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CEO 칼럼] ‘십시일반’ 성공문화 만드는 크라우드펀딩 /이병래

‘십시일반’의 현대판 개념, 벤처 등 자금조달 활용돼 기업 성장의 마중물 역할…창업생태계에 힘이 되길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05-08 19:20:54
  •  |  본지 31면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지난 2월 우리 국민에게 벅찬 환희와 진한 감동을 안겨준 평창동계올림픽이 수많은 화제 속에 막을 내렸다. 그 중에 눈길을 끈 것 하나는 크라우드펀딩(crowdfunding)에 관한 이야기였다.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통가의 전직 태권도 메달리스트가 스키선수로 종목을 전향한 뒤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마련한 비용으로 올림픽 출전의 꿈을 이루었다고 한다. 아리랑을 배경 음악으로 감동적인 아이스댄스 연기를 보여준 민유라, 겜린 선수는 올림픽이 끝난 이후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훈련 비용을 마련하는 기쁨을 누렸다고 언론매체는 전했다.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한 제도인 크라우드펀딩은 인터넷을 통해 대중(crowd)으로부터 자금을 모아(funding) 좋은 사업이나 아이디어에 투자하는 것이다. 인터넷 등장 이전에도 대음악가인 모차르트나 베토벤이 작곡활동이나 연주회를 위하여 후원금을 모집한 것이나 프랑스와 미국 시민이 함께 모금한 돈으로 세워진 자유의 여신상 사례에서 알 수 있듯 크라우드펀딩의 역사는 매우 길다.

크라우드펀딩은 후원·기부형, 대출형, 증권형 등 다양한 형태가 있지만, 오늘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2016년 1월 도입된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이다.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자본시장법상의 증권 공모보다는 간소한 절차로 주식이나 채권을 발행하여 일반 대중으로부터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다. 창의적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창업가나 벤처사업가 등이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구할 수 있는 획기적 대안이 마련된 것이다.

최근까지 300개가 넘는 유망한 스타트업 기업이 투자자로부터 500억 원이 넘는 자금을 모으는 성과를 이루어 냈다. 크라우드펀딩 성공 기업의 면면을 보면 수제맥주, 드론, 수제자동차, 파력발전 등 그야말로 기발한 아이디어의 집합소를 떠올리게 한다.

그럼 크라우드펀딩 투자자는 얼마나 될까. 현재까지 약 2만9000명 수준이다. 지난해 말로 우리나라 전체인구 5000만 명 중 10%에 해당하는 약 506만 명이 상장주식에 투자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비추면 크라우드펀딩에 대한 일반 대중의 인지도와 투자 열기는 아직까지는 미미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금융위원회에서 투자한도 확대와 투자자 보호장치 확충 등 제도개선을 추진하고 업계를 중심으로 다양한 홍보 활동을 진행하고 있어 크라우드펀딩 투자자는 앞으로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크라우드펀딩에 따른 증권 발행과 투자 한도를 관리하는 ‘크라우드펀딩 등기소’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예탁결제원도 크라우드펀딩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크라우드 펀딩 준비기업을 대상으로 전국 순회설명회를 가지고 있으며 부산·경남지역을 필두로 지자체, 창업지원기관 등과 연계한 지역단위 ‘크라우드펀딩 지원 프로젝트’도 수행하고 있다. 또한, 펀딩 성공기업의 후속자금 조달을 지원하기 위한 IR(기업설명회) 행사도 정기적으로 개최하여 성공기업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성공기업 협의체’ 발족을 지원하고, 중장기적으로는 크라우드펀딩에 특화된 공동 창업공간(maker space) 조성도 추진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말 펀딩 성공기업 174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한 해 동안 신규 고용인력이 전년 대비 약 22%(420명) 증가했다고 한다. 이는 크라우드펀딩이 신생 창업기업의 성장을 위한 마중물 역할과 함께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다산 정약용의 ‘이담속찬(耳錟續纂)’에 수록된 우리 전래속담에서 유래하는 십시일반(十匙一飯)은 ‘열 사람이 한 숟가락씩 보태면 한 사람 먹을 밥이 된다’는 뜻이다. 먹을거리가 넉넉지 못한 가운데서도 나눔을 실천했던 정겨운 우리네 풍속을 떠오르게 한다. 바로 이런 십시일반이 현대판 크라우드펀딩이다. 아이디어와 기술력은 있지만 자본이 없는 스타트업 기업에게는 일반대중을 통해 모집한 작은 밑천이 기업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원동력으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크고 작은 수많은 신생 창업기업이 계속 생겨나게 될 것이고 이 기업들은 더 큰 성장을 위하여 어김없이 크라우드펀딩의 문을 두드리게 될 것이다. 크라우드펀딩이 ‘십시일반’ 정신을 바탕으로 온라인에서 빛을 발하는 우리나라 창업·중소기업의 밝은 미래를 비추는 튼튼한 기반으로서 제 역할을 다해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에 힘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건강한 부산을 위한 시민행동 프로젝트
많이 본 뉴스 RSS
  • 종합

  • 정치

  • 경제

  • 사회

  • 스포츠

부울경 국회의원에 듣는다
민홍철 국방위원회 민주당 간사
부울경 국회의원에 듣는다
이채익 행안위 한국당 간사
강동수의 세설사설 [전체보기]
‘한반도 비핵화’ 탈출로 찾아내야 할 평양 정상회담
어른들은 모르는 방탄소년단의 ‘방탄’세상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활력이 넘치는 교토의 특별한 비밀
부산에 누워 있는 에펠탑이 있습니다
기고 [전체보기]
리차드 위트컴 장군과 세계시민정신 /강석환
부산을 창업기업의 성공 요람으로 /강구현
기자수첩 [전체보기]
‘김지영 논란’ 유감 /이승륜
한국당 부산의원, 더 반성해야 /정옥재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생활 SOC: 천사도 디테일에 있다
한여름의 몽상: 부산의 다리들이 가리키는 ‘길’
김정현 칼럼 [전체보기]
‘미스터 션샤인’ 오해
통일 vs 평화공존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시, 독립투사 발굴 앞장서야 /유정환
사법부가 다시 서려면 /송진영
도청도설 [전체보기]
퓨마의 죽음
유기농의 퇴보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폭서(暴暑)와 피서(避暑)
작지만 매력 많은 동네책방
박무성 칼럼 [전체보기]
‘밥 한 공기 300원’의 미래
교육부가 만드는 ‘대학 살생부’
박창희 칼럼 [전체보기]
서부산 신도시, 누구를 위한 것인가
사설 [전체보기]
남북 첫 비핵화 방안 합의, 북미관계 푸는 열쇠로
부산시의 남북 교류협력 프로젝트 꼭 이뤄내기를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국민연금 개혁, 공론조사가 필요하다
지금 ‘복지국가 뉴딜’이 필요하다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미친 집값과 서울 황폐화론
포스트 노회찬, 정의당만의 몫일까
남해군청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