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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이 칼럼] ‘문재인 케어’ 성공할 수밖에 없는 이유

건보료 납부자 확대하면 재원도 늘어 보장성 70% 달성 가능

비급여 영역 없애고 과잉진료 억제땐 취약계층 의료비 줄 것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7-08-24 19:45:13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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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문재인 대통령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언론에서 ‘문재인 케어’라고 이름 붙인 이 대책의 핵심 내용은 63% 수준인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을 2022년까지 70%로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정책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의학적 비급여의 전면적 급여화이고, 다른 하나는 취약계층 의료비 부담의 경감이다. 이에 대해 보장성 수준을 OECD 평균인 81%까지 높이자고 주장하던 시민사회단체들은 방향은 옳지만 목표치가 기대에 못 미친다며 비판적 지지를 표명했다. 하지만 보수 진영과 일부 의료계는 너무 과도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렇다면 문재인 정부의 보장성 목표치 70%는 달성 가능할까? 나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정부는 목표치 달성을 위해 건강보험료율을 매년 3.2% 인상하겠다고 했다. 현재 건강보험료율은 소득의 6.12%이다. 이것의 3.2%는 0.2%이므로 내년의 건강보험료율은 6.32%이고, 5년 후의 건강보험료율은 7.16%가 된다. 그래도 유럽의 12~14%나 대만·일본의 9%에 비해 여전히 낮다.

매년 3.2% 건강보험료율을 인상하면 보장성 목표치 70%에 도달할 수 있을까? 이 물음에 답하기 위해 건강보험료율 인상률 3.2%를 2%와 1.2%로 분리해보자. 먼저, 연간 2%를 5년간 누적하면 임기 말에는 10%포인트가 된다. 건강보험료율 인상률 10%포인트는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을 약 7%포인트 높인다. 그러므로 현재 63%인 보장성이 2022년에는 70%로 높아져 보장성 목표치를 달성한다. 다음으로, 연간 1.2% 부분을 살펴보자. 문제는 연간 건강보험료율 인상률 1.2%로 건강보험 의료비의 자연증가분을 충당할 수 있을지 여부다. 나는 이것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건강보험료는 소득의 일정 비율이므로 명목소득이 증가하면 건강보험 재정도 그만큼 늘어난다. 그런데 건강보험 의료비는 명목소득 증가율을 상회하는 경향이 있다. 정부의 국민 의료비 통제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급속한 고령화 추세와 영리 추구 성향이 강한 의료 환경 때문에 이런 경향은 불가피할 것이다. 그러므로 명목소득의 증가를 웃도는 건강보험 재정의 확충이 필요하다. 결국 연간 건강보험료율 인상률 1.2%만으로는 건강보험 의료비의 자연증가분을 충당하기 어려울 개연성이 크다.

그러므로 정부의 재원 대책 가운데 중요한 것 두 가지를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째는 국고지원 확대다. 현재 국고지원은 연간 7조 원 규모인데, 매년 1조5000억 원 정도를 더 늘릴 예정이다. 둘째는 건강보험료 부과 기반의 확대와 건강보험 재정 누수를 막기 위한 의료 제도의 개선이다. 이 부분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게 잘 되면 건강보험 재정이 크게 확충되고 건전해지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장차 최저임금과 생활임금이 인상되고 정규직이 확대되는 식으로 노동시장이 개선되면 건강보험료를 내는 인구와 납부액이 늘어난다. 이런 조건들이 잘 충족되면 건강보험 보장성 70%는 충분히 달성할 수 있게 된다.
우리나라의 의료 현실을 들여다보면 논리적으로 문재인 케어는 반드시 성공하게 돼 있다. 우리나라는 의료비 100중에서 63을 국민건강보험이 보장한다. 건강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37중 17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영역이고, 나머지 20은 건강보험의 본인 부담분이다. 건강보험의 보장성이 이렇게 낮다 보니 전체 가구의 77%는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해 있다. 이는 선진 복지 국가들의 5% 미만보다 기형적으로 높은 것이다.

반대론자들은 문재인 케어의 핵심 정책인 ‘의학적 비급여의 전면적 급여화’ 때문에 의료수요가 급증할 것이라고 비판한다. 그러나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건강보험이 보장하지 않고 있는 37%의 영역은 민간의료보험이 사업의 대상으로 삼고 있고, 전체 가구의 77%는 이 영역에서 발생하는 의료비의 80%를 민간의료보험으로 보상받고 있다. 특히 17%에 해당하는 비급여 영역은 건강보험 통제 밖의 시장에서 의료기관과 환자 간에 자유롭게 거래되고 있다. ‘의사-환자 간 정보의 비대칭성’이라는 의료의 특성 때문에 환자는 의료서비스의 내용·질·가격에 대해 잘 알지 못하므로 결국 의료기관의 요구를 따르게 된다.

현재 비급여 영역에서 정보의 비대칭성과 민간의료보험의 보상 기전 때문에 구조적으로 공급자 유인수요와 의료의 남용이 만연해 있다. 건강보험 급여 영역에서도 낮은 의료수가 때문에 과잉진료가 자주 행해진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외래와 입원 모두에서 의료이용량이 OECD 평균의 2배나 된다. 이런 조건에서 의학적 비급여의 전면적 급여화는 비급여 항목들을 건강보험의 틀 속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해주고, 이를 통해 과잉진료와 의료의 남용을 적절하게 통제하고 합리적 의료이용을 유도해 거시적 효율성을 높인다. 다만, 기존의 비급여가 낮은 의료수가로 인한 의료기관 적자 보전 용도로 쓰였다는 점을 감안해서 원가를 충분히 보상하는 수준의 적정 의료수가를 책정해야 한다.

   
문재인 케어의 또 다른 정책인 취약계층 의료비 부담의 경감에 대해서도 반대자들은 의료수요의 급증을 이유로 비판적 입장을 취한다. 하지만 취약계층의 의료비 부담을 줄인 것은 의료이용의 형평성 제고 측면에서 바람직한 일이다. 그럼에도 도덕적 해이가 일어날 수 있으므로 임상진료지침 준수와 퇴원명령제 등의 추가적 대책이 필요할 수도 있다. 문재인 케어를 통해 모든 국민이 건강보험의 효능을 더 크게 체험하게 되면, 국민 스스로 건강보험료를 더 내겠다고 나설 수도 있다. 이럴 경우 OECD 평균 수준의 보장성 달성 시기는 앞당겨질 수도 있을 것이다.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제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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