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현재의 중 3생부터 치르게 되는 2021학년도 대입 수능 개편 시안을 발표했다.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을 신설하고 이들 과목을 포함, 4과목 또는 모든 과목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2개 안이 골자다. 전체적으로 절대평가를 확대하는 방향이지만 과목 범위를 어떻게 적용할지를 두고 공청회를 거쳐 최종 개편안을 선택할 계획이라고 한다.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나든 변화를 거듭해온 수능의 전체 틀을 또 한 번 바꾼다는 점에서 교육 현장의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이번 개편 시안이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줄여주고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통합적 소양을 길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절대평가를 확대하려는 새 정부의 정책 방향에 맞춘 셈이다. 2017학년도부터 한국사, 2018학년도부터는 영어가 절대평가로 전환된 상황에서 수능 부담을 더 줄이려는 이번 개편 시안의 전체적인 방향은 옳다. 하지만 그간의 여러 차례 개편에서 봐왔듯 교육당국의 의도와 달리 또 다른 부작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 또한 적지 않다.

무엇보다 수능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절대평가 확대로 변별력이 크게 줄게된 데 대한 대안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 수능 부담 감소가 학교 교육 정상화로 이어지면 좋겠지만 대입이 학생부종합전형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내신 관리를 위한 사교육이 더 늘어날 수 있다. 대학들 역시 변별력 확보를 위해 새로운 전형을 도입할 가능성이 커 결국 학생들을 다시 사교육으로 내모는 악순환이 되풀이될 공산이 크다. 자칫 수능보다 더 큰 부담을 학생들에게 안겨줄지 모르는 것이다.

대입 수능은 1994학년도 도입 이후 수많은 변화를 겪어왔다. 그때마다 입시 위주의 학교 교육을 정상화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번번이 실패했음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아무리 세부적으로 그럴듯한 개편안을 내놔도 백약이 무효가 된 것은 사교육을 잡지 못한 탓이 가장 크다. 이번 개편을 두고 제기되는 우려도 크게 다르지 않다. 공청회 과정에서 이런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고려해 최종안을 만들지 않는다면 결국 과거의 전철을 되밟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