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산의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27㎍/㎥로서 우리나라 7대 도시 중 최악을 기록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국민적인 관심거리가 된 초미세먼지는 알려진 것처럼 심혈관, 폐, 뇌 질환 등을 일으키는 1급 발암물질이다. 전 세계적으로 연간 약 300만 명 이상이 초미세먼지 때문에 사망한다.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가 1년에 600만 명,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130만 명 정도니 그 피해가 심각한 수준을 넘었다.
미세먼지는 크게 1차 생성먼지와 2차 생성먼지로 나눌 수 있다. 1차 생성먼지는 배출될 당시 미세먼지로 배출되는 것이고, 2차 생성먼지는 기체오염물인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이 배출된 뒤 대기에서 광화학반응을 거친 후 생성된다. 미세먼지는 배출원이 다양한 만큼 여러 가지 성분이 섞여 있고, 그 자체로서 1급 발암물질이지만 성분에 따른 인체 위해성은 다르다.
초미세먼지는 선박, 디젤엔진을 포함한 도로 오염원, 비산먼지, 화력발전소, 공장 등에서 생성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지역마다 각 배출원의 비중은 다르다. 충남에 있는 화력발전소가 수도권 초미세먼지의 약 30%를 만든다고 보고됐지만, 부산은 항만을 오가는 선박이 주요인이라는 식이다. 여기에 중국발 미세먼지 유입 논란은 최근 수년간 지속적으로 논란거리다.
그동안 부산지역 초미세먼지의 원인으로 화력발전소를 크게 주목하지 않았다. 하지만 2015년을 기준으로 화력발전소 중 대기 오염물질 최대 배출원으로 알려진 삼천포화력발전소가 부산시청까지 직선거리로 약 90㎞ 떨어져 태안화력발전소가 수도권 미세먼지에 영향을 미치는 것과 유사한 원인을 제공한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석탄화력발전소의 먼지 배출 허용기준은 설치된 연도에 따라 다르지만 실제 삼천포화력발전소는 6호기 모두 2001년 이전에 설치된 시설이라 가장 느슨한 배출허용기준(25㎍/㎥)을 갖는다. 이 기준은 그동안 계속 강화됐고 현재는 미국, 유럽(20㎍/㎥) 수준이다.
문재인 정부는 노후 석탄화력발전소의 일시적인 가동중단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발표했다. 그 취지에는 전적으로 공감한다. 하지만 새 정부의 미세먼지 저감 대책처럼 석탄화력발전소를 없애는 것이 최선의 방법인지에 대한 논의에는 국내 에너지수급 계획 등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2015년 석탄화력발전은 206TWh를 생산해 우리나라 전체 전력생산량 522TWh의 39.5%를 차지했다. 제일 높은 전력생산원이다. 만약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중단하고 노후설비를 폐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면 부족한 전기는 우리나라 발전량 기여도 2위를 기록하는 원자력발전(165TWh·31.5%)을 늘리거나, 비용 부담을 감내하면서 다른 대체 전력생산시설을 가동하는데 100% 동의하는가? 아니면 신재생에너지가 확실한 대안인가?
신재생에너지를 늘려가야 한다는 대명제에는 모두 동의한다. 하지만 이 역시 환경파괴, 고비용, 효율성 등 여러 변수가 있다. 신재생에너지 보급에서 선두주자인 독일은 2016년 기준 풍력 발전량이 77.8TWh(14.4%), 태양광 발전량이 37.5TWh(6.9%)이다. 하지만 독일도 여전히 석탄화력발전이 43.2%로 가장 높고, 원자력발전은 14.7%로 두 번째 비중을 차지한다. 독일 수준의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으로도 우리나라 모든 전력량을 대체하지는 못한다. 특히 부족한 전기를 이웃 나라에서 수입할 수 있는 독일 여건과 자급자족해야 하는 우리나라 현실을 감안해야 하는 것도 현실이다.
미세먼지 문제는 사회구조, 특히 에너지 문제와 밀접하게 연계돼 있다. 따라서 종합적인 방안을 마련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첫째는 기존 시설의 최적화다. 석탄화력발전소에는 대기 오염방지설비를 보강하고, 원자력발전소는 안전성을 강화하고 투명한 운영정보 공개를 통해 국민 신뢰를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두 번째는 수요관리다. 지난해 폭염 때 전기요금을 걱정했던 경험을 보더라도 가정용 전기를 함부로 낭비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산업용 전기의 요금을 가정용 수준으로 올리면 좀 더 효율적인 전력소비가 이루어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신재생 에너지 공급이다. 신재생에너지가 전력소비량의 전체를 담당하지 못하더라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필요하다. 미세먼지와 에너지정책,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부산대 환경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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