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대한민국 제19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면서 대한민국호의 깃발이 힘차게 다시 내걸렸다. 대통합의 기치 속에 국민의 부푼 기대와 함께 출발선에 섰다. 하지만 국민의 기대가 많고 그 가치가 높을수록 대통령과 새 정부의 부담도 늘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사실 새 정부는 출발부터 산적한 과제와 대면해야 한다. 정치, 외교, 경제 어느 한 분야도 매듭이 쉬워 보이지 않는다. 그중에서도 위기에 직면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일은 가장 시급한 해결 과제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업무로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설치'를 지시한 것도 이에 대한 이해가 깔려 있다. 경제 분야에 대한 처방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를 보인 것이다. 그 처방의 첫 대상도 기업이 우선되어야 한다. 일자리위원회도 기업과의 협력이 먼저다. 경제도 일자리도 기업의 활력 회복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어려운 국내외 경제 환경을 감안하면 기업이 일자리 창출 주체로서 역할을 충분히 해낼지는 의문이다. 결국 국정과제 제1호가 된 '일자리 창출'은 새 정부의 경제정책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것이다. 여기에 한 가지 새 정부가 반드시 경계해야 할 것이 있다. 갈택이어(竭澤而漁)의 교훈이다. 고기 잡는다고 연못 물을 다 퍼내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안 된다. 연못을 키워야 고기도 는다. 기업을 위한 새 정부의 정책적 배려가 무엇보다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근 부산을 비롯한 동남권은 조선, 해운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수천 명의 근로자가 직장을 잃었다. 최악의 고용상황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조선 산업 수주절벽에 따른 일감 부족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어렵게 쌓아 온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이 사장되어 기업 생태계가 무너지지 않도록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이처럼 당장에 시급한 불도 꺼야 하지만 문 대통령과 새 정부에서 반드시 추진해 주었으면 하는 것이 있다. 지역균형발전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다. 지역균형발전은 우리나라가 선진국의 문턱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루어야 하는 과제다.

비대해진 수도권의 과밀화 현상은 더는 간과되어서 안 된다. 과밀화된 수도권에 대한 투자는 흔한 말로 가성비가 떨어질 수밖에 없어 오히려 국가경쟁력을 갉아먹는 요인이다. 부족한 재원으로 선택적 투자를 생각한다면 이제는 가성비 높은 지방에 대한 투자를 우선할 때다. 다행히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문 대통령의 의지가 강한 만큼, 이에 대한 기대 역시 높다.

우리 부산에는 향후 국가균형발전의 시금석이 될 만한 '김해신공항 건설'과 '2030 등록엑스포 부산유치'와 같은 대형 현안이 추진 중이다. 동남권에 새로운 관문 공항이 될 김해신공항은 국가 경제의 축을 수도권 일극에서 동남권으로 이원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다만 김해신공항이 관문 공항으로서의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24시간 운영을 통한 국제공항으로서의 실질적인 기능을 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해신공항이 24시간 운영되기 위해서는 두 가지 대안이 있다. 24시간 운영이 필요한 국제선 활주로를 가덕도로 이전하는 것이고 하나고 나머지는 소음피해 지역의 주민을 이주시켜 공항 일대를 복합공항도시로 조성하는 것이다. 새 정부가 어떤 선택을 하든 반드시 24시간 안전한 운영의 목적은 실현되어야 한다.

'2030 등록엑스포 부산 유치' 역시 21세기 부산의 도시 비전을 실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88올림픽 이후 세계적인 메가이벤트가 없던 우리나라에도 또 한 번의 도약대가 될 것이다.

김해신공항은 이미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고 2030 등록엑스포도 정부의 국제행사 타당성 조사 대상사업에 선정되어 있다. 사업 추진을 위한 불은 이미 지펴졌고 문 대통령의 의지와 새 정부의 부채질만 있으면 된다.

부산시민의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부산시민의 여망에 대통령이 이제는 응답해 주었으면 한다.

부산상의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