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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창교수의 에너지전환 이야기] <13> 원전은 지구온난화 방지에 도움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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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7-10-10 09:5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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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청정에너지’라고 원전업계·학계는 선전한다. 과연 그럴까?

지구온난화에 대한 원인은 분분하다. 온난화의 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으나,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온실가스가 유력한 원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지구온난화의 원인에 대해서는 찬반양론이 있는 게 사실이다. 온난화의 원인에 관해서는 20세기 후반 이래 급격한 온도상승은 이산화탄소를 중심으로 하는 온실가스 농도의 증대에 의한 것이라는 주류로 ‘인간활동으로 인한 온실가스 주요 원인론(主因論)’이 그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5차례에 걸친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의 최신 보고서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학생들이 에어볼 속에서 지구온난화 체험을 하고 있다. 국제신문DB


물론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찮다. 그 중 하나가 ‘온난화 선도설’로 ‘이산화탄소 농도의 증대에 의해 온난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역으로 우선 온난화가 다른 원인에 의해 일어나 그것에 의해 이산화탄소 농도의 증대가 발생하고 있다’고 하는 것으로 킬링(C.D.Keeling) 등이 주장해왔다. ‘온난화 이익설’은 덴마크 통계학자 비요른 론보르그가 주장해왔는데 온난화가 가령 사실이라고 해도 그것이 이산화탄소 탓인지는 알 수 없고, 지구의 평균기온이 100년간 0.6℃ 상승하고 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저온 지역에서 크게 상승하고 고온 지역에서는 거의 상승하지 않는 등 지구상 각 지역의 기온이 평준화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중국의 경제학자 거우홍양(勾紅洋)은 ‘저탄소의 음모(2011)’에서 ‘선진국에서 이산화탄소 감축을 내세우는 가장 큰 목적은 환경보호보다는 저탄소라는 카드를 이용해 중국과 같은 개발도상국들의 발전을 막으려는 것’이라며 ‘저탄소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다. 또한 영국의 과학자 피어스 코빈은 겨울철 폭설이나 한파의 사례를 들면서 오히려 ‘지구한랭화설’을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이설(異說) 가운데 하나로 ‘원전마피아 개입설’도 있는데 ‘원전’과 ‘지구온난화’의 관계에 대해 나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고이데 히로아키(小出裕章)는 ‘은폐된 원자력 핵의 진실(2011)’에서 이산화탄소 지구온난화설은 원자력에 악용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유엔환경계획(UNEP)와 세계기상기구(WMO)에 의해 1988년에 설립된 IPCC가 2007년 발간한 ‘제4차 보고서’에서는 20세기 후반에는 지구 평균기온이 100년마다 1.3℃, 최근 4반세기만을 생각하면 100년마다 1.7℃가 상승됐다고 발표했지만 IPCC가 의거하는 지상의 온도 관측 데이터의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2009년 11월에는 지구온난화의 증거로 제시되었던 데이터가 실은 위조됐다는 사실이 드러나 닉슨대통령 시절의 정치스캔들인 ‘워터게이트사건’에 빗대 ‘클라이밋(기후)게이트’라는 말도 나왔다는 것이다.

