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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세이] 빛이 나는 이유 /박남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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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5-21 19:07:40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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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은 사람의 눈을 자극해 물체를 보게 해 준다. 동공으로 들어온 빛이 굴절되어 망막에 상이 맺히는 현상은 천문학자인 케플러에 의해 밝혀졌다.

가시광선은 사람이 눈으로 감지하는 빛이다. 색을 띠는 물체, 즉 가시광선의 일부 파장의 빛은 흡수하고 나머지는 반사시킨다. 장미가 붉게 보이는 이유는 파란색과 녹색의 빛을 흡수해서 붉은 빛을 반사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흡수된 빛은 그 후 어디로 갈까. 원자 또는 분자는 안정한 상태(바닥 상태)로 존재한다. 이 바닥 상태에 있는 안정한 물질이 빛 또는 에너지를 흡수하면 불안정한 들뜬(여기)상태가 된다. 이 들뜬 상태에서 원래대로의 바닥 상태로 되돌아 갈 때 흡수된 에너지가 빛으로 방출된다. 이때 방출되는 빛을 ‘형광(螢光)’이라 한다.

지구상에는 빛을 내는 다양한 생물이 존재한다. 빛을 내는 생물은 어둠속에서도 스스로 빛을 내는 반딧불이나 오징어 같은 ‘발광생물’과 해파리나 산호같이 외부의 빛의 에너지를 이용해 빛을 내는 ‘형광생물’로 나뉜다.

반딧불이가 빛을 내는 원리는 발광물질인 ‘루시페린(Luciferin)’이 산소 존재 하에서 ‘루시페라아제(Luciferase)’라는 효소에 의해 산화되면서 일어나는 화학작용 때문이다. 이와 같이 스스로 빛나는 경우는 발광생물이다. 해파리는 일반적으로 혐오동물로 분류된다. 하지만 평면발광해파리(Aequoreavictoria)는 빛을 내기 때문에 사람에게 유용하게 사용된다. 이 해파리는 밤에 번뜩이는 빛을 낸다. 그 형광빛을 내는 실체는 ‘녹색형광단백질(Green Fluorescent Protein: GFP)’이다.

1962년 일본 시모무라 교수는 GFP를 평면발광해파리에서 발견했다. 이 물질은 해파리의 우산형태의 가장자리에 분포한다. 그는 ‘왜 해파리가 빛이 나는가’에 흥미를가져 그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연구를 시작했다. GFP의 형광은 효소를 필요로 하는 반딧불이의 발광과는 약간 다르다. GFP가 형광 빛을 내기 위해서 우선 해파리 체내에 있는 ‘이쿠오린(aequorin)’이라는 단백질이 빛을 흡수한다. 그 후 이쿠오린이 방출하는 청색형광을 GFP가 받아서 녹색으로 빛이 난다. 이와 같이 GFP는 형광을 나타내기 위해서 보조 발색단을 필요로 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기능을 하는 특징을 지닌다. 또한 효소반응을 필요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해파리는 자신이 빛을 내는 것을 알고 있을까. 해파리는 왜 빛나는 것일까. 다른 발광생물들은 상대를 위협하거나 먹이를 유인하거나 또는 짝짓기를 하기 위해서 빛을 낸다. 그러나 아쉽게도 해파리가 빛나는 이유는 아직 밝혀내지 못했다.
태양과 별을 비롯해 발광생물을 포함한 빛을 내는 존재는 아름답다. 그런데 빛을 내는 근원이 에너지를 받았기 때문이 아니라 에너지를 버릴 때 비로소 빛을 낸다는 점이다. 즉, 에너지를 흡수한 물체가 들뜬 상태가 되면 불안정하므로 에너지를 방출하여 안정한 상태가 되려고 한다.

‘아폴로’는 제우스의 아들이며 빛의 신이다. 제우스는 번개라는 빛으로 자신의 바람기를 막는 방패로 삼았다. 하지만 타인에게는 심판과 공격의 도구로 이용됐다. 이와 달리 아폴로는 이 빛으로 모든 어둠을 밝히는 용도로 사용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신 중에서도 고귀한 인품을 지녔다고 칭송받았다.

사람도 빛이 난다. 하지만 반딧불이나 해파리처럼 발색단이나 효소를 이용하여 빛을 내지는 않는다. 권력과 돈이 많다고 빛이 나지 않는다. 빛을 흡수한 들뜬 상태처럼 권위의식을 가지고 상대방을 무시하고 군림하기보다 이해하고 사랑하며 존중할 때 비로소 빛이 난다. 또한 빛이 난다는 게 더 많이 가져서가 아니라 소유를 비웠기 때문에 더 그렇다. 품위는 내면의 향유를 거뜬하게 품었을 때 더 빛난다.

추사의 유명한 예서체 중에 ‘소창다명(小窓多明) 사아구좌(使我久坐)’ 라는 글귀에서 보듯 조그마한 창에 빛이 들어와 밝으니 나로 하여금 오랫동안 앉아 있게 한다.아무리 조그맣더라도 빛은 우리에게 희망을 준다. 그뿐만 아니라 빛은 모든 생명의 원천이 되는 소중한 존재다. 아무튼 빛을 제우스처럼 심판과 공격의 도구로 삼든지, 아니면 자신을 비워서 어둠을 밝히는 ‘아폴로’가 될지 그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부경대 생물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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