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 끝나고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다. 이번 대선은 여러 의미가 있겠지만 대선의 결과를 놓고 보면 촛불과 국민의 열망, 바람을 읽을 수 있다. 이에 부응코자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과의 눈높이 소통 행보를 보이며 서민 코스프레가 아닌 일반 서민과 함께하는, 서민을 이해하는 소탈한 모습으로 국민에게 다가왔다. 많은 국민은 이에 환호하며 지지를 보내고 있다.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소탈한 모습의 권력에 서서히 국민은 적응해 나가고 있다. 이것이 파격의 모습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행사 때 낮은 수준의 경호나 시민과 함께 사진을 찍고 시민을 위로하며 안아주고 이해하는 모습에서 국민은 내 얘기를 해도 되겠다는 위로와 든든함을 느낀다. 그리고 이런 대통령을 우리가 뽑았다는 자긍심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사회는 변하지 않고 관성의 힘처럼 큰 변화 없이 돌아가고 있다. 신기한 일이다. 지난 5월만 봐도 구태의연한 감찰과 법무부의 돈봉투 사건과 특수 활동비 사용이 논란이 됐다. 또 사드 배치 관련 보고 누락 사건이 충격을 던졌다. 인사청문회에서는 위장전입 같은 단골 메뉴가 등장하는 등 뉴스거리가 쏟아지고 있다. 물론 관행이고 큰 문제가 되지 않았던 사안일 수도 있다. 하지만 국민의 열망으로 탄핵과 대선이 이뤄졌고, 새로운 정부가 출범한 시기의 엄중함을 정치 권력들은 아직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지난 연말부터 봄까지 너무 숨 가쁘게 돌아가는 사회의 흐름을 권력, 권위, 관행이란 사회적 문화는 아직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구태의연한 모습 속에 청산되어야 할 문화가 발전시켜야 할 문화와 갈등을 빚고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다. 이것이 국론을 분열하고 계층 간, 세대 간, 정치적인 도구로 이용되지 못하게 엄중한 감시가 필요하다. 가짜 뉴스를 확인하는 모습처럼 건강한 언론이 제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

여느 해와는 다른 오월을 보내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다양한 모습을 본다. 권위주의를 없애고 소통하며 존중과 존경, 권위를 찾아가는 대통령의 모습 속에 이웃 아저씨, 할아버지, 사라져 가는 어른의 모습을 본다. 분열의 상징이던 5·18기념식을 통해 국민을 하나로 모으며 정부의 방향과 정체성을 알리고 함께 만들어 갈 세상을 제시하며 협조를 구하는 모습에서 진정성을 느낀다. 이를 통해 나는 그리고 우리 사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관상어 코이가 생각난다. 코이라는 물고기는 특이하게도 작은 어항에서 기르면 5~8㎝ 자라지만 좀 더 큰 수족관이나 연못에 넣어두고 기르면 15~25㎝ 자란다. 그리고 더 큰 강물에 방류하여 자라게 한다면 90~120㎝까지 성장하게 된다고 한다. 환경에 따라 성장이 다른 특이한 물고기처럼 지금 우리는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가 되돌아본다.

촛불과 탄핵이란 역사적 흐름을 이끌어낸 국민이 한층 더 성숙하고 성장한 민주주의를 경험하고 있다. 국민이 변하고 있다. 이 땅의 민주주의를 지키며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자신의 생각과 모습을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 그리고 냉정히 지켜보며 실천해 나가고자 한다. 이것이 예전과는 달라진 국민의 모습이다. 코이가 생태 환경적 조건에 따라 성장이 달라지듯 많은 정치적 격변을 겪으면서 국민이 변하고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때에 언론은 소통이라는 미명 아래, 또는 적폐 해소라는 표현으로 물타기와 본질을 흐리려는 시도를 좌시해서는 안 된다. 개인 또는 일부의 사적 이익을 도모하는 행위에 휘둘려서도 안 된다. 공공의 이익과 발전을 위한 노력에 앞장서며 이러한 역할이 사회적 정의와 진실을 알리는 언론의 주요 기능임을 잊지 말길 바란다. 사실뿐만 아니라 방향과 대안을 함께 만들고 제시하는 언론의 역할이 더없이 중요하고 필요한 시기에 그 역할과 사명을 다해주길 간절히 바란다.

지역아동센터 부산지원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