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병수 부산시장의 행보를 보면 일자리 늘리기에 역량을 쏟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서 시장은 지난 12일부터 오는 18일까지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을 방문하고 있다. 신흥 시장을 개척해 부산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목적으로 출국했다고 한다. 특히 복합카지노리조트가 성업 중인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샌즈와 리조트월드 센토사를 잇달아 방문했다. 현재 서 시장은 북항에 오픈 카지노를 설립하려고 시민 여론을 수렴 중이다. 이들 지역을 방문해 내국인도 출입할 수 있는 '오픈 카지노' 설립에 대한 투자 유치와 운영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서 시장은 최근 중견 기업도 다수 유치했다. 시는 지난달 인천 월드클래스 선정 기업인 인성엔프라㈜ 본사 및 공장을 에코델타시티로 옮기기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지난해는 현대글로벌서비스와 MS데이터센터 등 대기업 2개를 포함해 총 37개의 강소기업을 유치했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최근 서 시장 재임 기간 일자리가 얼마나 늘었는지를 보여주는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다. 서 시장 재임 2년7개월 동안 대졸 취업자 수가 취임 초보다 15.9%(10만4000명) 증가했다고 한다. 상용 근로자의 비율은 5%포인트가량 오르고, 이 기간 청년 일자리는 1만1000명가량 늘었다고 한다. 이 정도면 서 시장은 시민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이상하다. 최근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달 17개 광역 시장·도지사의 행정 지지도인 '긍정평가'에서 서병수 부산시장은 35%를 얻어 최하위권이다. 꼴찌인 윤장현 광주시장(33.3%)보다 1.7%포인트 높다. 구설에 오른 홍준표 경남지사(41.3%)보다도 낮다. 그래도 이번 달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지난달에는 30.1%로 전국 꼴찌를 기록했다. 서 시장의 지지율은 선거 득표율 (50.7%)에 한참 못 미친다. 선거 득표율과 현재의 지지율을 비교한 지지확대지수에서도 서 시장은 15위로 최하위권이다.

서 시장 입장에서 보면 시민의 최대 관심사인 일자리를 많이 늘렸는데 왜 이런 저조한 여론조사가 나오는지 의아해할 것이다.

지지도 변화를 보면 어느 정도 답을 얻을 수 있다. 지난해 2월 51.4%로 선거 득표율보다 높았던 지지율이 3월이 되면 49.6%로 선거 득표율에 미치지 못했다. 물론 그 전인 2015년 12월과 11월 49.3%와 47.6%로 득표율보다 낮은 때도 있었지만, 경향성을 볼 때 이때를 고비로 지지율이 뚝 떨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때 무슨 일이 있었을까. 신문을 살펴보면 지난해 2월 5일 전용성 부산시 전 정무특보가 골프장 코스관리업체 대표에게서 28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법정구속됐다. 2015년 11월에는 전 전 정무특보 사건이 처음 터지면서 그는 검찰에 소환됐다. 이때 지지율이 47.6%로 전월(50.2%)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12월에는 30.1%로 완전 바닥권을 맴돌았다. 결국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꼴찌를 기록했다. 당시 무슨 일이 있었을까. 바로 서 시장의 고교 동기이자 최측근인 김모 포럼부산비전 고문이 엘시티 이영복 회장에게서 돈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소환돼 구속된 때다. 지난달에는 정기룡 전 경제특보가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됐다.

결국 서 시장의 행정 지지도가 하락한 것은 측근 비리에서 비롯된 것을 알 수 있다. 경제에서 번 점수를 측근 비리로 완전히 까먹은 셈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서 시장은 대시민 사과 한 번 없다. 적어도 서 시장의 측근 3명이 구속기소됐다면 사과는 물론이고 자리마저 위태로워야 정상이다. 혹자는 최근 벌어진 국정 농단 사태를 서 시장 지지도가 떨어진 원인으로 지적한다. 하지만 이는 전체 시장·도지사 지지도를 살펴보면 사실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야당인 윤장현 광주시장이 최하위권을 달리는 현실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여당인 김기현 울산시장이 상위권을 달리는 것은 또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서 시장은 우선 전 전 특보가 기소됐을 때 사과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야 했다. 이때를 놓쳤으니 김 고문이나 정기룡 특보 사건이 터졌을 때 대시민 사과 회견을 해야 했다.

사과를 너무 늦게 하면 안 하느니 못하다는 말이 있다. 시민이 말을 하지 않는다고 측근비리를 잊은 것은 아니다. 표현을 안 해서 그렇지 지켜보고 있다. 시민 지지를 회복하려면 잘못부터 고백해야 한다.

디지털뉴스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