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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건 칼럼] 원도심 통합 논의 이제부터다

서 시장 1년 전 통합카드, 방향 옳지만 시기가 늦어

올 지방선거 출마 후보, 청사진 내고 본격 논의…임기 초부터 적극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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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9월 경남 창원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안상수 창원시장이 난데없는 날달걀 세례를 받은 일이 있었다. 진해 출신 시의원이 갑자기 앞으로 달려들며 안 시장을 향해 날달걀 2개를 투척한 것이다. 이유는 당시 프로야구 엔씨(NC) 다이노스 구단의 전용구장 후보지 선정에 대한 불만 때문이었다. 안 시장이 전용구장 후보지를 진해구 경화동 옛 육군대학 터에서 마산회원구 마산종합운동장으로 변경하겠다고 발표한 게 화근이었다. 날달걀은 진해구에 전용구장이 들어설 것으로 철석같이 믿었다 배신당한 진해 지역의 민심이었던 셈이다.

이 사건은 표면적으로는 전용구장 후보지 선정 때문에 불거졌다. 하지만 뿌리를 거슬러가면 2010년 7월 통합 창원시가 정부의 무리한 주도로 출범하면서부터 잉태된 씨앗이다. 통합 이후에도 시청 소재지를 둘러싸고 세 지역의 갈등은 여전했고 결국 2013년에야 통합 시청사를 창원에 두기로 확정했다. 이 과정에서 창원과 진해 지역 시의원들이 힘을 합쳤고, 그 결과 전용구장 위치도 진해 옛 육군대학 터로 결정됐다. 그랬던 1년 전 야구장 후보지 결정이 갑자기 뒤집혔으니 진해 민심이 폭발할 만도 했다.

4년 전 일이지만 8년이 지난 지금도 옛 마산·창원·진해 세 지역 행정구역 통합 후유증은 완전히 가시지 않았다. 통합 효과에 대한 부정적 평가도 없지 않다. 마산과 진해의 상대적 소외감은 여전하고 창원 또한 맹목적인 희생만 강요받는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며 불만이다. 세 지역의 동반 성장과 시너지 효과를 평가하기엔 아직 이른 게 사실이다. 하지만 주민 의사와 관계 없이 정부 주도로 장밋빛 전망만 제시한 행정구역 통합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보여주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지난 1년 가까이 부산도 행정구역 통합이 이슈가 됐다. 지난해 3월 서병수 시장이 올해 7월 출범을 목표로 중·동·서·영도 등 원도심 4개 구 통합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부터다. 명분은 충분했다. 날로 쇠락해가고 재정자립도도 낮은 원도심 발전을 위한 통합의 필요성은 오래전부터 제기돼 온 터다. 중·서·영도구 구청장이 모두 3선이어서 이번만큼 적절한 시기도 없었다. 하지만 중구의 반대로 부산시는 올 7월 통합 계획을 결국 보류했다. 그 대신 4개 구청장과 오는 2022년 7월 통합구 출범에 합의했다고 공동 기자회견을 열면서 그간의 논란은 일단락됐다.

부산 원도시 통합을 두고도 찬반 양론이 있긴 하다. 그러나 통합 창원시의 사례 등에서 드러난 행정구역 통합의 부정적 측면만 부각해 볼 일은 아니다. 거대 3개 시를 합치는 것과 낙후된 원도심 4개 구를 한 데 묶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게다가 부산 원도심 4개 구 정체성은 통합 창원시 3개 시의 그것처럼 뚜렷이 구별되는 것도 아니다. 지방의회의 이해관계 등 일부 요인만 아니면 갈등 요소가 그만큼 적다는 이야기다. 창원시 등 여지껏 추진된 거대 지자체 통합 사례와는 달리 성공 가능성이 매우 큰 것이다.
그런 점에서 서 시장이 원도심 통합에 주도적으로 나선 것은 옳았다. 원도심 4개 구가 자체적으로 통합을 추진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만큼 적절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시기였다. 중구의 거센 반대를 예상하지 못했다지만 1년여 만에 성공할 수 있으리라고 판단했다면 그건 오산이다. 아무리 당위성과 기대효과가 크다 하더라도 반대 여론 또한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여론을 설득하는 데 1년의 시간은 너무 짧았다. 그럼에도 속도전을 펼친 서 시장을 두고 일각에서 재선을 대비한 선거용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차라리 서 시장이 임기 초 원도심 통합 카드를 꺼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크다. 시기적으로 논의 시간이 충분한 만큼 성공 가능성이 훨씬 컸기 때문이다. 임기 후반 느닷없이 통합 방침을 내놓고 지나치게 밀어붙였으니 성공은커녕 불필요한 논란만 자초한 셈이다.

어쨌든 서 시장은 2022년 7월 통합구 출범 계획을 공식 천명했다. 재선을 준비하는 시점에서 원도심 통합을 자신의 공약으로 분명히 밝힌 것이다. 4명 구청장과의 공동합의문의 구속력이 의심되긴 하지만 재선에 성공한다면 서 시장 자신만큼은 확고한 의지를 갖고 원도심 통합에 적극 나서리라 믿는다.

비록 이번에 성사시키지는 못했지만 원도심 통합 논의는 이제부터 본격 시작이다. 서 시장이 공을 먼저 던진 만큼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할 다른 시장 후보 역시 이에 대한 청사진을 분명히 밝혀 시민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누가 당선되든 임기 초부터 주민을 설득하고 공론화하는 등 통합 작업에 나서는 게 옳다. 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주민이 배제된, 관 주도 통합의 후유증을 앓는 통합 창원시의 전철을 밟을 수는 없지 않은가.

논설실장 jj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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