무로타 다케시(室田武) 도시샤대 교수는 ‘원전폐로의 경제학-위험한 저탄소 언설의 역사적 기원에 대한 소고(2011)’라는 글에서 지구온난화설을 확산시킨 데는 원전추진파 학자의 숨은 역할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무로타 교수는 미국의 원자물리학자로 맨허턴계획에 참여했던 앨빈 와인버그(Alvin M. Weinberg, 1915~2006) 박사를 주목했다. 와인버그는 1942년 12월 맨허턴계획의 하나인 ‘시카고파일1호(CP1)’ 원자로 최초 임계 성공실험을 한 시카고대학 야금연구소에 근무한 뒤 1946년 맨허턴계획을 이어받은 미국원자력위원회(AEC)에서 종래 핵무기개발과 병행해 상업용원전의 개발 촉진에 나섰고 가압수형경수로(PWR)의 실용화에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그 뒤 ‘우려하는 과학자연맹(UCS: Union of Concerned Scientists)’이 조직돼 과학자들이 원전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자 미국 내에서는 원전의 신규발주가 스리마일섬원전사고가 나기 1년 전인 1978년에 사실상 중단됐다는 것이다. 이때 와인버그는 원전추진파의 에너지연구개발청(ERDA)으로 옮겨 1977년에 사상 최초의 조직인 ‘이산화탄소의 지구규모의 영향에 관한 연구그룹’의 의장으로 취임했는데 이것이 이산화탄소를 문제시함으로써 원전추진을 도모하려는 오늘날 세계정치의 단서가 됐다고 무타로 교수는 주장하고 있다. 또한 ERDA의 후신인 에너지부(DEO)가 와인버그가 추진해온 이산화탄소연구를 계속했는데 DEO의 보험환경국 산하에 ‘이산화탄소 영향에 관한 연구와 평가프로그램’이라는 연구프로젝트가 만들어졌고, 유럽에 자금원조를 해 기후연구유니트(CRU)라는 연구자집단이 조직됐고, 1980년 영국에선 지구기온에 관한 본격적인 조사연구가 행해졌는데, 이 CRU가 2009년 11월에 발생한 소위 ‘클라이밋게이트사건’의 무대가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와인버그는 1983년 ‘제2의 원자력시대’라는 제하의 논문을 통해 프랑스, 일본의 원전 확대 사례를 적극 소개했는데 와인버그는 ‘온난화 선도설’을 주장해온 지구과학자이자 친구인 킬링의 연구테마에 주목했다고 한다. 킬링이 1958년 이래 하와이 마우나 로어에서 이산화탄소 농도의 상승이 발견된다고 발표한 것을 미국원전의 부활에 사용할 테마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이산화탄소의 대기중 농도 상승에 의해 지구의 온난화가 일어난다. 그 지구온난화가 일으키는 다양한 위협의 크기에 비하면 원전이 가진 문제점 등은 넘어갈 수 있는 것이다’고 와인버그가 생각한 것을 킬링이 자서전에 써놓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와인버그의 생각이 그 뒤 원자력발전이 오히려 지구온난화 방지에 도움이 된다는 논리를 펴게 만든 연구 토대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지구온난화이론에 원전마피아 개입설’을 폈다.
여기서 ‘원자력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청정에너지’라고 원전당국이 선전하는데 대해 무라타 교수는 ‘그렇지 않다’고 반박한다. 원전당국은 ‘원자력은 발전할 때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지 않는다’고 강조하나 실제로 원자력발전 과정 전체를 보면 이산화탄소를 적게 발생시키는 것이 아니며, 핵발전소에서 원자로를 가동시키려면 우라늄광산에서 우라늄을 채굴하는 단계에서부터 제련, 핵분열성 우라늄을 농축하고 원자로 안에서 태울 수 있도록 가공해야 하는 모든 단계에서 방대한 자재와 에너지가 투입되고, 방대한 폐기물이 남는다는 것이다. 원자로를 건설하거나 운전할 때에도 엄청난 자재와 에너지가 필요하며 각종 방사성핵종들이 생겨나고 이 방대한 자재들을 공급하고, 시설을 건설하고, 운전하기 위해서는 많은 양의 화석연료가 사용된다는 것이다. 결국 원자로를 가동하기 위해서는 방대한 양의 이산화탄소가 방출된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그럼에도 일본이나 우리나라에서는 원자력이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지 않는 ‘친환경적 에너지’ 또는 ‘클린 에너지’ 운운하며 모든 언론 출판 매체를 동원해 끊임없이 선전 홍보를 하다 보니 일반 시민들이 쉽게 믿어버리게 된다는 것이다.

고이데 히로아키는 ‘실제 원전에서 배출되는 방대한 온배수로 바닷물의 온도를 상승시키기 때문에 원전은 생태계에 악영향을 줄뿐 아니라 오히려 지구온난화를 부추킨다’고 주장한다. 오늘날 100만kW급 표준원전의 원자로 내부에는 300만kW 상당의 열이 발생하는데 이 중 100만kW만으로 전기를 만들고 있을 뿐 나머지 200만kW는 바다에 버리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원전은 1초에 바닷물 70t의 온도를 7℃ 상승시키는데 이러한 온도 상승은 원전 주변 바다생태계를 파괴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연구나 대책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한편 지구상의 이산화탄소 대부분이 바닷물에 녹아있기에 바닷물을 데우면 이산화탄소가 대기중으로 나오게 된다. 탄산음료를 가열하면 이산화탄소가 거품이 돼 나오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고이데 교수는 이런 면에서 원자력발전소를 발전소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며 오히려 ‘바다 데우기 장치’라고 해야 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고이데 히로아키의 ‘은폐된 원자력 핵의 진실’(왼쪽), 에자와 마코토의 ‘탈원전마피아와 탈지구온난화마피아’ 책 표지.

에자와 마코토(江澤誠)는 ‘탈원전마피아와 탈지구온난화마피아(2012)’에서 지구온난화문제와 관련해 인위적인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줄이기 위해 전 세계가 노력해야 한다는 데는 대체로 합의하고 있지만 기후변화문제를 원자력발전의 확대 기회로 삼는 ‘원전마피아’의 논리에서는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최근 원전업계·학계가 지구온난화대책으로 석탄 축소, 재생에너지 확대, 원전 확대가 필수라고 강조하는데 대해 ‘원전확대는 필수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에자와는 ‘원전마피아’(정치가, 관료, 재계, 학계, 언론계, NGO)가 1980년대 이후 ‘지구온난화문제’를 이슈화해 소위 ‘지구온난화마피아’와 연대해, 사양산업인 원전의 ‘르네상스’를 꿈꾸고 있다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원전업계가 ‘지구온난화연구’ 자금 지원을 통해 원전부활을 도모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2009년 클라이밋게이트사건에서 ‘히말라야빙하 2035년 해빙설 조작’이나 IPCC의장의 배출권거래업체로부터의 수뢰사건 등으로 신뢰를 잃는 사건을 사례로 들고 있다. 실제 히말라야빙하 해빙설의 초기 자료는 2035년이 아니라 2350년이었다는 것이다. 결국 IPCC와 관련된 과학자 중 상당수가 ‘원전마피아’와 ‘지구온난화마피아’와 더불어 원전과 지구온난화문제를 둘러싼 이권이나 정보은폐를 일삼은 사례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우리는 온실가스로 이산화탄소 농도에 주목하지만 대기의 구성을 보면 질소(N) 78%, 산소(O) 21%, 아르곤(Ar) 0.93%, 이산화탄소(CO2) 0.036%로 구성돼 있다. 이러한 구성에 급격한 변화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정말 지구온난화가 문제라고 해도 원전이 지구온난화의 원인이라고 하는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의 감축에 정말 기여할 것인지는 의문이 크고 실제로는 오히려 원전이 지구온난화를 촉진시킨다는 견해가 ‘원전마피아 개입설’의 주장이기도 하다.

