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상현 광장이 오는 6월이면 개장 3주년을 맞는다. 국내 도심 광장 중 최대 규모라는 부산시의 자화자찬 속에 2014년 문을 열 때만 해도 기대감이 컸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간의 성적표는 썰렁함으로 대변된다. 처음이나 지금이나 '외딴섬'으로 방치돼 있으니 관심에서 멀어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총면적이 3만4740㎡로 서울 광화문 광장의 배 크기가 송상현 광장이다. 그럼에도 덩칫값을 못하는 이유는 애초부터 문제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어서다. 차가 쌩쌩 달리는 양쪽 큰 도로 가운데에 끼어 있어 걸어서 진입하기가 여간 힘들고 위험하지 않다. 도시철도역에서도 멀어 접근성이 거의 빵점 수준이다. 밤낮 없는 차량 소음에다 매연은 또 어떤가. 방문객들을 진득하게 머물지 못하게 하니 애써 찾아갈 리 있을까 싶다. 땡볕 피하기가 마땅찮은 녹지 배치에다 주차공간 또한 턱없이 부족하다. 입지도 그렇고 주변 여건도 소통과는 거리가 머니 기대했던 문화예술 공연인들 제대로 될 리 만무한 것이다.

1850억 원을 들여 만든 광장을 이 모양으로 놔둬선 안 될 일이다. 부산 시내에 저만한 녹지 공간은 유일무이한 만큼 이제라도 걸맞은 활성화 방안이 긴요하다. 처음부터 광장을 부산시민공원 방향 쪽으로 붙여 조성했으면 접근성과 연결성 측면에서 나았겠으나 지금 와서 바꾸기란 어려운 일이다. 대안으로 송상현 광장과 도시철도 부전역 지하상가를 연결하는 지하통로를 뚫자는 얘기가 나온다. 지상으로 나오지 않고도 이동할 수 있는 데다 서면역 지하상가까지 쭉 이어진다는 점에서 차선책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사실 송상현 광장은 주변과의 연계 방안이 미흡한 상태에서 허남식 시장 3선 재임 막판에 서둘러 개장한 측면이 없잖다. 송상현 광장, 부전시장, 부전역, 부산시민공원 일대를 지하로 잇고 문화공간으로 만들자는 큰 그림이 제안 수준에 그친 건 아쉽다. 미래를 생각한다면 지금도 늦지 않았다. 드러난 문제점을 하나하나 개선하고 활성화 콘텐츠 확보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 접근성 제고에 필요하다면 추가 예산사업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사람 없는 광장은 광장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