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집값과 청약시장 과열 등으로 청년층의 내 집 마련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이 때문에 20, 30대가 주거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결혼이나 출산 등을 미루는 경우가 우리 사회에서 더는 낯선 일이 아니게 됐다. 이는 결국 출산율 저하에 따른 국가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청년 주택난 해소를 위한 정부 정책은 제대로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실정이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15년을 기준으로 할 때 우리나라 30대의 자가보유율은 42.4%로 집계됐다. 30대의 절반 이상이 무주택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셈이다. 부산지역은 47%로 전국 평균치를 약간 넘어섰지만 주택난이 심각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 부산시는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임대주택인 드림아파트 8000가구를 올해 공급하겠다고 밝혔으나 사업장 1곳이 이제 막 설계작업에 착수할 정도로 지지부진하다. 박근혜 정부 때 의욕적으로 추진됐던 뉴스테이 사업도 좀처럼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8·2 부동산 대책으로 청약 조건이 까다로워지면서 일반 아파트 분양도 청년층에게는 힘들어졌다.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특별공급 역시 무주택 기간과 부양 가족 수 등에 따라 가산점이 차별 적용되면서 사회초년생이나 자녀 수가 적은 신혼부부는 당첨 가능성이 그만큼 낮아졌다. 최근 분양된 부산 강서구 명지동 더샵 퍼스트월드 아파트 1순위 분양에는 23만 명이 몰려 139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별공급 때는 수천 명의 신청인이 1박2일 동안 17시간이나 줄을 서는 고통을 겪어야 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달 초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춘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취임 100일 기자회견 때 부동산 가격 안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청년층이 내 집 마련의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공공임대 주택 집중 공급 등을 포함한 다양한 중·장기 대책을 내놔야 한다. 20, 30대가 평생을 모아도 웬만한 주택 한 채를 살 수 없다면 이는 제대로 된 사회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