원전은 정말 청정에너지일까? 설령 원전이 발전기간에는 화석연료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을지 모르나 화석연료에서는 절대 나오지 않는 핵분열 생성물인 사용후핵연료라는 ‘죽음의 재’를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24기의 원전이 가동 중인데 여기에서 나오는 ‘죽음의 재’ 양은 히로시마 원폭의 약 2만 발분에 상당한다고 볼 수 있다.

원전의 문제는 끊임없이 전력소비를 부추킨다는 사실이다. 전기사용량은 계절이나 시간대에 따라 변하는데 원전은 수력발전과 화력발전과 달리 전기 필요량에 따라 발전량을 조절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양수발전을 하지 않을 수 없고, 원전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에너지를 더 많이 사용하도록 권하기에 궁극적으로 원전은 ‘에너지 대량소비형 사회’를 만들어가는 구조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원전이 늘어나도 이산화탄소가 줄어들기는 커녕 오히려 소비증가로 인해 이산화탄소가 더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바뀌어버리는 것이 문제다.

메이지대 명예교수 후지이 이와네(藤井石根)는 ‘지구온난화에 가담하는 원자력발전’이라는 글에서 화력발전과 마찬가지로 원전도 연료를 태워 얻은 열량의 30%밖에 활용하지 못하는데도 전력회사가 모든 것을 ‘전기화’함으로써 에너지낭비를 촉구하고 있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원전은 방사능오염 우려로 원전입지 지역은 송전손실을 수반하면서도 소비지에서 아주 떨어진 곳을 일부러 선택했다는 것으로 이는 에너지절약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다음으로 원전은 화력발전보다 건설비가 배 이상 든다는 것이다. 또한 전기출력조정을 위해 오히려 화력발전 등 백업을 위한 시설을 갖춰야 하는데 이러한 불필요한 시설에서 자원과 에너지를 낭비함으로써 실제로 훨씬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원전은 화력발전과 달리 전기 밖에 공급할 수 없는 단점이 있다는 것이다. 발전과정에서 나오는 막대한 원전의 열을 바다에 버리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이에 대해 세계적인 학자인 에이모리 로빈스는 이를 ‘치즈를 전기톱으로 자르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비유했다. 이는 당연히 원전이 이산화탄소를 과잉배출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원전의 설비용량이 늘어나는 것과 비례해 이를 백업하기 위한 화력발전 증대로 이산화탄소 배출 또한 늘어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출처: 일본 원자력자료정보실.


이와 함께 원전은 사용후핵연료처분문제, 폐로처리 등의 과정이 아주 길기 때문에 이와 관련해서도 가동기간 외에도 엄청난 양의 자원과 에너지가 소비되고 따라서 이산화탄소 배출도 엄청나게 발생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일본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비율을 산업별로 나타낸 자료를 한번 살펴보자.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전력생산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율이 현재 30% 정도이다. 그래서 원전이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인다고 해 화력발전이 차지하는 30%의 절반인 15%를 원전으로 대체하는 것을 가정해보자. 이를 위해선 지금 원전 설비 용량을 2배로 늘여야 하는 상황이 된다. 그런데 온실가스 중 이산화탄소의 기여율은 50%이다. 이 경우 이산화탄소 감축의 기대효과는 7.5% 정도 된다. 현재 원전을 두배로 늘린다고 해도 이산화탄소 감축효과는 7.5%에 불과하다. 게다가 이 계산에는 원전의 건설, 핵연료의 제조, 방사성 폐기물의 처리, 폐로 등에 필요한 에너지, 결과적으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등의 요소는 전혀 고려되어 있지 않다. 이것들을 넣으면 오히려 이산화탄소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1988년 미국의 록키마운틴연구소의 조사 연구에 의하면 ‘향후 40년 동안 사흘에 1기 비율로 원전을 계속 건설한다고 해도 이산화탄소의 증가를 막을 수 없다’고 결론을 지었다. 이래도 원전이 지구온난화 방지에 도움이 되는 것일까? 아무리 원전마피아와 지구온난화마피아가 새로운 동맹을 맺는다고 해도 원전이 지구온난화 방지의 대안이 될 수 없고, 전 세계가 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김해창 경성대 환경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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