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와 김해시가 부산김해경전철의 협약을 변경해 손실부담금을 25년간 3040억 원 절감했다고 한다. 당초의 최소운영수입보장(MRG) 방식에서 최소운영비용보전(MCC) 방식으로 전환함으로써 1조7963억 원의 재정부담이 1조4919억 원으로 줄어든 것이다. 오는 2041년까지 해마다 718억 원에서 597억 원으로 부담이 줄어들었으니 어깨가 한결 가벼워졌다. 때 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불합리한 계약을 합리적으로 바꾼 것만 해도 여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니다.

애당초 경전철 건설은 무리가 많았다. 사업성을 살리기 위해 예상 수요를 하루 평균 17만6000명으로 잡은 것부터가 터무니없는 수치다. 2011년 개통 이후 하루 평균 승객은 3만여 명으로 예상의 17%에 그쳤다. 예상에서 벗어난 부분에 대해 재정에서 충당하다 보니 김해시와 부산시의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이다. 지난 5년간 민간사업자에게 지급한 혈세만 2124억 원에 달했다. 경전철 사업이 처음부터 현실과 동떨어지게 설계돼 세금 먹는 하마로 전락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협약 방식을 변경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마냥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다. 경전철에 사용된 예산은 전체 7742억 원으로 그 중 민자가 4819억 원 정도다. 재정 부담을 줄였다고는 하나 이미 지급한 돈과 앞으로 지급해야 할 돈을 합치면 1조7043억 원에 달한다. 운영기간이 2011년부터 2041년까지 30년에 달하긴 하지만 민자 투자액 대비 재정지원금이 4배나 된다. 애초에 국·시비로 지었으면 들지 않아도 될 세금이 너무도 많이 낭비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산시와 김해시는 여기서 만족할 게 아니라 재정 부담을 해소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최선의 방법은 국·시비를 투입해 사업권을 인수하는 것이다. 운임 인상을 앞두고 있는 데다 김해신공항 건설 등으로 이용객 증가가 예상되니 정상화에 속도를 낼 수 있다. 다대선이 완공을 앞두고 있고 사상~하단 5호선, 부전~마산 복선전철이 건설되고 있다. 게다가 대저~명지선, 하단~녹산선도 계획돼 있다. 장기적으로 도시철도와의 통합 운영을 위해서라도 사업권 인수는 필수적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