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핵심 장성 3명이 어제 경기도 오산기지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의 도발을 억제할 수 있는 모든 자산을 한반도에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견은 내용도 형식도 극히 이례적이다. 해리 해리스 태평양사령관, 존 하이튼 전략사령관, 새뮤얼 그리브스 미사일방어청장 등 유사시 한반도 안보에 중요한 결정권을 가진 3명이 한미 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이 진행 중인 가운데 한국을 찾아 함께 기자회견에 나선 것이다.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과 김병주 한미연합사 부사령관도 참석한 회견 장소가 북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패트리엇 발사대 2기 앞이라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미국의 강력한 방위 공약을 재확인하며 북한의 도발에 실질적인 경고장을 보낸 셈이다.

UFG 연습은 문재인 대통령이 이미 밝혔듯이 북한의 도발에 대비한 방어 훈련이다. 북한이 이를 두고 ‘무자비한 보복과 징벌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위협하는 마당이니 결연한 한미의 방어 의지를 보여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이들의 무게감이 자못 크다. 해리스 사령관은 한반도 작전 및 증원을 지휘하며, 하이튼 사령관은 전략폭격기를 포함한 전략무기 전개를 담당하고, 그리브스 청장은 미사일방어 전력에 관여한다. 특히 강력한 군사력으로 강력한 외교 수단을 뒷받침하겠다는 해리스 태평양사령관의 언급에 주목한다. 그는 우선 “미국은 동맹국을 방어할 충분한 준비태세가 돼 있다”며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와 함께 “북한 김정은으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외교적 해결 방안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북한이 핵과 미사일에 의지해 한반도 상황을 오판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명백하게 경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의 언급과 이번 미군 기자회견으로 한반도 전쟁 억지에 대한 한미의 의지는 재확인됐다. 이제 북한이 답할 차례다. ‘징벌의 불소나기’나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고 발사 대기 상태’ 같은 호전적 수사를 남발하며 방어 훈련을 빌미로 긴장을 부추기지 말라.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긴장 완화와 대화가 우선임이 명확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