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광역시 승격 이후 울산시는 ‘태화강의 기적’을 바탕으로 울산을 ‘공해도시’에서 ‘글로벌 생태환경도시’로 변모시켰다.

광역시 승격 당시인 인구 100만의 산업도시 울산은 그야말로 전국적으로 알려진 ‘공해도시’였다. 울산의 젖줄인 태화강은 각종 오·폐수로 생명력을 잃었으며 자동차를 타고 지나가면 창문 열 수 없었고, 대기환경은 공단에서 내뿜는 악취로 숨쉬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나빴다. 그러나 20년 만에 인구 116만의 거대도시 울산시가 ‘글로벌 생태환경도시’로 바뀐 것이다.

	울산 태화강 전경. 국제신문 DB

이러한 울산광역시의 변모는 우선 분야별 환경지표가 보여주고 있다. 울산시가 광역시 승격 20년을 맞아 분야별 대표적인 환경지표를 분석한 결과 대기오염물질 중 아황산가스(SO2)와 일산화탄소(CO)의 농도는 1997년 대비 각각 63%(1997년 0.019PPM에서 2016년 0.007PPM), 44%(1997년 0.9PPM에서 2016년 0.5PPM)나 줄었다. 태화강 수질은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이 1997년 5등급(10PPM)에서 2016년에는 1등급(1.2PPM)으로 맑아졌다. 1인당 공원 조성면적은 1997년 1.09㎡ 이던 것이 1016년엔 11.09㎡로 11배 증가했다. 하수도보급률은 1997년 47.9%에서 2016년 99%로, 생활폐기물 재활용률도 1997년 28.6%에서 2016년 52.7%로 각각 2배 정도 늘어났다.

울산시는 대기환경 개선에 노력을 많이 기울여왔다. 1997년 아황산가스 농도와 일산화탄소의 농도는 각각 0.019PPM, 0.9PPM으로, 아황산가스는 환경기준인 0.02PPM을 겨우 만족할 만한 수준이었다. 이에 따라 울산시는 청정연료 사용, 기업체 자율환경관리협약 체결, 친환경자동차 보급 등 ‘대기질 개선 중장기종합대책’을 수립해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아황산가스와 일산화탄소의 농도를 크게 줄였다.

울산시가 ‘글로벌 생태환경도시’로 변모하게 된 것은 ‘태화강의 기적’을 바탕으로 한 ‘태화강의 성공스토리’에 있다. 태화강은 1997년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COD) 10PPM으로 물고기가 죽고 철새가 떠나갔으며 공업용수로도 사용하지 못하는 죽음의 강으로 전락한 상태였다. 울산시는 2005년 ‘태화강마스터플랜’을 수립해 하수관거 정비, 퇴적오니 준설, 수중·수변 정화사업 등 27개 사업에 6,584억 원을 투입하여 2016년 1.2PPM으로 태화강의 수질이 크게 개선되었다.

	울산 태화강 상공에서 펼쳐진 떼까마귀 군무. 연합뉴스

그 결과 태화강에는 그 동안 사라졌던 연어, 황어, 은어가 돌아오고 수달과 같은 천연기념물이 서식하는 등 생태환경도 조금씩 회복되었다. 1996년 각각 어류 32종, 조류 86종, 포유류 16종, 양서·파충류 22종에서 현재는 어류 73종, 조류 146종, 포유류 23종, 양서·파충류 30종 등 900여 종의 동·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 보고로 탈바꿈했다. 특히 지난 2003년 5마리에 불과하던 연어 회귀 개체수는 2014년 1827마리로 크게 늘어났으며 천연기념물인 수달도 지난 2006년 2마리에서 2010년 이후 10마리 이상 발견되고 있다고 한다.

생태환경이 서서히 회복되자 많은 시민들이 태화강을 찾기 시작했고, 시민들에게 보다 쾌적한 친수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울산시는 2010년 ‘태화강대공원’을 조성했고, 지금은 울산시민은 물론 전국에서 태화강의 대나무숲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글로벌 생태환경도시 울산’의 시동을 건 사업은 1997년부터 시작된 ‘푸른울산 가꾸기 식수운동’ 등 다양한 도시녹화사업이었다. 그 결과 공원녹지분야는 1인당 공원 조성 면적이 2016년 11.09㎡로 전국 7대도시 평균인 7.25㎡ 보다 1.5배 넓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울산시의 1인당 공원 조성 면적이 늘어난 것은 울산대공원이 조성된 데 힘입은 바 크다. 도심공원으로 부지면적이 110만평이 넘는 울산대공원은 2002년 4월에 문을 열었다. 이 공원은 울산시와 SK의 사회공헌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사업이다. 당시 울산시는 556억 원을 투자하여 울산시 남구 공업탑 로터리 주변 신정동과 옥동 일대 364만여 ㎡의 부지를 매입해 SK㈜에 제공했고, SK㈜는 1996년부터 2005년까지 10년 동안 총 1020억 원을 투자해 울산대공원 시설을 조성한 뒤 이를 울산시에 무상 기부한 것이다.

