥 총공세
  5. 5文대통령, 내일 이미선 임명안 전자결재 할듯
  6. 6홍준표, 황교안 저격…“잘못된 시류에 영합”
  7. 7“박근혜 석방해야” vs “법적 요건 못갖춰”…정치권 설전
  8. 8한국당, 청와대에 최후통첩…“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 임명강행 땐 장외투쟁”
  9. 9“전기료 누진제에 에어컨 사용량 포함해야”
  10. 10고성·몸싸움 ‘난장판’ 의총…결별 치닫는 바른미래
  1. 1방문객과 커팅…모델하우스 개관 이색 마케팅
  2. 2동남권 관문공항 추진 컨트롤타워 출범
  3. 3닭고깃값 30% 폭락했는데…2만 원대 치킨값은 ‘요지부동’
  4. 4국내 최대 중고차 박람회 ‘부카2019’ 19일 개막
  5. 5부산시 특례보증 확대, 수수료 0.4%로 낮춰
  6. 6“아라온호 연 300일 운항…제2 쇄빙선 건조 절실”
  7. 7미세먼지 저감투자 신항 집중…환경 열악한 북항노동자‘소외’
  8. 8금융·증시 동향
  9. 9한국은행 성장률 전망치 2.5%로 하향
  10. 10필립모리스, 담배 연기 없는 도시 프로젝트 부산·경남서 시동
  1. 1진주 살해범, 덩치 큰 남성은 안 건드려… 전문가 “심신미약 가능성 낮다”
  2. 2이회성, 이회창 친동생
  3. 3 진주아파트서 숨진 여고생, 피의자 피해 달아나기도
  4. 4조현병 뜻은? “과거 ‘정신분열증’으로 불렸다”… 증상 및 치료법은
  5. 5lg화학 미세먼지 배출조작에 사과문 “관련 생산 시설 폐쇄”
  6. 6오재원 승리 생일 파티 “직접 항공권 끊어 참석했다”
  7. 7“조현병-범죄 인과관계 없다”… 진주아파트 사건 피의자 조현병 병력 조명
  8. 8대만 지진 시내 도로가 갈라져… 대만 현지 반응 “저승가는 체험”
  9. 9'포항지진 지열발전이 촉발' 논문 쓴 교수들 "압력 많았다"
  10. 10진주 아파트 방화·살인범 구속… 신상공개위도 18일 열려
  1. 1손흥민 골 영국 일본 중국 반응… 전 세계가 들썩이고 있다
  2. 2멀티 골 손흥민,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베스트 11’ 제외...토트넘 대신 맨시티 석권
  3. 3손흥민 골 넣었지만, 경고누적으로 챔스4강 1차전 출전 불가
  4. 4토트넘 손흥민 맨시티 꺾은 유니폼 누가 가져 갔을까…
  5. 5챔피언스리그 4강 일정은?
  6. 6챔스 4강 대진표 토트넘vs아약스… 리버풀·바르샤 피했지만 ‘손’ 출전 불가
  7. 7가생이닷컴 日 네티즌… 혐한 네티즌도 손흥민에 반했다
  8. 8피파온라인4, 2주 만에 정기 점검...뭐가 바뀌나
  9. 9멀티골 손흥민, 평점 토트넘 1위 맨시티에 비수 꽂았다
  10. 10토트넘 챔스 4강… 가생이닷컴 日 네티즌 “넷우익은 그저 눈물만”
부산정치인의 말말말
부산정치인의 말말말-오거돈 부산시장
부산정치인의 말말말
부산정치인의 말말말-박인영 부산시의회 의장
강동수의 세설사설 [전체보기]
새해 개천에서 용이 나려면
1919년 그리고 100년, ‘잡화엄식(雜華嚴飾)’을 꿈꾼다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두 强기업의 즐거운 도시 실험
삼일정신을 다시 바라보다
기고 [전체보기]
21세기 과학기술과 부산의 미래 /박태주
한국 경제의 어두운 그림자, 가계부채 /송정호
기자수첩 [전체보기]
역사 외면한 부산시의 무리수 /황윤정
동의 없는 수술은 폭력이다 /임동우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누구를 위하여 ‘경제의 종’은 울리나
정치의 봄은 언제 올 것인가
김정현 칼럼 [전체보기]
기꺼이 불효를 저질렀습니다
삶의 존엄, 죽음의 존엄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느린 호흡의 의미
말모이와 국악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청와대는 ‘내로남불’ 민심 귀 기울여야 /김태경
부산 해법, 치열하게 논쟁해야 /박태우
도청도설 [전체보기]
성 ‘피트’ 뗀 졸리
참치 캔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윤동주 시인을 생각하며
자기 표현의 기술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전병과 갈레트
섬진강의 봄맛 다슬기
사설 [전체보기]
진주 참사 수차례 징후 경찰 대응 안이했던 것 아닌가
중입자치료센터 지역병원과 상생 바람직한 일이다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행복, 복지국가, 그리고 비례대표제
노동자 건강과 생명보다 중한 건 없다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고난의 역사 견뎌낸 명화
황제의 이중 초상
이홍 칼럼 [전체보기]
기업인이 알아야 할, 여성들의 정보탐색법
먹방, 우리 사회의 슬픈 자화상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과연 민심이 무섭긴 한 걸까
성급한 여당의 입
제언 [전체보기]
광안대교, 해양안전 감시시스템 구축을 /이윤석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라일락의 계절 4월
연둣빛 봄날에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과 음식의 조화
봄에 마시는 와인, 로제와인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태극기 흔들며 기뻐 춤을 추다
아름다운 기증 ‘불이선란’
  • 2019 다이아모든브리지 걷기축제
  • 낙동강수필공모전
  • 2019부산하프마라톤대회
  • 유콘서트
  • 어린이경제아카데미
  • 어린이극지해양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