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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칼럼] 부산 메가시티의 성공 요건 /구시영

지역 간 협력 연계 없는 초광역도시 계획 공허, 다양한 방식 제도 이룬 프랑스 사례 참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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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의 선진국으로 프랑스가 꼽힌다. 우리나라처럼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각했던 프랑스는 1960년대 초부터 다양한 인구 분산정책으로 큰 효과를 봤다. 거기에다 1981년 대선에서 미테랑 대통령이 당선된 후 지방분권화가 급물살을 탔다. 선거공약인 지방분권을 위해 발벗고 나선 영향이다. 그렇게 제정된 지방분권 관련 법률만도 1990년대까지 40개에 이르렀다.

프랑스 사례는 우리에게 타산지석이다. 얼마 전 ‘지방분권형 국가 만들기’를 읽으며 새삼 느꼈다. 14년 전 참여정부의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가 펴낸 이 저서에는 프랑스의 지방분권화 과정이 상세히 나와 있다. 그 중에서 눈길을 끈 대목은 지방자치단체 간 협력이다. 프랑스의 지방분권과 자치가 뿌리 내리고 꽃을 피운 바탕에는 지역 간 다양한 협력과 연계, 나아가 광역행정 발달이란 요소가 있었다는 이야기다.

문재인 정부 들어 지방분권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는 우리로서는 프랑스의 이런 모습이 시사하는 바 크다. 하지만 부산 울산 경남의 동남권에서는 자치단체 간 협력이 미미하고, 과거보다 오히려 퇴보한 느낌이다. 상생 발전과 광역경제권 구축 차원에서 이런저런 공동사업이 추진되다 결국 흐지부지됐고, 동남권광역교통본부의 경우 1년도 안 돼 해체되고 말았다. 행정협의회 또한 유명무실한 지경이다.

‘부울경’과 달리 국내 다른 권역에서는 지역 간 협력의 움직임이 눈에 많이 띈다. 울산·경주·포항 3개 시도 그 중 하나다. 같은 문화권으로 산업 연계성이 강한 이들은 일명 ‘해오름동맹’으로 뭉쳤다. 구체적으로 24개 공동사업을 진행 중이다. 포항의 지진 피해에 울산이 지원의 손길을 내민 건 그 일환이다. 대구·광주시의 ‘달빛동맹’도 있다. 영호남의 두 지역은 조례에 따라 협력분야를 전방위로 넓히고, 상호 내륙철도 건설에도 나섰다.

이런 가운데 부산시가 지난주 ‘2030 부산도시기본계획’을 내놨다. 경남 김해·양산·창원과 울산을 아우르는 인구 1000만 명의 동남권 초광역중심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야심찬 계획이다. 교통망 확충으로 반나절 생활권을 만들겠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물론 중장기 청사진이지만, 지금처럼 지역 간 협력의 토대가 부실하고 광역행정도 제대로 안 되는 상태에서는 공허한 말로 들린다. 교통망과 생활권역이 넓어질수록 주민들의 편의와 욕구에 맞는 광역행정서비스가 절실한데 그렇지 않아서다. 비유하자면, 중앙집권체제는 중앙-지방의 수직적 관계이고 분권체제는 지역 간 수평적 협력이 핵심이다. 자원과 재원이 한정된 지자체로서는 환경 교통 문화 관광 등 다방면에서 협력과 공동체를 이루는 게 지방분권의 요체라는 뜻이다.
부울경 협력이 쉽지 않다면, 우선 범위를 좁혀 김해-부산-양산의 삼각주 동맹에 역점을 두는 건 어떤가. 같은 생활권으로 경제활동이 밀접하다는 점에서다. 게다가 도시철도 양산선이 오는 2022년 개통되고, 부산외곽순환도로까지 뚫리면 훨씬 더 가까워진다. 사실, 부산의 줄어든 인구 중 대다수는 김해·양산 지역으로 옮겼다. 그 덕에 김해시는 50만, 양산시는 30만 명이 넘는 도시가 됐다. 동남권 인구 중 ‘부김양’ 비중이 60%에 육박하니 협력의 필요성과 당위성은 갈수록 더 높아질 터이다.

그간 동남권 상생 발전과 관련한 얘기는 수없이 제기돼 왔다. 그러나 실질적 성과와는 거리가 멀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시장·도지사의 성향이나 정치적 이해관계 또는 감정에 따라 좌우된 측면이 많았던 까닭이다. 이제는 그럴 게 아니라, 프랑스의 대도시권공동체, 코뮌(기초지차체)공동체 같이 다양한 지역 협력의 틀을 제도로 만드는 게 올바르지 않나 싶다. 단체장이 누가 되어도 유지될 수 있도록 말이다. 외국 사례도 있다. 미국의 지방정부 간 협력법, 일본의 광역연합제 등이 그것이다. 향후 동남권 대통합이든 특별자치도이든 그런 바탕이 있어야 가능하지 않겠나.

지방분권 개헌에 대한 열망이 높은데, 국회와 정치권에서는 개헌 논의가 부진해 답답한 노릇이다. 그럴수록 지역 간 협력과 연대가 절실하다. 부산발전연구원이 최근 정책보고서에서 지방분권 강화 방안으로 이를 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부발연의 지적처럼 지방분권 개혁은 다양한 주체의 참여와 협업, 공동 대응으로 가능하고 지역 연대를 통해 그 효율성과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도도히 흐르는 시대의 물결을 거스를 수 없듯이 지방분권도 그렇다. 모든 걸 틀어쥔 중앙집권체제가 지속되어서는 지역의 미래를 기약하기 어렵다는 데 공감대를 이룬다. 아울러 행정기관의 칸막이에 갇혀 있어서는 진정한 분권과 지역발전도 요원해진다. 지방분권이 대세인 것처럼 지역 간 협력도 우리가 꼭 가야 할 길이다. 이를 외면해서는 부산 메가시티의 꿈도 이루기 어렵다.

논설위원 ksyoung@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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