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의 반란’ ‘부산시교육청 청렴도, 3년 만에 꼴찌에서 1위로’ ‘자랑할 만한 1등상’ ‘부산시교육청, 청렴도 1위로 환골탈태’….

최근 국민권익위원회 주관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 결과 발표 뒤 주요 언론이 보도한 기사의 제목이다. 언론이 조명한 바와 같이, 부산교육은 ‘유쾌한 반란’을 일으켰다. 그리고 부산교육 가족 모두가 환호했다. 부산의 유·초·중등 교육을 책임진 필자도 기쁨을 함께했다. 한마음으로 노력하여 구겨진 부산 교육의 자존심을 회복했기 때문이다. 함께 기뻐하고 서로를 격려하는 아름다운 모습이 참으로 보기 좋았다.

되돌아보면, 그동안 ‘낮은 청렴도’는 부산교육의 아킬레스건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년 전 청렴도가 바닥권으로 곤두박질치자 시민 반응은 상당히 냉소적이었다. 그래서 필자가 2014년 지방선거 때 출사표를 던지면서 약속한 가장 중요한 공약 중 하나가 ‘청렴도 1위’였다. 최상위권 도약이 아니라 1위라고 못 박았다. 그렇기 때문에 상당수 사람은 목표 달성을 기대하지 않는 눈치였다. 반신반의했던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해냈다. 2014년 16위에서 2015년 7위, 2016년 5위로 상승했다. 이어 올해 전국에서 가장 청렴한 교육청으로 선정됐다.

글로벌시대의 청렴은 국가경쟁력이다. 부패는 공정성을 잃게 하고, 경쟁력을 약화시킨다. 반면, 사회 각 부문의 투명하고 깨끗함은 최고의 무기이다. 특히 교육 영역에서의 청렴은 그 어떤 덕목보다도 소중하다. 우리가 주목할 지점은 청렴의 개념이 진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단순한 깨끗함을 넘어 교육 수요자들의 만족도 제고가 청렴의 주요 지렛대가 됨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교육 수요자에 대한 친절도 향상, 열린 교육, 서비스행정 구현, 교육 과정 내실화 등이 어우러져야만 한다.

그리고 청렴은 교육현장에서 구성원들 간의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촉매가 된다. 신뢰는 교육정책에 대한 진정한 공감을 촉진하고, 나아가 소통과 참여를 확산시킨다. 청렴이 뒷받침되지 않는 교육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그렇기 때문에 부산시교육청은 지난 3년여 동안 청렴도 향상에 ‘올인’했던 것이다. 외부 이해관계 그룹과의 관계에서 투명성과 공정성을 가늠하는 외부청렴도 향상, 조직문화 혁신과 부패방지 제도 강화, 인사와 예산 집행의 투명성 제고 등을 위해 동분서주했다. 부패 인식과 경험을 추적하는 정책고객 평가 분야에서도 최상의 결과를 얻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경주했다. 이처럼 부산교육 가족의 노력과 시민들의 뜨거운 성원이 수직 상승의 밑거름이 되었다. 교육청과 교육현장이 한마음으로 뛰었고, 노와 사가 따로 없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각급 학교 관리자와 교직원들은 물론 학부모와 학생, 시민사회, 각계 시민들이 함께 어우러졌던 점이 돋보인다. ‘시민·학부모와 함께하는 열린 감사관제’, 시민단체와 교육공동체가 함께 참여하는 ‘범시민 참여 청렴 추진기획단’ 등을 운영했다. 나아가 청렴 의식 제고를 위해 소통·공감 마당, 청렴 워크숍 등을 꾸준히 개최했다. 우직하게 한 우물을 파는 사람이 큰 성과를 거둠을 일컫는 고사성어인 우공이산(愚公移山)의 자세로 뚜벅뚜벅 걸어온 모든 사람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이제 우리 교육은 획일적인 교육에서 벗어나서 아이들 각자가 지닌 꿈과 끼를 신장시켜 주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다양한 소질과 적성을 지닌 아이들을 교육하기 위해서는 학교만의 힘으로는 부족하다. 학교가 담장을 낮추고 학교 밖의 교육적 자원을 학교 안으로 끌어들여야 할 것이다. 부산시교육청이 추진하고 있는 핵심 정책은 물론 ‘다행복 교육지구 사업’이나 ‘마을교육공동체 사업’ 등 주요 사업 역시 학부모는 물론 많은 시민의 공감과 참여가 뒷받침되어야 좋은 결실을 거둘 수 있다. 만약, 교육현장이 깨끗하지 못하면 외부의 교육적 자원을 흡입하는 데 적지 않은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부산교육공동체는 청렴 문화 정착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자 한다.

교육공동체 구성원 간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오랜 기간에 걸친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신뢰가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교육이 깨끗하지 못하면 신뢰는 하루아침에 사라진다. 부산시교육청이 쌓아 올린 ‘청렴도 1위’란 신뢰의 탑이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이렇게 될 때, 부산교육이 4차 산업혁명시대에 걸맞게 미래 교육을 견인하고 창의적인 인재를 길러낼 것으로 믿는다.

부산시교육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