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장재건 칼럼] 원도심 통합 논의 이제부터다

서 시장 1년 전 통합카드, 방향 옳지만 시기가 늦어

올 지방선거 출마 후보, 청사진 내고 본격 논의…임기 초부터 적극 나서야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2014년 9월 경남 창원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안상수 창원시장이 난데없는 날달걀 세례를 받은 일이 있었다. 진해 출신 시의원이 갑자기 앞으로 달려들며 안 시장을 향해 날달걀 2개를 투척한 것이다. 이유는 당시 프로야구 엔씨(NC) 다이노스 구단의 전용구장 후보지 선정에 대한 불만 때문이었다. 안 시장이 전용구장 후보지를 진해구 경화동 옛 육군대학 터에서 마산회원구 마산종합운동장으로 변경하겠다고 발표한 게 화근이었다. 날달걀은 진해구에 전용구장이 들어설 것으로 철석같이 믿었다 배신당한 진해 지역의 민심이었던 셈이다.

이 사건은 표면적으로는 전용구장 후보지 선정 때문에 불거졌다. 하지만 뿌리를 거슬러가면 2010년 7월 통합 창원시가 정부의 무리한 주도로 출범하면서부터 잉태된 씨앗이다. 통합 이후에도 시청 소재지를 둘러싸고 세 지역의 갈등은 여전했고 결국 2013년에야 통합 시청사를 창원에 두기로 확정했다. 이 과정에서 창원과 진해 지역 시의원들이 힘을 합쳤고, 그 결과 전용구장 위치도 진해 옛 육군대학 터로 결정됐다. 그랬던 1년 전 야구장 후보지 결정이 갑자기 뒤집혔으니 진해 민심이 폭발할 만도 했다.

4년 전 일이지만 8년이 지난 지금도 옛 마산·창원·진해 세 지역 행정구역 통합 후유증은 완전히 가시지 않았다. 통합 효과에 대한 부정적 평가도 없지 않다. 마산과 진해의 상대적 소외감은 여전하고 창원 또한 맹목적인 희생만 강요받는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며 불만이다. 세 지역의 동반 성장과 시너지 효과를 평가하기엔 아직 이른 게 사실이다. 하지만 주민 의사와 관계 없이 정부 주도로 장밋빛 전망만 제시한 행정구역 통합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보여주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지난 1년 가까이 부산도 행정구역 통합이 이슈가 됐다. 지난해 3월 서병수 시장이 올해 7월 출범을 목표로 중·동·서·영도 등 원도심 4개 구 통합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부터다. 명분은 충분했다. 날로 쇠락해가고 재정자립도도 낮은 원도심 발전을 위한 통합의 필요성은 오래전부터 제기돼 온 터다. 중·서·영도구 구청장이 모두 3선이어서 이번만큼 적절한 시기도 없었다. 하지만 중구의 반대로 부산시는 올 7월 통합 계획을 결국 보류했다. 그 대신 4개 구청장과 오는 2022년 7월 통합구 출범에 합의했다고 공동 기자회견을 열면서 그간의 논란은 일단락됐다.

부산 원도시 통합을 두고도 찬반 양론이 있긴 하다. 그러나 통합 창원시의 사례 등에서 드러난 행정구역 통합의 부정적 측면만 부각해 볼 일은 아니다. 거대 3개 시를 합치는 것과 낙후된 원도심 4개 구를 한 데 묶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게다가 부산 원도심 4개 구 정체성은 통합 창원시 3개 시의 그것처럼 뚜렷이 구별되는 것도 아니다. 지방의회의 이해관계 등 일부 요인만 아니면 갈등 요소가 그만큼 적다는 이야기다. 창원시 등 여지껏 추진된 거대 지자체 통합 사례와는 달리 성공 가능성이 매우 큰 것이다.
그런 점에서 서 시장이 원도심 통합에 주도적으로 나선 것은 옳았다. 원도심 4개 구가 자체적으로 통합을 추진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만큼 적절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시기였다. 중구의 거센 반대를 예상하지 못했다지만 1년여 만에 성공할 수 있으리라고 판단했다면 그건 오산이다. 아무리 당위성과 기대효과가 크다 하더라도 반대 여론 또한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여론을 설득하는 데 1년의 시간은 너무 짧았다. 그럼에도 속도전을 펼친 서 시장을 두고 일각에서 재선을 대비한 선거용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차라리 서 시장이 임기 초 원도심 통합 카드를 꺼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크다. 시기적으로 논의 시간이 충분한 만큼 성공 가능성이 훨씬 컸기 때문이다. 임기 후반 느닷없이 통합 방침을 내놓고 지나치게 밀어붙였으니 성공은커녕 불필요한 논란만 자초한 셈이다.

