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가 마침내 물 위로 전체 모습을 드러냈다. 반잠수선에 안전하게 올려진 세월호는 2~4일간 배수 작업 등을 거친 뒤 출발, 이르면 28~30일 목포 신항에 도착하게 된다. 시험인양 돌입 이후 줄곧 가슴 졸이던 인양작업이 다소 지연되긴 했지만 무사히 완료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인양이 성공적으로 끝난 만큼 마무리 일정도 차질없이 진행되리라 믿는다. 이제 국민의 관심은 전문가와 법조인 등 8명으로 구성된 선체조사위원회의 원인규명 활동에 쏠리게 됐다.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와 수사기관이 사고 원인 등을 공식적으로 발표하긴 했지만 각종 음모론 등 수많은 의혹이 제기돼 왔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용 철근 과다적재설, 램프(화물 출입구) 개문설, 심지어 잠수함 등에 의한 외부 충돌설 등이 그것이다. 정부는 이런 여러 설이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일축했지만 이들 모두 세월호 선체가 인양되지 않은 데 기인한다. 이 같은 소모적 논쟁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선체조사위는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상조사에 임해야 한다.

당장 세월호 인양 과정에서 좌현 선미 램프 부분이 제거된 것을 두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 램프 균열 가능성을 사고 원인 중 하나로 지목해 왔기 때문이다. 물론 램프를 잘라내지 않으면 인양이 불가능해 어쩔 수 없었다고 해양수산부가 설명하고 있으니 믿을 수밖에 없다. 지금으로선 선체 인양이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향후 조사 과정에서 언제든 추가 선체 훼손을 둘러싸고 논란이 있을 수 있는 만큼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 이는 선체조사위가 유족 등과 긴밀하게 의견을 조율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비단 선체 훼손뿐만 아니라 공식 조사 기간 선체조사위와 유족 등 간 의견 충돌이 없지 않을 것이다. 그간의 과정을 돌이켜보면 불필요한 오해는 조사 결과에 대한 또 다른 불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시금 이런 일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사안마다 조금의 오해도 남지 않도록 철저한 협의 과정을 거치는 게 필수다. 비록 시간이 오래 걸릴지 몰라도 그게 진정한 진상 규명의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