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볼커, 앨런 그린스펀, 벤 버냉키, 재닛 옐런, 이 사람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들은 미국의 경제 대통령이라고 불리는 전·현직 FRB 의장이다. 이들은 또 모두가 유대인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미국 인구에서 유대인의 비중은 2%에 불과하지만, 미국 국민 총소득의 15%를 벌어들인다. 미국 주요 100대 기업의 소유자와 최고경영자 가운데 약 40%가 유대인이다.

이처럼 금융 리더 중에 유대인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이유 중 하나는 어릴 때부터 금융교육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유대인들은 갓난아기일 때부터 금융교육을 시작해서,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들이 되면 실전 금융교육 차원에서 각종 모임에서 쿠키나 사탕을 파는 연습을 시키기도 한다.

특히 유대인의 성인식, 바르 미츠바(Bar Mitzvah)에서는 특별한 금융교육방식을 엿볼 수 있다. 유대인은 보통 13세에 성인식을 치르는데 부모와 친지, 하객들로부터 5000만 원 내외의 축하금을 선물받는다. 이 돈으로 자녀는 부모의 조언을 받으며 자기 책임하에 자금을 운용해 사회에 진출할 때 종잣돈으로 사용한다.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구글의 세르게이 브린과 같이 성공한 청년 창업자 가운데 유대인이 많은 것도 이와 같은 금융교육의 역할이 컸다.

유대인의 금융교육 사례뿐만 아니라 수많은 경제학자, 금융인, 정부 관계자도 한결같이 금융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이처럼 금융교육이 강조되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신용카드 대란(2002년), 저축은행 사태(2011년) 등 반복되는 금융위기, 보이스피싱 등 갈수록 진화하는 금융사기, 복잡·다양화되는 금융상품에 대한 이해 부족 등으로 금융소비자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다. 두 번째는 우리나라 금융산업을 선진화하기 위해서는 금융에 대한 국민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이와 같은 인식 하에 전 국민이 풍요로운 금융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금융교육 인프라 구축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전 국민을 대상으로 다음과 같이 금융교육을 하고 있다.

첫째로, 전국의 초중고 학생들이 실용적인 금융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금융회사 점포가 인근 초중고교와 결연해 금융교육을 하는 1사 1교 금융교육을 2015년 7월에 도입했다. 2016년 말 현재 전국 초중고교의 절반에 육박하는 5300여 학교가 참여하는 등 단기간에 높은 참여율을 보이고 있다. 둘째로, 2016년 1학기부터 대학생들이 실용 금융지식을 익힐 수 있도록 각 대학이 '실용금융' 강좌를 개설하도록 유도하고, 강좌를 개설하는 경우 교재와 강사를 지원하고 있다. 2017년 1학기 67개 대학에서 실용금융강좌를 개설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고령자, 다문화가족, 외국인, 군 장병 등 금융취약계층에 대해 '응답하라 1332, 금융이상 무!', 베트남어·필리핀어 교재 등 다양한 맞춤형 금융교육 교재를 개발해 금융 이해도를 높이도록 노력하고 있다. 2016년 경우 전국적으로 6만6000여 명의 금융취약계층에 금융교육을 했다.

금융감독원 부산지원에서도 금융취약계층 등에 대한 맞춤형 금융교육을 실시하고, 학교 금융교육 내실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부산의 경우 전체 625개 초중고교의 54%에 달하는 335개 학교가 '1사 1교 금융교육'을 신청하였으며, 미결연 학교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안내자료 발송, 유선 홍보 및 방문 면담 등 다양한 홍보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5월 18일에는 부산 울산 경남지역 현장간담회를 열어 지역 학교와 금융회사의 현장 의견을 청취·공유하고 개선 방안 등을 논의하기도 하였다.

부산시민 대상 BIFC 금융강좌, 북한 이탈 주민의 원활한 정착을 위한 금융교육 특강, 소년교화시설 출소생 대상 금융교육 등 맞춤형 금융교육을 하고 있다. 6월부터는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에 취약한 취업준비자, 노년층 등을 위한 특화형 금융교육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금융감독원은 학생들이 쉽고 재미있게 금융교육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드게임, 온라인게임 등을 활용한 교재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금융교육 체험관 등 체험형 교육을 강화할 계획이다.

금융감독원의 이러한 노력이 우리 지역사회의 적극적 관심과 참여로 이어져 지역 주민이 높은 '금융 이해력'을 바탕으로 '금융 웰빙'을 누리고, 부산이 세계적인 해양파생금융중심지로 성장하는 데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금융감독원 부산지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