어쨌든 서 시장은 2022년 7월 통합구 출범 계획을 공식 천명했다. 재선을 준비하는 시점에서 원도심 통합을 자신의 공약으로 분명히 밝힌 것이다. 4명 구청장과의 공동합의문의 구속력이 의심되긴 하지만 재선에 성공한다면 서 시장 자신만큼은 확고한 의지를 갖고 원도심 통합에 적극 나서리라 믿는다.

비록 이번에 성사시키지는 못했지만 원도심 통합 논의는 이제부터 본격 시작이다. 서 시장이 공을 먼저 던진 만큼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할 다른 시장 후보 역시 이에 대한 청사진을 분명히 밝혀 시민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누가 당선되든 임기 초부터 주민을 설득하고 공론화하는 등 통합 작업에 나서는 게 옳다. 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주민이 배제된, 관 주도 통합의 후유증을 앓는 통합 창원시의 전철을 밟을 수는 없지 않은가.

논설실장 jjk@kookje.co.kr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많이 본 뉴스RSS

  1. 1초유의 교사 17명 성폭력 의혹 수사…경찰도 학교도 ‘멘붕’
  2. 2근교산&그너머 <1117> 일본 미야기올레 오쿠마쓰시마 코스
  3. 3연말 문 연다던 수영경찰서 첫삽도 못 떠
  4. 4 ‘버닝썬 게이트’ 후폭풍…기획사들 소속 연예인 단속령
  5. 5서병수, 동남권 관문공항 추진에 쓴소리
  6. 6라돈검출 자재 전면 교체 약속해놓고 미적미적
  7. 7패스트트랙 열쇠 쥔 바른미래당 내홍 격화…분당설 고조
  8. 8[조황] 목포 도다리 낚시 호황에 꾼들 싱글벙글
  9. 9일본 고찰 노송숲 절경…해산물 넘쳐나 ‘에도의 부엌’ 불려
  10. 10화재 때 완강기 사용법 배워요
  1. 1홍문종 “박근혜 탄핵될 이유 없었다… 자유한국당이 관심 가져야”
  2. 2기장군 조기 총선 분위기 후끈…군수 사퇴설·자전거 투어·정책 콘서트
  3. 3민방위훈련, 오늘(20일) 오후 2시부터 전국 화재 대피 훈련
  4. 4말레이서 인니어로 인사한 문 대통령 외교 결례 논란에 靑 "청와대 내에는 전문가가 없어서..."
  5. 5하단1동, 「주민자치위원 역량강화 특강」개최
  6. 6김해시의원, 도심 주차난 해소 대책 제시
  7. 7서병수, 동남권 관문공항 추진에 쓴소리
  8. 8패스트트랙 열쇠 쥔 바른미래당 내홍 격화…분당설 고조
  9. 9헌법재판관 후보에 문형배·이미선…부산 법조계 ‘겹경사’
  10. 102035년까지 화물차 → 수소차 교체
  1. 1옛 보림극장 자리에 아파트 건립
  2. 2전국 스타트업 모여 ‘부산 미래 먹거리’ 찾는다
  3. 3롯데면세점, 부산 청년 관광기업 육성 5억 기부
  4. 4결혼 점점 안 하는 부산
  5. 5김치 담그는 마트, 안경 만드는 백화점…PB시장의 진화
  6. 6홈플러스서 영국 신상품 와인 5종 1만~3만 원대
  7. 7‘여름면’ 전쟁 벌써 뜨겁다
  8. 8금융·증시 동향
  9. 9주가지수- 2019년 3월 20일
  10. 10맹견에 물려 사망땐 주인 최고 징역 3년
  1. 1왕종명, 실명 요구 논란에.. 이상호 기자 “자신이 취재해서 밝힐 일” 비판
  2. 2지팡이 짚고 시위, 나이 87세 백기완 누구? 원래 꿈은 축구선수, 1987·1992 대선 출마
  3. 3기각 뜻과 기준은? … 이문호 구속영장 기각 “수사 태도·피의 사실 다툼 여지”
  4. 420일 전국날씨… 미세먼지 ‘나쁨’ 오후 들어 전국에 비소식
  5. 5버닝썬 애나 “손님들이 마약 가져와 했다”…정밀검사 결과는 엑스터시·케타민
  6. 6황혼이혼 급증, 20년 이상 살고 이혼하는 비율 33.4% 가장 높아
  7. 7영남·충청 모텔 투숙객 1600여 명 '몰카' 찍혔다…인터넷에 생중계
  8. 8'손혜원 부친 유공자 선정 의혹' 국가보훈처 압수수색
