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 개막한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이 어느덧 대회 종반을 치닫고 있다. 이번 대회는 2002년 월드컵과 2007년 U-17 월드컵에 이은 3번째 월드컵이고, 2001년 컨페더레이션스컵을 포함하면 4번째 FIFA 주관대회를 개최한다는 점에서 한국축구사의 이정표라 할 만하다. 축구 유망주들에게는 일류 선수로 발돋움하기 위한 꿈의 무대이고, 축구 관계자와 팬들에게는 미래의 스타를 미리 만나볼 기회의 장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 대표팀은 지난달 30일 천안에서 펼쳐진 U-20 월드컵 16강전에서 포르투갈에 패했다. 그러나 안방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우리 선수들은 사력을 다해 싸웠고, 축구의 페어플레이 정신을 끝까지 놓치지 않았다. 관중들 역시 패배를 탓하지 않고 스무 살 청춘들에게 끝까지 뜨거운 함성과 격려를 보여주었다. 대회 종료까지는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아 있다. 우리는 끝까지 대회 결승을 향해 달리는 또 다른 청춘들의 도전을 격려하고 응원해 주어야 할 것이다.
이번 대회의 슬로건인 '열정을 깨워라'는 마치 2002 월드컵 때 그랬던 것처럼 U-20 월드컵이 잠자고 있는 국민의 숨겨진 열정에 불을 붙이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았다. 슬로건처럼 젊은이들의 열정이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구고, 새 정부 출범과 더불어 과거를 청산하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우리 대한민국의 열망 또한 달아오르기를 기원하는 듯하다.
이러한 지구촌 축제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려면 무엇보다도 안전한 개최가 중요하다. 공항에서의 안전 확보는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최근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벌어진 김정남 독극물 피살 사건, 유럽의 심장부 벨기에 브뤼셀 공항의 자살폭탄 공격 등은 전 세계 안보·항공 전문가들을 충격에 빠뜨린 바 있다.
우리나라의 공항의 보안수준은 어떠한가? 김해공항을 비롯한 국내 주요공항은 최고의 보안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으며, 이는 국제민간항공기구 등 국제기구에서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도 테러 위협으로 안전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내년 초에는 평창에서 올림픽이 열리지 않는가. 따라서 외부 테러 세력에 대한 조치 또한 물샐틈없이 주도면밀하고 완벽해야 한다.
지난해 공항 이용객은 1억3000만 명(국내선 6300만 명, 국제선 7300만 명)으로 하루 평균 37만3000명의 여객이 공항을 이용하고, 2248편의 항공기가 뜨고 내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U-20 대회에서 안전개최에 문제가 될 만한 것들이 공항에서 차단되지 못하고 통과해 버린다면 엄청난 사회적 비용이 뒤따른다.
국토교통부에서는 대회를 앞두고 항공보안 등급을 '주의'에서 '경계' 단계로 상향하였고, 이에 따라 14개 지방공항을 관리·운영하고 있는 우리 한국공항공사도 자체 보안강화 대책을 수립했다. 항공보안 등급은 '평시'에서부터 '관심' '주의' '경계' '심각' 등 5단계로 구분된다. '경계' 단계 발령은 보안 등급 4단계에 해당되는 공항이나 항공기 등에 대한 보안을 대폭 강화하는 조치이다. 이 기간 우리 공사에서는 공항과 항공기에 대한 경계근무 및 경비순찰과 함께 항공기를 이용하는 여객은 물론 수하물에 대한 보안검색도 한층 강화하며 공항 내 쓰레기통, 차량 등에 대한 감시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보안검색 강화에 따른 공항의 혼잡 등 공항이용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보안검색과 안내 요원이 추가 배치되고 탑승객에 대한 안내도 강화됐다. 당연히 위탁수하물 및 대인검색이 대폭 강화되어 불가피하게 항공기 탑승을 위한 보안검색 소요시간은 평소보다 길어질 수밖에 없다. 국제선의 경우 항공기 출발시간을 기준으로 최소 2시간 30분 전, 국내선은 1시간 전까지 공항에 도착하여야 한다.
공항 이용 시 보안검색을 위해 장시간 줄서기를 인내해야 한다는 것은 여간 귀찮고 불편한 일이 아니다. 사소하게라도 의심이 가는 소지품이 있으면 개봉을 해서 위험한 물건이 아님을 보여야 하고, 때로는 직접적인 촉수검색마저 감내해야 한다.
우리는 서울월드컵과 2002년 한일월드컵 등 각종 국제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경험이 있다. 이번 U-20 월드컵 개최의 시작과 마무리는 공항에서부터 출발하고 있다. 이번 대회가 젊은이들의 열정을 깨울 수 있는 성공적인 잔치로 마무리 될 수 있도록 성숙한 보안의식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다.
한국공항공사 부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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