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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숫자를 좇지 마라 /김영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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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근무하는 디지털뉴스부의 일과는 신문사 편집국의 여느 부서와 좀 다르다. 다른 부서들은 출근 후 주요 일간지 기사를 꼼꼼히 읽으며 하루를 시작했다. 디지털뉴스부는 온라인 공간이 출입처다. 출근하면 가장 먼저 인터넷 주요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를 살핀다. 그리고 인터넷 각종 주요 커뮤니티, SNS 등의 동향을 완벽하게 파악한다.

모두 독자들이 무엇을 궁금해하는지 알기 위해서다. 과거와 달리 독자들이 무엇을 궁금해하는지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실시간 검색어라는 이름으로 순위까지 매겨져 바로 나타난다. 디지털뉴스부는 이 검색어를 토대로 그들이 원하는 것보다 더 많은 내용을 빠르게 취재하고 보도한다.

다른 회사의 기사도 빼먹지 않고 본다. 가끔 하나의 이슈가 화제가 되고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어떻게 이런 내용까지 파악했지’라는 감탄이 들게 하는 제목을 달고 나온 기사가 있다. 이런 기사는 열에 아홉은 ‘낚시 기사’다. 특별한 내용 없이 기사를 쓴다. 제목은 그 내용이 포함된 것처럼 포장해 독자들을 낚는다.

유명 연예인의 죽음, 스캔들, 대형 사건 사고 기사는 경쟁이 특히 심하다. 한 명이라도 더 많은 독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사생활이나 인격은 무시되기 일쑤다.

언론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팩트(사실)다. 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사실 확인조차 하지 않아 망신을 당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U-23 아시안컵에서 베트남 축구대표팀을 준우승으로 이끈 박항서 감독 기사가 대표적이다. 한 누리꾼이 박 감독이 훈련을 줄여달라는 선수들에게 “겨우 그 정도가 힘들면 축구선수 말고 다른 걸 해라”고 말했다는 ‘가짜 뉴스’를 만들었다. 수많은 언론이 사실 확인도 하지 않고 기사를 받아썼다.

온라인 공간을 24시간 유랑하는 디지털뉴스부에 최근 ‘부훈(部訓)’이 하나 만들어졌다. ‘숫자를 좇지 마라. 그저 쓸 뿐. 히팅(웹을 통해 기사를 읽은 독자 숫자)은 따라온다’.
인터넷 기사를 읽다 보면 대부분 언론의 ‘디지털 퍼스트’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숫자를 좇을 것을 강조한다. 그 과정에서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범람하고 언론 스스로가 ‘찌라시’를 만들고 ‘기레기’ 소리를 듣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숫자를 좇는 일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언론이라면 숫자보다 더 중요한 가치를 먼저 좇아야 하지 않을까. 수많은 언론이 ‘디지털 퍼스트’를 외치고 있다. ‘디지털 퍼스트’라는 것이 단순히 숫자만 좇는 것이 전부라면 언론의 미래는 참 절망적이겠다는 생각이 든다.

디지털뉴스부 kiyuro@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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