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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세이프가드에 호혜세까지…무역전쟁 대책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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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2-14 18:35:31
  •  |  본지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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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통상 압력이 너무 지나치다. 그는 지난 13일(현지시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재앙’으로 규정하며 “재협상을 통해 공정한 협정으로 바꾸거나 폐기하겠다”고 밝혔다. 그 전날에는 한국·중국·일본의 수출품에 대한 호혜세(reciprocal tax·보복성 관세) 도입 의사를 피력했다. 지난달 24일엔 한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제품에 긴급수입제한(세이프가드)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이은 무역 질서 교란행위로 우리나라가 큰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현재 우리의 대미 무역수지는 흑자이긴 하나 그 규모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달의 경우 흑자는 3억2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67%나 감소했다. 지난해에도 흑자가 미국과 FTA를 체결한 2012년 이후 처음으로 200억 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우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 압력을 상당 부분 받아들여 천연가스 수입을 늘리는 등 무역수지를 조절한 결과다. 하지만 미국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통상 압력의 강도를 계속 높여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는 대부분 국제 무역 규범을 훼손하는 것이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미국은 이미 2013년 한국산 세탁기에 대해 세이프가드를 발동한 바 있다. 당시 우리의 제소로 2016년 세계무역기구(WTO)에서 패소했다. WTO가 지난해 말까지 그 불법조치를 시정하라고 명령했는데도 미국은 따르지 않다가 이번에 오히려 20~50%의 세이프가드 관세 폭탄을 떠안긴 것이다. 이는 한국산 제품에 대해 원칙적으로 세이프가드를 적용하지 않기로 한 한미 FTA 규정을 어긴 행위다. 호혜세 역시 이처럼 FTA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현재 진행 중인 FTA 개정 협상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제 무역 질서를 어지럽히는 무법자나 다름없는 셈이다.

정부는 FTA 개정 협상에서 미국 측의 잘못을 분명히 따지고 시정을 요구해야 한다. 불응한다면 미국이 FTA 의 성과로 여기는 미국산 쇠고기에 보복 관세를 매기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FTA 개정 협상에서 우리가 쟁취해야 할 것은 이런 무너진 원칙을 바로세우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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