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건강은 인구 절반의 건강이기도 하지만 우리 모두의 건강이기도 하다. 우리가 모두 엄마로부터 삶이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부산이 건강하기 위해서는 부산의 모든 여성이 건강해져야 한다. 부산시와 국제신문은 지난달 20일부터 22일까지 사흘간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5층 컨벤션홀에서 ‘제1회 부산 맘페어’를 개최했다. ‘행복한 임신·출산 및 의료정보 박람회’라는 부제가 달린 이 행사에는 엄마들의 건강에 관한 다양한 강연과 전시 체험행사가 마련됐다. 행사장을 찾은 많은 임산부와 엄마가 최신 정보와 경험을 공유하며 임신 출산 유아교육에 관한 막연한 심리적·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인기 걸그룹 SES 출신으로 3남매를 키우는 슈(유수영)의 ‘슈퍼 마미의 육아일기 맘맘맘!-엄마가 행복한 육아’, 이수연 한국워킹맘연구소장의 ‘워킹맘 행복 찾기! 내가 행복해야 일도 잘하고, 아이도 잘 키울 수 있다’ 같은 특강은 가정과 직장을 오가느라 가랑이가 찢어지는 많은 워킹맘의 공감대를 얻었다. 덕분에 이번 박람회는 부산의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고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부산이라는 사회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복잡하게 얽힌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면 개인의 문제로 치부할 게 아니라 우리 사회가 나서 그런 여건과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부산 맘페어가 제자리를 잡는다면 지역 현안인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푸는 마중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시는 평소 저출산 대책과 모성 건강을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지난달 20일 부산 맘페어 개막식 때 아이 낳기 좋은 환경 조성, 출산장려금 지원 등 다양한 시책과 함께 모자 건강을 위한 계획을 발표해 참석한 많은 (예비) 엄마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시는 먼저, 아가맘센터를 3년에 걸쳐 16개 구·군 보건소에 설치할 계획이다. 아기맘센터는 혼인신고, 출생신고 등 행정 처리는 물론 임신 전, 임신 중, 출산 후 모성 건강관리와 영·유아 건강관리, 예방접종 같은 아이를 위한 서비스 그리고 난임 부부 지원, 고위험 임산부, 미숙아에 관한 의료비 지원 등 모든 서비스를 하나의 창구에서 받을 수 있는 곳이다. 아기맘센터처럼 임신·출산 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부산이 전국 최초이고 유일하다. 시는 부산만의 특화프로그램으로 임신 전 예비부모를 위한 건강검진 프로그램, 출산 후 엄마들의 건강검진, 산후 우울증 관리도 준비하고 있다.

둘째, 시는 모자건강힐링센터를 수영구 남천동 인구보건복지협회 부산지회에 최근 설치했다. ‘한 아이가 성장하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속담이 있다. 예전에는 아이가 태어나면 온 가족과 이웃들이 아이의 성장을 도왔지만 지금은 ‘독박 육아’라는 말처럼 지극히 개인적인 것으로 바뀌었다. 모자건강힐링센터는 임신 출산 육아에서부터 가족의 역할을 높이기 위한 프로그램까지 마련해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아빠 육아교실, 조부모 육아교실을 마련하고 육아에 어려움을 겪는 다문화가정 엄마를 지원하는 모자 건강 프로그램과 아기 마사지 교실, 이유식 교실 등 다양한 육아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참여 엄마를 위한 육아 카페도 설치해 엄마들의 정보 교류와 커뮤니티 형성을 도울 계획이다.

셋째, 시는 엄마로서 여성뿐 아니라 우리 딸이며 미래이고 우리 사회의 기둥으로서 여성이라는 존재의 건강함을 위해 모자건강 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친다는 구상을 세웠다. 우리나라 여성 평균수명이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이지만 건강수명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평균 10여 년을 시름시름 앓다가 사망한다는 뜻이다. 이렇게 건강수명이 낮은 것은 젊은 시절에 자신의 건강을 돌볼 틈도 없이 양육과 가사노동, 직장생활에 헌신해 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건강에 대해 육체적으로 아프지 않은 것뿐만 아니라 신체·정신·사회적으로 안녕한 상태라고 정의한다. 여성이 진정으로 건강하고 사회적으로 차별받지 않는 사회가 진정한 선진국이다. 시는 여성 건강을 관리하기 위해 전 연령에 걸쳐 다방면으로 노력할 방침이다. 이는 우리가 모두 건강하고 살기 좋은 부산을 만드는 길이다. 머지않아 아이와 엄마의 행복한 웃음소리가 부산지역 곳곳에서 울려 퍼지길 기대해 본다.

부산시 건강증진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