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은 지금 신해양 경제 중심을 향한 대변혁의 기로에 서 있다. 국내 최초의 항만 재개발인 북항 재개발사업이 2008년 시작된 이래 기반공사를 착실히 추진해오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시민과 관광객을 위한 시설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에도 포함되면서 북항 재개발은 앞으로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항을 동북아 물류 중심 항만으로 육성하기 위해 부산항 신항이 개장하고 북항의 물량이 이전하면서 오래된 부두가 있는 북항 일원은 국제 해양관광 거점으로 키우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북항 재개발 사업이 추진됐다.

부산항만공사는 그동안 부산 중·동구 일대 153만 ㎡에 이르는 북항 재개발사업의 마스터플랜을 확정하고 2015년에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을 개장한 데 이어 현재 1-1, 1-2차 부지조성 공사도 완료했다. 상업업무지구와 IT영상전시지구, 환승센터 등 공공용지를 제외한 부지의 76%도 이미 투자를 유치했거나 진행 중이다.

부산역과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을 잇는 보행 덱은 올해 공사에 들어가며, 도심 속 친수공간 조성을 위한 수로공사도 오는 2020년 완공을 목표로 올해 착수한다. 요트 200척을 계류할 수 있는 마리나시설의 실시설계는 다음 달 시작되고 연안 크루즈 터미널은 올해 착공해 내년 말 문을 연다.

지난달에는 국제여객터미널 주차장 부지에 해수온천 야외수영장을 조성, 연령대별로 다양한 풀장과 대형 워터슬라이드 등 놀이시절을 갖춰 저렴한 요금으로 큰 인기를 얻으면서 그동안 7만여 명이 다녀갔다. 이 기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알록달록한 로봇 물고기 ‘미로’도 들여와 아이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최근에는 아이언맨과 헐크, 스파이더맨 등 마블 영화의 주인공들과 함께 훈련하고 게임도 하는 IT 가상 체험시설인 ‘마블 익스피리언스’를 아시아 최초로 북항 재개발사업지에 유치, 오는 10월 개장을 앞두고 마니아 관광객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이 체험관의 건설과 운영으로 2600여 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와 3689억 원의 생산유발 효과, 연간 200만 명 내외의 관광객 유치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항대교가 바로 코앞에 보이는, 전망 좋은 친수공원 너른 터에는 올가을 야영장이 들어선다. 부산항을 배경으로 푸른 잔디밭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은 얼마나 흐뭇할까. 시원한 바람과 함께 뱃고동과 갈매기 소리를 들으며 텐트에서 보내는 밤은 또 얼마나 운치 있을까. 하루빨리 야영장을 완공해 우리 부산항에서만 느낄 수 있는 힐링과 여유를 부산시민께 우선 돌려주고 싶다.

사실 지난 10년간 부산항은 격세지감을 느낄 만큼 많이 변했다. 항만 보안구역으로 지정돼 일반인들이 전혀 출입할 수 없었던 지역이 이제는 시민들에게 문을 활짝 열고 즐길거리를 제공하면서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화물을 실어 나르는 항만 본연의 기능은 교통 혼잡을 피해 물류 기능이 수월한 도심 외곽지역으로 이전하고 도심의 낡은 부두는 사람을 위한 공간으로 리모델링하는 것이 세계적 추세다. 부산도 이제 새로운 미래를 위해 큰 그림을 준비할 때가 됐다. 수심이 깊고 첨단 시설을 갖춘 부산항 신항은 세계적 물류 허브로, 낡은 부두를 거둬낸 도심의 북항은 사람을 위한 해양 관광명소로 그려 나가야 한다.

부산은 중국과 일본, 러시아를 사이에 두고 있어 일 년 내내 크루즈선들이 모이고 쇼핑 영화 게임 온천 의료 등 요즘 트렌드에 맞는, 관광객들이 좋아할 만한 즐길거리가 즐비하다.

2020년이면 부산에는 전 세계 어디에 내놔도 부럽지 않은, 바다를 품은 친수공원이 탄생한다. 바다 위에는 호화 크루즈선들과 멋진 요트들이 떠다니고, 아름다운 수로를 낀 해안가에선 사람들이 쉼과 여유를 즐긴다. 해양문화지구에는 세련된 오페라하우스와 인공 해수욕장을 갖춘 복합 리조트가 들어서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낼 것이다. 북항 재개발사업은 시민에겐 휴식을, 관광객에겐 멋진 추억을 선물할 미래의 관광 명소로 다가올 것으로 믿는다.

부산항만공사 재개발사업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