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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세이] 궁극의 기술, 3D 프린팅 /김진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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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7-08-07 18:45:44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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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우리는 생각하는 대로 물건이 자유자재로 만들어지는 것을 상상해본 적이 있다. 만화 속 장면처럼 생각하는 모든 것을 자유자재로 만들어 낼 수 있는 만능기계가 있다면 당장 뭘 만들까? 이런 만능기계의 꿈이 현실화되고 있다. 바로 ‘3D 프린팅 기술’이다.

사실 프린팅 기술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쇄 작업이다. 가장 간단한 예는 본 원고처럼 자신이 생각과 의견을 개인용 컴퓨터로 작성하고 이를 하얀 종이 위에 기록하는 것이다. 하얀 종이 위에서 작업하여 글자가 인쇄되는 과정을 학문적으로 표현하면, 이를 2D 작업이다. 여기서 D는 차원(dimension)의 약어로 공간을 표현하는 X, Y, Z의 한 축을 말한다. 2D은 공간 좌표 XY, YZ, ZX로 이루어지는 제한된 면에서 표현되는 모든 것을 말한다.

이 2D 작업을 한 축 더 늘려 3D로 확장하게 되면 바로 3D 프린팅 작업이 된다. 하얀 종이 위에 까만 프린터 토너에 의해 작성되는 ‘국제신문’을 계속해서 반복 프린팅하면 어떻게 될까? ‘국제신문, 국제신문…’을 한 자리에서 계속 인쇄를 하게 되면 종이 위 2D로 작성된 평면 글자가 점점 쌓아 올라가면서 입체적 3D ‘국제신문’이 된다. 반복적으로 쌓아 올라가면서 작업을 하기 때문에 3D 프린팅 기술을 학문적인 공학기술에서는 정확하게 표현하면 적층(AM, Additive Manufacturing)기술이라고 한다. 더 많은 사람에게 친숙함을 가지게 하려고 통상 3D 프린팅으로 표현한다.

3D AM 기술은 자동차, 항공기, 생활 기계 용품을 만드는 다양한 제품 제조기술 중에서 선반이나 드릴링 작업처럼 금속 덩어리에서 제품을 깎아 만드는 기계가공의 상반된 개념에서 시작됐다. 기계가공은 원하는 제품을 CAD 도면으로 디자인한 후 커다란 금속 덩어리를 그 도면대로 조각하듯이 가공 작업하면 최종 제품을 얻게 된다. 이를 하향식 방식의 제조공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AM 기술은 반대로 CAD 도면 제품을 원하는 소재들로 자유공간에서 구성 물질 하나 하나를 붙여가면서 형상을 만들어 최종 제품을 만들어간다. 이는 블록쌓기(레고)를 통해 자동차, 기차, 인형 집을 만드는 방식과 똑같다. 따라서 AM 기술을 상향식 기술이라고 한다.

현 시점에서 3D프린팅이 공학기술 분야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뜨거운 이슈가 되는 이유는 뭘까? 단순히 어릴 적 블록쌓기처럼 제품을 만들면 된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그러나 3D 프린팅 기술은 어려운 최첨단 공학기술이 총망라되어야 가능해진다. 우리가 생각하는 제품의 모양을 작업할 수 있게 하는 컴퓨터 소프트웨어 기술과 이을 구동시키는 로봇제어기술, 원하는 모양의 제품의 특성을 구현할 수 있게 하는 최적화된 금속, 고분자, 세라믹 등 3D 프린팅 재료기술, 조각조각의 재료를 모아 최종 원하는 형상으로 붙여내어 내는 고출력 레이저 기술, 그리고 이들 3D 프린팅 장비 자체를 제조하는 최고의 기계공학기술이 동반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금속 분야에서는 메가와트(MW)급의 고출력 레이저건 기술과 이 레이저건의 초점크기, 속도, 간격 제어기술 등의 발전이 없었다면 금속 3D 프린팅 기술은 적용이 불가능했다.
얼마 전 인류는 과학기술과의 대결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경험했다. 바로 ‘알파고’라는 인공지능 AI에 의해 우리가 신의 영역이라고 생각하는 직관능력의 한계를 깨달았다. AI는 인류가 수천 년 동안 쌓아 온 엄청난 양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우리가 생각 못 하는 영역까지 확장했다. 3D프린팅 기술이 AI와 접목된다면 파급력은 엄청나다. 미래 공상영화 ‘터미네이터; 제너시스’ 편을 보면 인공지능 ‘스카이넷’이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 3D 프린팅 로봇들을 작동시켜 인간만을 선택적으로 죽이는 강력한 터미네이터를 만드는 장면을 생각하면 Al와 3D 프린팅 접목의 파급력을 상상할 수 있다.

3D 프린팅 기술은 상상력을 초월한 예술과 섬유디자인, 건축 분야, 음식산업 등에도 응용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3D 프린팅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을 이루어 낼 수 있는 궁극의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과학기술이 그렇듯 궁극의 기술도 인간이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선한 기술과 악한 기술로 나누어질 것이다.

울산대학교 교수·첨단소재공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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