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공정거래사무소에 신고가 많다. 공정거래 지방사무소는 대구 광주 대전 서울에 마련되어 있는데 서울 제외하고, 부산 사무소에 접수되는 사건이 많아서 직원들이 힘들어한다는 후문이다. 그것은 결국 부산지역에서 기업들 간에 공정거래 분쟁이 많다는 의미이다. 한 도시에서 고소 고발을 하는 모양이 좋을 리 없다.

이번 정부에서 일을 가장 많이 하는 부처라는 공정거래위원회는 작년도 업무추진 실적과 금년도 업무보고를 지난주에 했다. 불공정한 하도급 거래의 혐의를 포착하고 중소기업의 애로사항 파악을 위해 10만 개의 서면조사를 했다. 더불어 자동차업종, 의약품제조업, 전자업종, 소프트웨어 제작위탁 분야, 기계업종 등을 대상으로 대금 미지급 및 4대 불공정행위(부당 단가인하, 기술유용 등) 등에 대하여 현장조사를 했다. 올해 상반기 중 몇몇 대기업에 대하여 엄격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한다.

작년에 제도개선 분야에서 하도급 대금의 대물변제 원칙적 금지, 기업의 임직원도 신고포상금 지급대상에 포함하여 앞으로 불공정하도급에 대한 신고가 활성화될 전망이다. ‘하도급 거래 공정화 종합대책’을 발표했는데,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중소기업의 부담 경감을 위해 노무비 변동을 납품단가 조정 대상에 포함하고, 중소기업의 경영 활동을 간섭하는 전속거래 구속행위를 금지했다. 보복 조치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그리고 전시·행사 분야 광고업 등 8개 업종의 계약서를 현실에 맞게 개정했다. 부산지역 기업들은 거래를 할 때 공정거래위원회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표준계약서를 내려받아 사용하면 좋다. 모든 거래의 분쟁은 계약서에서 시작하는데 공정위에서 추천하는 계약서를 사용해야 뒤탈이 없다.

지난 9월에 기술유용 행위 근절을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기술유용 사건 전담 태스크포스 신설, 집중감시업종 선정 및 직권조사 실시, 3배 손해배상제도를 현재 3배 이내에서 3배로 특정했다. 더불어 기술자료 유출은 무조건 금지했다. 앞으로는 ‘유출’만으로도 위법행위가 된다. 기술자료는 도면 등의 자료뿐만 아니라 경영정보 요구도 포함된다. 특히 하도급법 위반 시 조사는 3년이 소멸시효이나 기술유용 분야의 시효는 7년으로 연장했다. 이번 정부에서 가장 엄격하게 조치하는 것이 기술유용 및 탈취행위이다.

유통 분야의 법 집행을 강화하고 있는 바 유통업법 위반행위에 대해서도 3배 손해배상제를 도입했다. 이것은 유통업체에 납품하다가 손해를 봤고 그것이 유통업법 위반이 되면 3배까지 손해를 배상하라는 민사소송을 제기하면 판사는 3배까지 손해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릴 수 있다. 앞으로 이 제도를 잘 활용해서 거래를 종료할 때 한몫 챙기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다.

무엇보다도 올해에 큰 변화는 부산시 등 지자체도 조사 및 처분권을 일부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즉 부산시청이나 구청에서도 공정거래법 위반을 조사하게 한다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접수되는 신고 건수가 너무 많아서 이제는 지자체와 협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더불어 전속고발제가 폐지된다. 대리점사업, 가맹, 유통업법 분야에서 전속고발제가 폐지된다. 이것은 업계에 큰 파문을 몰고 올 것이다. 전속고발제란 공정거래법 위반을 하면 현재는 공정거래위원회만 고발할 수 있다는 제도이다. 이것을 폐지하면 어떻게 되는가? 이제는 협력사, 가맹점주, 납품업체, 시민단체 등이 검찰에 거래 상대방에 대하여 고발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사장은 맨날 경찰서에 조사받으려 다닐 수 있다. 특히 전속고발제 폐지는 가맹사업 분야에서 영향을 많이 받을 것이다. 이제 프랜차이즈 사업을 함부로 할 수 없다. 아마 가맹점주는 여러 가지 이유로 가맹 본사를 고발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가맹사업이 시작하기도 쉽지만 망하기도 쉽다. 이제는 프랜차이즈 사업을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작년에만 무려 1100여 개의 가맹브랜드가 폐지되었는데 올해부터 이렇게 하다가는 가맹 본사 사장은 맨날 경찰에서 조사받으러 다닐 것이다.

이처럼 2018년은 공정거래 리스크가 가장 큰 해이다. 부산지역에서 서로 고발을 하는 불미스러운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 공정거래법을 공부할 필요성이 있다. 사업자뿐만 아니라 법을 집행하는 시청이나 구청의 공무원들도 공정거래법을 공부해서 법 집행을 할 준비를 해야 한다.

공정거래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