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노후화된 사직야구장을 재건축하거나 리모델링하는 대신 새 시설을 짓기로 가닥을 잡았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지난 24일 롯데 자이언츠의 프로야구 경기를 관람하던 자리에서 2만여 명의 관중에게 야구장 신축을 연구해보겠다는 약속을 했다. 사직야구장 시설 확충과 개선 등에 대해서는 몇 년 전부터 이런저런 논의가 있었다. 그러나 시장이 직접 신축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부산 야구팬들의 기대감이 더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

지역에서는 1985년 준공된 사직야구장이 ‘구도(球都)’라 불리는 부산의 야구 열기와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을 꾸준히 해왔다. 틈틈이 보수공사를 하고 있다지만 만든 지 워낙 오래돼 구조물 균열 등이 끊임없이 발생했다. 최근 지어진 서울의 고척돔, 대구 라이온즈파크, 광주 챔피언스필드 등과는 비교조차 힘들어 홈 관중들의 자존심이 적지 않게 구겨진 것도 사실이다. 이 때문에 번듯한 야구장을 가지는 것은 부산 팬들의 오랜 열망이기도 했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해 볼 때 새 야구장 건립 계획은 아주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시는 이와 관련해 내년 1월 결과 발표를 목표로 현재 ‘종합운동장 야구장 중장기 마스터플랜 수립’ 용역을 진행 중이다. 또 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얼마 전 프로야구 KIA 타이거스의 홈구장인 광주 챔피언스필드를 방문해 다양한 야구장 건립 방식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구장 신축 등에 대한 구체적인 윤곽이 예상보다 빨리 드러날 것으로 여겨지는 이유다.

시는 새 야구장 건립이 논의된 이상 일이 성사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 또 만약 신축을 한다면 100년을 버틸 수 있는 제대로 된 야구장을 짓겠다는 각오를 가지는 것이 마땅하다. 지역 간 갈등이 생기지 않도록 당연히 입지 선정에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 비용 마련 방안 등을 두고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시민들의 총의만 모인다면 넘지 못할 산도 아니다. 좋은 시설에서 야구를 보고 싶다는 부산 팬들의 바람이 현실로 이어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