지난해 2월 10일 김기현 울산광역시장은 울산대공원에서 푸른울산21환경위원회 회원 등 시민환경단체 회원들을 초청해 ‘2017년 울산생태환경 정책 설명회’를 갖고 “대기, 수질, 폐기물에 대한 민관 환경거버넌스를 강화하는 한편 친환경생태도시 울산을 전국을 넘어 세계적으로 알리는 데 역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대공원 전경. 국제신문 DB

울산시는 비산먼지 특별점검, 노후경유차 조기폐차, 전기자동차 보급 확대 등 다양한 ‘비산먼지 저감 대책’과 ‘대기환경개선 실천계획’을 수립해 시행해왔다. 2018년 들어서는 ‘자동차 배출가스 저감’과 ‘전기자동차 보급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울산시는 지난 2월 1일부터 관내 노후 경유차량 1300대를 대상으로 ‘2018년 운행차 배출가스 저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총사업비 37억 원으로 중·소형차량 200대에 대해 매연저감장치를, 대형차량 100대에 대해서는 PM·NOx동시저감장치를 부착 및 지원하고, 조기 폐차도 1000대 지원하는 것이 이 사업의 골자이다. 매연저감장치와 PM·NOx동시저감장치 부착사업은 차량 머플러에 장치를 부착해 매연을 50~80% 이상 저감하는 사업으로, 시에 등록된 경유 자동차 중 총 중량이 2.5ｔ 이상이고 1999~2005년 등록된 차량을 대상으로 한다. 대상차량 소유자가 장치 제작사와 직접 계약을 하면, 장치 제작사에서 울산시에 승인신청을 하는 방법으로 진행된다. 울산시는 지난해에 이어 16억800만 원을 투입해 노후 경유차 1000대 조기폐차 지원사업도 진행하고 있는데 시에 2년 이상 등록된 경유 자동차 중 총 중량이 2.5ｔ 이상이고, 2005년 이전 등록된 차량을 사업 대상으로 한다는 것이다.

울산시는 또한 전기자동차 보급 확대를 위해 전기자동차 구매보조금을 지원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2018년 전기자동차 민간보급 사업 공모 계획’을 지난 1일 공고했다. 울산시의 전기자동차 올해 보급대수는 지난해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총 452대로 고속전기차 372대, 저속전기차 80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보조금 지원 규모는 고속전기차의 경우 국비는 차량성능에 따라 최소 706만 원부터 1200만 원까지 차등 지원되며, 시비는 500만 원이 지원된다. 저속전기차는 차종에 상관없이 국비 450만 원과 시비 250만 원이 지원된다고 한다. 또한 울산시는 전기자동차 급속충전기 설치비용 25억 원을 확보해 올해 상반기 20대, 하반기 30대 등 총 50대를 확대 설치할 계획이다. 현재 울산시내의 전기자동차 급속충전기는 공용 33대, 개인용 250대, 민간사업자 설치 1007대 등 총 1290대가 운영되고 있어 공용 충전기가 늘어나면 전기차 이용자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울산 태화강 십리대숲. 국제신문 DB

울산시는 또한 ‘물순환 선도도시 조성사업’을 실시하고 있는데 지난 2016년 2월 인구 10만 명 이상의 대도시를 대상으로 한 환경부의 사업 프로젝트으로 선정돼 힘을 얻게 됐다. 물순환 선도도시 조성사업은 대도시의 경우 아스팔트, 콘크리트와 같은 불투수층이 늘어남에 따라 빗물이 땅속으로 침투하지 못해 가뭄, 홍수, 지하수 고갈, 하천 건천화, 수질오염 등 많은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울산시는 올해 물순환 선도도시 조성 기본계획 수립, 물순환 회복조례 제정, 저영향개발 시범사업 시행, 비점오염원 관리지역 지정 등 4가지 과제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국내 최대의 국가산업단지와 도시화로 인한 비점오염원의 증가에 따른 수질오염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비점오염원 관리지역’을 지정할 계획이라고 한다.

울산시는 행정과 시민, 기업이 거버넌스를 통해 ‘잿빛도시’를 ‘글로벌 녹색도시’로 도시의 색깔을 바꾸는 기적을 만들어내고 있다. 김해창 경성대 환경공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