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이 우리나라의 심각한 국가적인 문제가 됐다. 2017년 현재,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1.25명으로 OECD 35개 국가 중 꼴찌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 224개국 중에서도 220위로 꼴찌 수준이다. 세계 인구학자들은 지구 상에서 가장 먼저 소멸할 우려가 있는 국가로 대한민국을 1순위로 꼽았다.

현재까지 현 정부가 내놓은 주요 저출산 대책은 출산 장려를 위한 출산 관련 의료비 지원과 난임 시술 비용 지원, 신생아 무료 예방접종, 임산부 50만 원의 바우처 제공과 함께 양육비 및 보육비 지원 등이다. 지난 15일에 발표한 시행계획에서는 신혼부부 주거 지원, 청년 일자리 창출 등의 방안을 추가해 그나마 조금 발전했으나 이러한 대책들도 근본적인 해법이 되기에는 부족하다. 저출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범정부적인 대책이 필요하고 대통령이 책임지고 진두지휘하는 대통령 직속의 실질적인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젊은이들의 저출산 현상을 분석해보면 네 가지의 주요한 요인을 발견할 수 있다. 제일 큰 요인은 청년 백수 100만 명 시대의 현시점에 청년들이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하기가 힘든 점이다. 경제적 능력이 없으니 젊은이들은 결혼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이다. 정부는 제대로 된 청년 일자리를 늘리고 유망 중소기업들을 지원하고 발전시켜 유망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의 임금 격차를 줄여 청년들이 유망 중소기업들에도 취직하려고 하는 사회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천정부지로 오르기만 한 아파트 가격도 저출산의 중요한 요인이 된다. 청년들은 어렵게 직장을 구하더라도 내 집 마련에 또 하세월이다. 신규 분양 아파트 25평짜리가 3억 원을 훌쩍 넘으니 혼자 벌어서 10년 이내에 소형 아파트를 장만하기란 거의 불가능이다. 집 장만을 할 수 없으니 결혼을 계속 늦추게 된다.

정부는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는 신규 분양 아파트 가격에 대해 적절한 통제를 하여 가격 안정화가 되도록 해야 하고, 신규 아파트 입주 시 투기자가 아닌 신혼부부 등의 실수요자들이 아파트를 분양받기 쉽도록 법체계를 정비해야 한다. 그와 함께 신혼부부들을 위한 저렴한 행복주택과 임대 아파트를 많이 만들어 공급해야 한다.

그러나 신혼부부가 다행히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하고 어렵게 전세 아파트에 살게 되더라도 맞벌이 부부가 많아 다수의 신혼부부는 아이를 낳고 키우는 데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여성이 직장을 가져도 일과 가사를 병행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히 조성되지 못한 것도 저출산의 주요 요인이다. 직장맘들이 마음 놓고 아기를 맡길 수 있는 보육시설을 늘리도록 해야 하고 기업들은 직원들이 눈치를 보지 않고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충분히 쓰도록 하는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

그다음 난제는 유치원, 초등학교, 중·고등학교를 거쳐 대학교에 보내는 일이다. 대학교 졸업 시까지 드는 교육 비용은 자녀 1인당 평균 1억 원 정도라고 하고 사교육비까지 합하면 4억 원이 든다고 한다. 예상되는 보육비, 교육비 부담도 젊은 부부들에게는 큰 짐이 된다. 그래서 자녀 2명을 제대로 키우기가 힘든 것이다. 정부는 사교육비 지출을 줄일 수 있도록 공교육을 내실화시키고 학자금 지원, 대학입시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그와 함께 굳이 대학교에 가지 않고 우수한 직업학교만 나와도 대졸자와 동등한 임금을 받는 것이 가능하도록 교육과정을 종합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저출산은 우리나라의 국가적 재앙이 될 것이다. 저출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업 대표와 의료계 대표, 직접 당사자인 젊은 엄마 대표도 참석하고 보건복지부 교육부 국토교통부 고용노동부 장관 등의 관련 주요 장관들이 참석하는 저출산 대책 기구를 대통령 산하에 만들어 대통령이 책임지고 진두지휘하여 대책 마련을 해나가도록 해야 한다.

시인·전 부산시의사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