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에 대한 부산시의 지도점검 결과 그동안 제기됐던 여러 가지 문제점이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 부산비엔날레조직위 정관이 규정한 첫 번째 주요 사업이 부산비엔날레와 바다미술제 개최다. 부산비엔날레와 바다미술제가 격년제로 이어진다.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2015년 바다미술제다. 전시 작품 기증과 운영 전반에서 불거진 크게 다섯 가지 항목의 초점은 집행위원장에 맞춰져 있다. 최고 의결기관인 총회와 함께 임원회에서 위임된 사항을 기획하고 집행하는 집행위원장의 전횡이 사실로 드러난 셈이다.

우선 기증 작품 선정 과정에서 사전 승인 절차 미이행 등 집행위원장 독단 운영이 꼽혔다. 2015년 9월 19일부터 10월 18일까지 열린 바다미술제에 출품된 작품은 모두 34점이며 이 가운데 5점을 기증 형식으로 받았다. 이 과정에서 집행위원장이 임원회 사전 승인이나 협의 절차를 밟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을 뿐만 아니라 기증받은 작품 한 점을 민간기업 사옥에 옮겨 설치한 점도 납득할 수 없다.

일관성 없는 기증 작품 유지·보수비 및 제작비 지급 등 회계질서 문란도 빼놓을 수 없다. 고 손현욱 동아대 교수와 A 작가 등 2명에게 작품 유지·보수비 800만 원씩, B 작가에겐 재료비 1억 원을 지급한 과정이 석연치 않다. 작품을 기증받은 기관이 유지·보수를 책임지는 미술계 관행과 다르고, 작품을 기증한 작가에게 재료비 명목으로 거액을 산정한 기준도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러니 시가 지도점검 차원을 넘어 비엔날레 업무 전반을 감사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 게다가 손 교수의 유족 측이 유지·보수비 가운데 1400만 원을 비엔날레 핵심 인사가 되돌려받았다며 고소한 내용에 대한 경찰 수사도 임박했다. 이에 더해 부산민예총 등 부산 미술계가 비엔날레와 관련한 의혹을 철저하게 조사해 진실을 규명하라며 기자회견에 나선 마당이다. 인적 쇄신과 함께 운영 전반의 환골탈태가 발등의 불이다. 부산 청년 미술인들의 열정으로 만든 부산비엔날레가 제자리를 찾아가도록 부산시가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