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세상읽기] 지자체와 공기업이 갑질할 때 /이경만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7-10-02 18:25:31
  •  |  본지 22면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사업을 하는 데 있어서 어려운 일 중의 하나가 공무원이 재량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극적 처분을 하지 않을 때이다. 시장이나 구청장, 공기업 사장이 아니라 담당 직원이나 계장 등이 움직이지 않을 때 참으로 속이 탄다. 공무원은 시간에 크게 개의치 않는 경우가 많아 시간과 싸우는 사업자에게는 하루하루가 애간장이 녹는다.

몇 개월 전에 모 구청에서 특정 사업자에게 발주한 공사가 환경적으로 문제가 많다고 언론에 크게 보도되었다. 그 공사를 납품 완료한 이후에 하자보수 이행 중에 발생한 것이라서 환경적인 문제를 감안해 다시 보수하려는 참이었다. 그런데 그 하자보수 기간이 6개월이나 남았는데 당장 1개월 안에 끝내라고 했다. 이 사업자는 그 하자보수는 구청과 협의하면서 점차 하려고 하였고, 또 일시에 하자보수를 할 비용도 없었다. 이 업체는 특정기술을 적용한 일종의 수의계약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 구청은 하자보수 이행만 내세우며 수의계약을 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 업체는 매출을 올려야 하자보수를 할 수 있는 경비를 벌 수 있다고 하면서 애로점을 호소하였다. 구청과 몇 차례 협의를 해도 협상이 되지 않았다. 그 공사가 환경적 문제로 언론에 보도됐다는 이유로 하자보수를 당장 이행하고, 그렇지 않으면 새로운 수의계약은 안 된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 업체는 매출이 없어서 곧 부도가 날 지경이었다. 어떻게 풀어 가면 될까?

또 이런 일도 있다. 모 공기업이 특수한 플랜트를 건설하고 있었다. 그런데 대체로 플랜트 건설은 설계가 확정되지 못하고 턴키발주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설계변경이 무려 수십 차례 일어나는 경우도 있다.

그렇지만 턴키발주이기 때문에 건설공사 대금의 증액 없이 공사가 진행된다. 그래서 턴키발주를 받은 대기업도, 협력사도 줄줄이 손해가 발생한다. 그 공기업은 턴키발주라는 명목만 내세워 전혀 책임감이 없다고 한다. 물론 계약서에 의하여 결정될 일이기는 하지만 그 공기업이 전혀 책임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애초에 설계도 없이 시작한 것도 잘못이지만 공사 중간에 그 공기업은 계속 무엇을 요구한다. 공사 준공 시기를 못 박고 일단 시작하고 보자고 했다가 막판에 몰릴수록 참여한 모든 기업의 손실이 엄청나게 발생한다. 왜냐하면 특정 공간에서 수십 개 기업이 한꺼번에 작업을 한다. 이러다 보면 사고가 종종 발생하니 안전요원을 필요 이상으로 투입한다. 포클레인, 지게차 등 중장비와 공사인력이 교차하면서 마무리가 되어 가니 얼마나 위험한가? 결국 공사 후에 납품업체뿐만 아니라 대기업도 종종 큰 손실을 본다. 공기업이 처음부터 정확한 설계도서를 가지고 했더라면 이렇게 어려움이 발생하지 않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지금 한참 문제가 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과 원자력발전소의 셧다운도 앞으로 민원의 소지가 많다. 그간 석탄화력발전이나 원자력 발전소를 건립하느라 투입된 자금은 누가 보상할 것인가? 당연히 정부가 보상해야 한다. 손실보상은 적법한 정부 정책으로 인해 민간이 손해를 입은 경우에 손해를 배상하는 것이다. 이번의 화력발전소와 원자력발전소 중단에 따른 손실을 정부가 어떻게 얼마만큼의 보상을 해 줄지 걱정이 되지만 이 또한 부당한 처분으로 인해 피해를 본 기업은 우선 국민권익위원회의 문을 두드리면 좋을 듯하다.
하지만 아마 정부에서 화력발전소 건설에 투자된 손실액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보상해 주기는 어려울 것이다. 왜냐하면 어느 공무원이 손실보상을 해 주겠다고 나설 것인가? 이에 대한 책임소재가 있기 때문이다. 이와 유사한 사례는 많다. 공무원들은 재량의 여지가 있어도 향후 감사를 염려해서 적극적 행위를 하지 않으려 한다. 공기업 직원들도 마찬가지다. 특혜소지가 있다고 나중에 비판받을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는 국민권익위원회를 이용하면 좋다.

한편 이런 갑질이 있을 때 해결을 잘하려면 문서정리를 항상 잘해야 한다. 갑질 문제는 통상 1~2년 뒤에 문제가 불거지므로 이때 해결의 증빙자료를 확보하려면 진행 과정에 대하여 정리를 철저하게 해 둬야 한다. 문제가 불거지고 난 뒤에 자료를 확보하려면 이미 늦다. 그런 자료를 얻기 어렵다. 부산·경남지역에도 이런 억울한 경우가 많으니 미리 그 억울함을 입증할 서류를 준비해둬라. 그러면 이긴다.

공정거래연구소장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많이 본 뉴스 RSS
  • 종합

  • 정치

  • 경제

  • 사회

  • 스포츠

6·13 선거쟁점 지상토론
기장 해수담수화시설
주목 이 공약
여성 등 소외계층 분야 정책
강동수의 세설사설 [전체보기]
‘토지’에서 부산의 문화예술을 떠올리다
기내식과 문어발, 그리고 ‘총수님’의 갑질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북항에 부산오페라하우스를 지어야 한다면
도심, 걸을 수 있어야 빛나는 곳
기고 [전체보기]
걷기, 100세 건강 지켜줄 최고 처방전 /이용성
부울경 통합관광기구 만들자 /김건수
기자수첩 [전체보기]
부동산 이젠 출구전략을 /민건태
기초의원 자질 키우자 /김봉기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워라밸·스라밸, 삶의 균형은 있는가
외교는 전쟁보다 어렵다
김정현 칼럼 [전체보기]
무항산 무항심(無恒産 無恒心)
납세자로서의 유권자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부산·대구 너무 다른 식수대응 /조민희
오 시장, 反徐(반서) 프레임 넘어라 /이선정
도청도설 [전체보기]
고대 바이러스
생존 수영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작지만 매력 많은 동네책방
설악당 무산 스님의 원적(圓寂)
박무성 칼럼 [전체보기]
공직자의 침묵
부산 여당의 과적 운항
박창희 칼럼 [전체보기]
서부산 신도시, 누구를 위한 것인가
高手의 질문법
사설 [전체보기]
잇단 시험지 유출, 과잉경쟁 교육의 파국적 단면
신항배후지 수백억 차익 의혹 있다면 규명해야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변화의 필요성과 소득주도 성장
고독사 문제의 근원적 해법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공룡 기무사의 월권 불감증
부울경 상생, 신기루가 안 되려면
특별기고 [전체보기]
갑질과 배려- 6년간의 부산상의 회장직을 떠나며 /조성제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