  9. 9“포항지진, 자연발생 아닌 지열발전에 의한 것” 해외조사위원회 발표
  10. 10차 사고로 다친 동승자 놔둔 채 사라진 20대, 음주운전 의심
  1. 1임은수 종아리 미국 머라이어 벨에게 가격 당했나
  2. 2손흥민 17억대 라페라리소유, 네티즌 반응 엇갈려
  3. 3전준우 결승타...롯데 시범경기 최종전 4-3 승
  4. 4다저스 개막전 선발은 힐과 류현진 '2파전' 양상
  5. 5아이파크, 헝가리 공격수 노보트니 영입
  6. 6롯데자이언츠 26일부터 '배지데이' 이벤트
  7. 7프로야구 3강 구도…롯데 통쾌한 반란 꿈꾼다
  8. 8대타 전준우 결승타, 사자 추격 뿌리치다
  9. 9다저스 개막전 선발, 힐·류현진 ‘2파전’ 양상
  10. 10아이파크, 헝가리 공격수 노보트니 영입
부산정치인의 말말말
부산정치인의 말말말-오거돈 부산시장
부산정치인의 말말말
부산정치인의 말말말-박인영 부산시의회 의장
강동수의 세설사설 [전체보기]
새해 개천에서 용이 나려면
1919년 그리고 100년, ‘잡화엄식(雜華嚴飾)’을 꿈꾼다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삼일정신을 다시 바라보다
농업이 도시로 들어오고 있다
기고 [전체보기]
기후변화 대응 그리고 미래 /김종석
부산, 글로벌 금융도시 향한 담대한 도전 /유재수
기자수첩 [전체보기]
돌아오지 않는 유커 /민경진
의심하고 또 의심하라 /배지열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정치의 봄은 언제 올 것인가
‘반려동물’ 수난 시대
김정현 칼럼 [전체보기]
기꺼이 불효를 저질렀습니다
삶의 존엄, 죽음의 존엄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말모이와 국악
국악 선입견과 마주하기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르노삼성 사태에 뒷짐 진 정부 /이석주
‘시민명령 1호’의 민낯 /송진영
도청도설 [전체보기]
공인구 교체
닥터 헬기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자기 표현의 기술
신춘문예 당선 소감을 읽으며
박무성 칼럼 [전체보기]
국민의 눈높이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일본 가와시마두부점의 소쿠리두부
베트남 향수 달랜 ‘느억맘 김치찌개’
사설 [전체보기]
지열발전 연관 드러난 포항 지진, 후속조치 만전을
석연찮은 오페라하우스 기부채납 바로잡아야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노동자 건강과 생명보다 중한 건 없다
생계급여 수급 노인과 ‘줬다 뺏는 기초연금’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황제의 이중 초상
기절을 부르는 비너스
이홍 칼럼 [전체보기]
먹방, 우리 사회의 슬픈 자화상
개념도 정리 안 된 ‘4차 산업혁명’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네 탓 싸움에 더 숨막히는 미세먼지
삐걱거리는 부울경 상생
제언 [전체보기]
광안대교, 해양안전 감시시스템 구축을 /이윤석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연둣빛 봄날에
봄이 오는 길목에서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스파클링와인, 우연히 만들어진 명품
최고의 와인은 내 곁에 있다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아름다운 기증 ‘불이선란’
단발령에서 바라본 금강산
  • 2019 다이아모든브리지 걷기축제
  • 낙동강수필공모전
  • 2019부산하프마라톤대회
  • 어린이경제아카데미
  • 유콘서트
  • 어린이극지해양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