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가 들어선 부산 기장군 정관읍의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지만 공무원 수는 제자리걸음이어서 민원과 복지 등 행정 공백 우려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3년 새 정관읍 인구는 25%나 증가, 8만여 명에 달하지만 현장을 담당하는 민원 및 복지 공무원은 1명만 늘어 13명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기장군이 정관읍 민원 관련 공무원 증원을 정부에 건의할 방침이라고 한다. 아직도 입주를 앞둔 세대가 많아 신도시 인구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시급한 사안임이 틀림없다.

1995년 인구 7000여 명에 불과하던 정관면은 2008년 신도시가 조성되기 시작하면서 급속히 성장, 2015년 9월 읍으로 승격됐다. 10년도 되지 않은 기간에 인구가 10배 넘는 8만여 명으로 늘어난 것이다. 이는 4만5000여 명인 중구의 배에 가깝고 8만9000여 명인 동구에 육박하는 수치다. 기장군의 일개 읍 인구가 일부 기초 지자체보다 많거나 비슷할 정도로 덩치가 커졌으니 걸맞은 조정이 당연히 필요하다.

통상 인구가 급증하는 신도시가 있는 경우 동을 쪼개 행정체계를 유지한다. 신도시가 건설된 인구 12만여 명의 해운대구 좌동을 3만 명가량의 동 4개로 나눈 것이 그 사례다. 하지만 현행법상 군 단위 지자체 아래에는 동을 둘 수 없는 데다 구 단위처럼 행정체계를 나눌 수도 없다. 도시화된 읍을 시·군·구의 출장소처럼 활용하는 ‘책임읍면동제’도 시범운영되다 지난해 5월 전면 중단됐다. 현실적 필요는 절실한데도 현행법으로는 행정체계를 세분화하는 등의 대안이 없는 셈이다.

문제는 앞으로가 더 심각하다는 점이다. 오는 9월까지만 2600여 세대가 새로 입주하는 데다 일부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여서 복지 수요까지 더욱 늘 전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의 정관읍 공무원 수로는 이를 감당하기 어려워 사각지대가 생길 수밖에 없다. 따라서 현행법상 다른 대안을 마련하기 힘들다면 정관읍 공무원 정원 확충을 요구하는 기장군 요청을 정부가 받아들여 미리미리 대비하는 게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