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BNK금융지주 성세환 회장 등 경영진을 기소하며 '국내 금융지주그룹이 주가를 조작한 첫 사례이자 지주사 회장이 구속된 첫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경영진과 함께 BNK금융지주, BNK부산은행, BNK투자증권 등 3개 법인이 기소된 점을 빼놓을 수 없다. 영업정지나 과태료 등 금융당국 징계 처분의 빌미가 되기 때문이다. BNK금융지주 입장에서야 정당한 주식 가치를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는 방어행위를 했던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겠지만, 공소 사실을 살펴보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게 됐다. BNK금융지주는 국내 5대 금융지주사이자 동남권 경제의 젖줄이다. 외환위기도 견뎌낸 저력을 발휘해 환골탈태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부산지검이 이 사건 수사를 마무리하며 밝힌 주가 조작의 이면에서 그 단초를 찾을 수 있다. 유상증자 과정에서 주가가 하락하자 성 회장이 계열사 대표들에게 거래처를 동원해 주식을 매수하도록 지시했고, 실제로 거래처 14곳의 자금 173억 원을 주가 조작에 사용했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

그 유상증자의 배경은 무리한 몸집 불리기의 후유증이다. BNK금융지주는 경남은행 인수, 해운대 엘시티(LCT) 사업에 1조1500억 원대 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약정, BNK캐피탈의 600억 원대 금융사고 등으로 자본적정성 하락과 위험자산 증가에 직면했다. 유상증자로 이를 해결하려 했지만 이번엔 주가가 내려갔다. 주가 조작이라는 무리수를 강행했다. 이 과정에서 금융지주 내부의 태스크포스가 '형사처벌이 우려된다'고 경고했지만 무시됐다. 허술한 내부 통제의 예다. 검찰이 "BNK금융지주 회장이 부산은행장과 이사회 의장까지 겸직하는 '회장 1인 중심의 제왕적 체제'가 이번 자사주 시세 조종 사건과 각종 갑질 행각을 초래했다"고 밝힌 이유다.

BNK금융지주는 추락한 신뢰도 회복과 합리적인 경영 체제 구축이란 두 개의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 출발점은 동남권 기업과 가계의 든든한 후원자라는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견제와 균형으로 경영권이 한 사람에게 쏠리지 않도록 조화를 이뤄야 함은 두말할 나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