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하키는 동계올림픽의 꽃이라 불린다. 속도감 있는 스케이팅과 격렬한 몸싸움이 주는 매력이 크다. 폐회식 직전 ‘피날레 게임’으로 편성되는 이유다.

얼음판 위에서 6명으로 구성된 두 팀이 고무 퍽을 쳐서 상대팀 골에 넣는 아이스하키의 종주국은 캐나다. 1875년 몬트리올 맥길대학 학생들이 빙판이 된 강에서 경기한 것이 최초로 알려졌다. 1908년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이 출범했고, 1924년 프랑스 샤모니에서 열린 제1회 동계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우리나라 아이스하키의 역사는 1928년 1월 일본의 도쿄제국대학 아이스하키팀이 열었다. 만주에서 경기를 마치고 일본으로 돌아가다 서울에 들러 첫 시범경기를 했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아이스하키는 뉴스의 화수분이다. 세계 최고 선수들이 속한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가 불참을 선언하면서 한 차례 홍역을 치렀다. 리그 중단 불가와 선수 부상 우려 등 이유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의 갈등이 겹친 결과로 평창엔 큰 악재였다. 오죽했으면 ‘단팥 없는 찐빵’이란 말이 나왔을까.

이를 덮는 메가톤급 뉴스가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외신이 ‘올림픽에서 두 나라가 단일팀을 구성한 첫 사례’라고 의미를 부여한 역사적인 합의다. 우리 대표 선수들이 겪을 불이익을 걱정하며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까지 깎아내렸으나 평화 올림픽의 상징임이 분명하다.

그제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새러 머리 감독이 말문을 열었다.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북한 선수들을 어떻게 가르칠 것이냐가 아니라 단일팀의 결속을 어떻게 높이느냐였다.” 20분씩 3피리어드 60분인 경기 시간 내내 조직력과 팀워크가 무엇보다 중요한 아이스하키다. 머리 감독 머리가 아플 수밖에.

머리 감독 고국인 캐나다엔 ‘테디베어 토스’라는 아름다운 전통이 있다. 홈팀이 첫 골을 넣으면 곰 인형을 경기장 안으로 던지는 자선행사다. 이렇게 모인 곰 인형은 복지기관 등의 어린이들에게 선물로 전해준다. 세계 랭킹 22위인 여자 대표팀은 다음 달 10일 스위스(6위), 12일 스웨덴(5위), 14일 일본(7위)과 예선 경기를 치른다. 우리 대표팀이 첫 골을 넣을 때 평창 마스코트인 ‘수호랑’ 인형으로 화답하는 이벤트는 어떨까. ‘수호랑 토스’가 빙판 위에서 이룬 작은 통일의 징표가 되길 기대한다.

정상도 논설위원 jsd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