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만 늙어가는 부산이 두렵다. 2066년이면 북한의 핵폭탄보다 더 무서운 세대 갈등을 초래할 것이라는 예언이 두렵다. 2500년이면 대한민국 인구는 33만 명만 남는다는 인구학자들의 예언이 더 두렵다.

부산은 서울 다음으로 저출산 도시이다. 한진해운 사태로 해운업계의 불황 등 경제여건 안 좋아 자연 감소분도 있다지만, 마냥 두고 볼 수만은 없다. 부산시도 그동안 저출산 극복을 위한 많은 노력을 해 왔지만 시민들의 참여와 분위기 반전이 없이는 무엇 하나 이룰 수가 없다. 국가의 존립을 위협하는 저출산·고령화 문제는 이론 연구로만 문제를 풀어서는 안 된다. 인구문제를 다루는 몇몇 단체, 저출산극복사회단체네트워크, 인구문제를 연구하는 일부 학자만의 리그로는 해결하지 못한다.

치솟는 물가, 높은 주택가격, 막대한 결혼비용, 다수 젊은이가 일자리 앞에서 좌절하는 환경이 결국 결혼을 포기하는 현실이 됨을 모르는가? 막대한 자녀 양육비, 엄청난 교육비 때문에 아이 낳기가 무섭다는 젊은 부부들을 나무랄 수 있을까?

부산도시철도는 65세 이상 노인은 무료탑승이다. 부산학사모가 올해 첫 청소년 대상 인구인식 교육을 진행하면서 청소년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는 PPT 한 장이 있다.

20년 뒤 2037년 1월 10일 지하철의 풍경. 현재의 경로석에 초등학생 2명이 앉아 그들끼리 얘기하고 있고 옆 일반석을 차지한 노인 4명은 덩그러니 앞만 주시하는 장면이다. 2011년 3월 S초등학교 월요일 아침 전체 조례시간 영상이다. 초등학교 6학년은 330명, 1학년은 173명이 줄 서 있다. 이 인구홍보 동영상의 한 장면은 대한민국의 인구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베이비부머시대 말미인 1965년, 합계출산율이 6명일 때 정부는 산아제한 정책카드를 빼 들었다. 둘 만 낳아 잘 기르자고. 이어 하나로도 족하다고 했다. 우리 국민은 이 국가정책을 잘 따랐다. 1985년 합계출산율이 1.67명으로 떨어지자 대한민국은 이제 우리도 선진사회로 진입하게 되었다며 환호했다. 그 후 외환위기, 높은 교육비, 고공행진하는 물가 등으로 2005년 합계출산율이 1.09명으로 떨어지자 정부는 화들짝 놀라 인구정책을 전면 수정했다.

정부와 지자체, 유관단체들은 각종 결혼장려정책,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정책들을 쏟아냈다. 지난 10년간 정부는 저출산 장려정책 등에 81조 원(저출산고령화비용 152조 원)이라는 천문학적 투자로 조금씩 회복되다가 2015년 합계출산율이 1.24로 약간 상승했다.

지난해 신생아 수는 41만3000명으로 예상된다. '임산부의 날'(10월 10일) 설문에 의하면 신혼부부 34%가 아이 낳을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합계출산율이 다시 10년 전 1.09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경북 의성은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유소년인구보다 5배나 많고, 강원 강릉은 학생 수보다 노인학교 학생 수가 1만 명 더 많다고 한다. 어느 새 학원은 하나둘 사라지고 그 자리에 노인주간보호센터, 노인복지센터, 요양병원이 차지했다.

정부는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2016~2020년)을 발표했다. 한쪽에서는 시민 참여를 이끌면서 저출산 문제를 풀어보려는 순수하게 출발을 하려고 한다. 반면 2017년 인구정책 관련 예산을 인구 기득권 단체나 일부 학자가 그들만의 잔치판이나 벌리는 예산 따먹기가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부산학사모는 청소년 대상 저출산·고령화 인구교육을 진행하면서 청소년 500명을 대상으로 저출산·고령화에 대한 설문조사를 해 보았다. 소속 강사들은 청소년들이 부담해야 할 미래가 너무 버겁기에 그들과 함께 토론도 했다. 부산의 청소년들은 심각한 저출산 현상을 어떻게 생각하고 대처해야 할지 묻고 답하는 시간에서 "공정한 세상을 만들어야지요!"란 당찬 주장부터 "우리가 책임져야 할 거예요"라는 목소리에서 그나마 밝은 미래를 보았다.

저출산·고령화 문제는 지금의 우리 그리고 다음 세대의 부담이다. 그중에도 청소년 대상 저출산·고령화 인구 인식교육이 가장 중요하다. 그들은 미래를 책임질 주인공들이기 때문이다.

부산학사모 상임대표